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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의 박범계 변호사는 10일 오전 대전시당 공약발표회장에서 인터뷰를 요청하자 흔쾌히 'OK'하며 "BBK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서 물어보려는 거죠?"라고 말한다.

 

그게 아니라 총선주자 릴레이인터뷰의 첫 주자라고 설명하자 박 변호사는 깜짝 놀라며 난색을 표명했다. 아직 대선기간중이라 유세하느라 바쁘고 역전의 기회가 분명히 있는데 웬 총선주자 인터뷰냐는 것이다. 그렇게 사양하는 그에게 11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있다고 설명하자 "아, 벌써요?"라며 정색을 한다.

 

인터뷰 시간을 정하고 약속 시간이 다 돼서 한 번씩 약속시간을 변경하는 신경전(?)을 벌인 끝에 둔산동 그의 사무실에서 한 시간 정도 인터뷰를 했다.

 

그는 만나자마자 내년 총선에 출마 할 것이냐는 질문에 "출마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대선 선거운동 중에 민망한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자연스럽게 대화는 대선에 대한 것으로 옮겨갔다.

 

박범계 변호사는 현재 판세와 관련 "한편으로는 패배의식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BBK 사건 수사결과를 보고서는 '너무한다, 너무 심한 거 아니냐'는 그런 분노 같은 정서가 꽤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어려운 선거이기는 하지만 그런 분들의 정서를 잘 종합을 해 내면 9일 안에 충분한 결과가 나올 수 있고 아직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당이 왜 이렇게까지 추락 했냐고 묻자 "시민사회 진영은 일부 수혈을 했지만 시민들이 열린우리당에서 신당을 만드는 과정을 무책임한 정치적 행위로만 보는 거 같고 차라리 당당하게 열린우리당 답게 잘한 건 잘한 거고 못한 건 못한 거라고 인정하고 심판 받는 걸 기대했던 국민들에게도 실망을 줬다"며 "집권당이 정책 실패를 한 것이라는 생각도 있는데 두 가지가 상승효과를 낸 것 같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집권당의 정책 실패도 한 몫 했다'는 게 본인의 생각이냐고 묻자 "내 생각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그는 "나는 오히려 열린우리당을 깨고 신당을 왜 만들었냐, 열린우리당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은 열린우리당의 잘, 잘못을 가지고 당당하게 심판받아야 한다고 했는데 (당을 깨고 신당을 만든 게) 전통적 지지자들에게도 실망을 줬다"고 말했다.

 

당내 공천 경쟁과 관련해서는 공천을 완전히 장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지난 보궐선거 당시보다는 상황이 많이 호전 됐다며 어느 정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소이부답'이라고 표현하며 자상하게 설명도 곁들였다.

 

비판세력이 엷어 졌다고 보면 되냐고 하자 "제 진정성을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고 긴밀한 대화를 통해 동지애를 나누려고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범계 변호사는  출마와 관련한 주변의 반응을 묻자 "이번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벽보를 붙여 달라는 간절한 염원을 전달받고 있다"며 웃어 보인 뒤 "정말 말 그대로 병력과 병참 전략이 다 되어 있는데 왜 이렇게 그걸 쓸 수 있는 장이 만들어 지지 않는지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04년 4·15총선에서는 당내 경선에서 2위에 그치는 바람에 출마의 꿈을 접어야 했고 올해 보궐선거에서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출마를 포기 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벽보를 붙여 달라"

 

연거푸 본선 출마 꿈이 좌절된 상태에서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는 "집사람은 정말 좋은 정치인이 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타고난 가정주부이기 때문에 앞장서서 선거운동을 해주진 않지만 열렬히 지지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초등학생인 아이들은 아빠가 TV에도 자주 나오고 유명한 사람이라고 마냥 좋아한단다.

 

박범계 변호사는 4·9총선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심대평 대표와 이재선 위원장이 다시 나오는 것을 전제로 말하겠다"며 "내가 본선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석 달 동안 치열하게 경쟁해봐서 그 분 들의 장·단점과 내공을 잘 알고 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인 젊음과 패기, 참신함과 예리함으로 승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총선 후보에게 공약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서구는 이미 도시화가 완성 됐다며 대표적인 공약으로 "서구 주민들의 질적인 삶의 향상은 별개로 치고 최첨단 산업단지와 교통과 과학, 문화를 패키지로 만들 수 있는 발전전략이 있어야 하고 중소기업발전 특히 벤처형 중소기업의 육성 및 지원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의 공약이 아니라 충청권 대표나 대선주자의 공약 같다고 묻자 "서구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전략은 히든카드로 남겨 놓은 것"이라며 "서구 주민들이 내가 말한 대표적인 공약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 무관하지 않다"고 되받았다.

