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9일 대선을 앞두고, 일부 정치권은 ‘대선 마무리, 내년 총선 준비’체제로 돌입한다는 뉴스를 접할 수 있다. 술자리 담론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일부 정치권의 흐름과, 술자리 난상토론 주제가 이렇다 하더라도, 언론까지 덩달아 이 분위기에 편승하면 안될 것이다.

하지만 <매일신문>은 이 범위에서 크게 어긋나고 있다. 벌써부터 절묘한 신문편집을 통해, ‘이명박 대세론’을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선거캠프에서 바라는 여론, 국민이 요구하는 정보 사이에서, <매일신문>은 전자를 선택한 것 같다.

<매일신문>, 여론조사 편집 - 너무 흥분하네

벌써부터 절묘한 신문편집을 통해, ‘이명박 대세론’을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 <매일신문>12월 11일 1면 벌써부터 절묘한 신문편집을 통해, ‘이명박 대세론’을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 매일신문 pdf

관련사진보기


12월 11일 <매일신문>1면 기사는 ▲ 한국지방신문협회 전국 여론조사 결과 ▲ 이명박 차기 정부 3대 목표 기사를 위, 아래로 편집해 두고 있다.

일단 기사 제목부터 보자. 동일한 영남권 석간신문인 <부산일보>와 비교하면, 그 차별성이 뚜렷하게 부각된다.

● <매일신문>12월 11일 1면 TOP
- 李 47.2% 1위 독주 가속도/鄭, 14.1%, 昌 13.6% ‘역전’
● <부산일보>12월 11일 1면 왼쪽 TOP
- 이명박 47.2, 정동영 14.1, 이회창 13.6%
- BBK 수사발표 ‘신뢰 않는다’ 48.6%, vs 신뢰 42.4 팽팽


첫 번째 <부산일보>가 세 후보의 지지율을 수치로 제시한데 반해, <매일신문>은 ‘독주 가속도’라는 의미를 부여, 다소 흥분된 분위기로 편집했다. 두 번째 <부산일보>가 BBK 수사발표에 대해, 신뢰와 비신뢰가 팽팽하다는 국민여론을 전한데 반해, <매일신문>은 이 내용을 기사 속에 슬쩍 감춰두었다.

두 신문 중 국민여론을 제대로 대변하고 있는 언론은 어디일까?

더군다나 <매일신문>이 편집한 <鄭, 14.1%, 昌 13.6% ‘역전’>도 사실관계가 다르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가 ± 1.7%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즉 지지율 차이가 3.4% 는 오차범위 내 포함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정동영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역전이 아니라,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사실관계도 맞지 않는 내용을 제목으로 편집해두는 <매일신문>의 의도는 무엇인가?

<매일신문>, 절묘한 편집, 이명박 차기정부 3대 목표

한편, <매일신문>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1면 여론조사 기사 하단에, <이명박 차기정부 3대 목표>라는 기사도 함께 편집해두었다. 절묘한 편집이다.

신문을 ‘편집의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동일한 기사라도 어떻게 보도하느냐에 따라, 이를 보는 독자에게 제공하는 메시지는 다르다.

이날 신문은 “이명박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 독주 가속도를 달리고 있고, 벌써 차기정부 3대 목표를 제시했다”라는 흐름으로 편집되어 있다. 선거운동이 한창인 시점에, 다른 후보들도 수없이 많은 미래구상과 공약들을 발표하며 유권자와 만나고 있지만 유독 이명박 후보의 주장이 도드라지게 편집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위의 여론조사 부분과 연결시킨다면, <매일신문>이 독자에게 제시하는 메시지는 너무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매일신문>, 언론으로서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자

대선기획 : 제2편, 2007 핵심쟁점, 누구를 뽑을 것인가>에서는 
각 후보캠프에서 제시한 '공약지지도’를 묻는 <유권자 설문조사>, 
후보지지도와 공약지지도를 비교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 12일(수) KBS 추적 60분 대선기획 : 제2편, 2007 핵심쟁점, 누구를 뽑을 것인가>에서는 각 후보캠프에서 제시한 '공약지지도’를 묻는 <유권자 설문조사>, 후보지지도와 공약지지도를 비교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 kbs 홈페이지

관련사진보기


언론은 선거 당일까지 각 후보들의 정책 및 공약 장단점을 평가해주고, 한국사회 주요 현안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들을 청취, 지면에 기록해야 할 것이다.

만일 당선자가 엉뚱한 방향으로 국정방향을 틀어 버릴 때, 언론은 자신이 취재했던 자료를 근거로 그 행위를 비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선거기간 유권자가 채 인식하지 못했던 각종 공약, 특히 언론에서 부각조차 되지 않았던 장애인, 농민 등과 관련된 후보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12일(수) KBS 추적 60분 <대선기획 : 제2편, 2007 핵심쟁점, 누구를 뽑을 것인가>에서는 각 후보캠프에서 제시한 ‘공약지지도’를 묻는 <유권자 설문조사>, 후보지지도와 공약지지도를 비교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신문 지면과 저녁 뉴스에서 연일 보도했던 ‘인기도 중심’ 여론조사와 결과도 달랐고, 후보들의 공약을 쉽게 비교할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당선가능성이 높은 특정 후보에게 ‘밀어주기 한판’에 매진하는 <매일신문>. 대세와는 별도로, 유권자의 민심과, 현명한 판단을 유도하고자 했던 <추적 60분>언론으로서 자존심을 지키기, 언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것, 과연 누가 옳은가?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참언론 대선모니터 8>

참언론대구시민연대는 대구에서 처음으로 결성된 언론개혁운동단체다. 지역사회 민주주의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장치 마련과 더불어 지역사회를 정비하고 발전시킬 참언론의 존재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참언론대구시민연대>에서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모니터팀을 구성, 지역언론 분석 작업을 진행한다. 지방분권 및 균형발전정책과 관련된 이슈와 관련된 보도 분석에 집중할 예정이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 / www.chammal.org



태그:#매일신문, #이명박, #공정보도, #추적60분, #공약비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