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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에리카 김의 인터뷰를 방송했다는 이유로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이하 시선집중)에 대해 내렸던 '주의' 조치를 12일 철회했다. 당초 논의를 뒤집어 에리카 김과의 인터뷰가 국민의 정당한 알 권리를 위한 것으로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주의' 조치 철회 이후 <시선집중> 팀의 분위기를 확인하기 위해 13일 오전 7시 20분, 여의도 MBC 방송센터 7층에 위치한 제5스튜디오를 찾았다. 'BBK 동영상'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과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을 인터뷰 중이던 스튜디오 안의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했고, 평소와 다른 기색도 없어보였다.

 

그냥 조용히 넘어가나 싶을 무렵, 진행자 손석희 교수가 말을 꺼냈다. "방송이 끝나기 전에 청취자 여러분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라며 말을 뗀 손 교수는 그간의 경과와 제작진의 입장을 전했다.

 

11월 22일 에리카 김 인터뷰 이후, 한나라당이 항의 방문을 하고 협박을 해도 언급조차 하지 않았던 손 교수가 처음으로 꺼낸 말이다.
 
"저희는 에리카 김과의 인터뷰 계획을 반론권 차원에서 사전에 한나라당에 통보했구요, 실제로 다음날 같은 시간 동안 한나라당의 반론을 방송해드린 바 있습니다.
 
인터뷰도 문제제기를 하는 식이었고, 에리카 김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것을 생방송 중에도 수차례 공지했습니다. 저희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습니다."

 
손 교수는 "따라서 저희들은 이번 재심 결과를 환영한다"며 <시선집중> 부당심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 온 언론운동 진영과 청취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시선집중>의 공정성을 위한 노력에 믿음을 보내주신 수많은 청취자 여러분과 언론 관련 단체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재심 결과에 대해 자만하지 않겠습니다. 잘못한 게 있으면 야단맞고, 실수 하나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늘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시선집중>은 오직 청취자 여러분만 믿고 간다는 것입니다. <시선집중>의 이 시간과 공간은 청취자 여러분께서 만들어주고 계십니다."
 
오전 8시가 조금 못돼서 방송이 끝났다. 손 교수는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면서 대신 "밥 먹으러 가자"며 앞장섰다. 지하 1층의 구내식당. <시선집중>의 PD와 작가 등 8명이 식사를 함께 했다.

 

<시선집중> 팀의 송년회와 김지현 리포터를 위한 송별회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던 끝에 어제 있었던 재심 결과에 대한 얘기가 잠깐 나왔다. "누가 생각을 바꾼 걸까"라며 뒤집어진 결과에 대해 의아해 하면서도 앞으로 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쪽으로 뜻이 모아졌다. "방심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아침 식사 후, 내일을 위한 <시선집중>의 일상은 다시 시작됐다. 지난 1주일의 고된 시간은 어제의 결정으로 '없었던 일'이 됐다. 떳떳하되 자만하지 않겠다는 <시선집중>. 내일도 어김없이 '대한민국의 아침'을 열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 PD저널 >(http://www.pdjournal.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그:#손석희의 시선집중, #손석희, #선거방송심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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