 

굳이 국회의원을 하려고 하는 목적을 묻자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국회의원 보다는 정치가가 되겠다는 것이다. 정치가의 목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국민을 통합해서 최대 공약수를 뽑아서 그걸 통해서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정치가의 목표다. 그런 길이라면 국회의원을 반드시 고집하지 않지만 국회의원이 정치가로서는 정통의 길이라 출마를 하려고 한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 정권의 핵심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을 통해 꿈을 이루지 못했냐고 하자 "만감이 교차하는데 반은 풀었다, 노 대통령 같은 삶의 궤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선례, 그것만으로도 목표의 반을 이뤘다, 나머지 반은 제 스스로 노력을 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그런 길을 걸을 것이냐는 질문에 "제 정치의 키워드는 소외와 약자다, 저는 사실 연세대라는 일류대와 판사를 해서 경력이 나쁜 것은 아니"라며 "부모님이 장애인이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지만 저를 둘러싼 키워드는 소외와 약자다, 그건 앞으로도 끊임없이 추구 할 것이다, 김두관을 지지했던 이유와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에 있을 때 소외된 약자들을 위해서 일 좀 하지 그랬냐는 짓궂은 질문에는 "그런 자리에 있지 못했다"며 "하지만 참여정부 초기 일 년은 저나 모셨던 문재인 수석이나 대단히 원칙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여 정부의 탄생배경인 전통적인 지지자를 생각해서라도 소외계층,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누누이 말씀드리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인터뷰가 한참 무르익을 무렵 다음 유세일정을 알리는 메모지가 전달 됐다.

 

그는 지원 유세를 하면서 5년전 하고 뭐가 다르냐고 묻자 웃으며 "제 연설이 궤도에 올랐다"며 "그와 반대로 우리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떠나서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커졌구나 하는 썰렁함과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박범계, "'이명박 대통령' 인정하기 힘들다"

 

박 변호사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달라고 요청하자 "총선 출마와 당선은 그 다음의 문제고 중요한 것은 BBK 사건 수사 결과를 보면서 저는 한국사회의 검찰권력, 소위 이명박 후보가 샐러리맨 신화를 얘기하지만 재벌을 대변하고 있다고 본다"며 "재벌후보, 삼성, 확정 할 순 없지만 이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수사 결과는 법조인으로서 봐도 이명박 후보가 왜 무혐의가 됐는지 6하 원칙의 이유가 없다"며 "소환해서 조사해 본적도 없고 만약 소환을 해서 정식으로 조사하는 게 아니었다면 다른 결정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결정이 뭐가 있냐는 질문에 법조인답게 "참고인 중지 같은 게 있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그는 "정식조사도 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을 한 것은 법의 정신을 훼손 한 것"이라며 "이번 검찰 수사는 상식적인 수사의 선을 넘어서고 있어서 향후 김경준의 재판과 특검을 통해서 통렬한 비판을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BBK 사건이 화제에 오른 김에 돌발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박범계 변호사는 대선결과를 인정 할 것이냐는 질문에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라며 "당의 공식 입장은 수사무효다, 이명박 후보가 한때 55%나가던 지지율이 의혹을 받을 때  30% 중반 대 까지 떨어졌다"며 "일부 언론에는 28%까지 나왔다. 그 상태에서 무혐의 처분이 나오니까 40%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수사가 무효라면 그건 대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표현했다.

 

조금 더 직접적인 답변을 듣고 싶어 '이명박 대통령'을 인정 할 것인지 재차 묻자 "난 이 수사결과를 인정 할 수 없다"며 "급전직하 했던 지지율이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다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범계 변호사는 지난 4·25보선 뒤에 정치적 동지가 많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중소기업을 하는 친구, 김두관 장관을 지지했던 또래의 동지와 동생을 포함해 이전부터 자신을 도왔던 스탭들을 누구보다도 신뢰한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인지도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예비후보 등록은 조금 기다릴 생각이라며 본선에만 세워 주면 당선은 자신있다며 그 점은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5년 전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을 통해서 신데렐라처럼 정계에 데뷔했던 박범계 변호사가 그의 정치적 보스가 퇴장 한 이후에 홀로서기에 성공하며 그의 꿈을 이뤄 갈 수 있을지에 지역민들과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대전시티저널 (www.gocj.net) 과 다음(www.daum.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2008총선, #박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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