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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와 부산을 찾아 절대적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13일 오전 8시 20분 KTX 열차를 이용해 서울을 출발, 오전 11시 대구에 이어 오후 2시 30분 부산을 찾았다. 이 후보는 전날(12일) 강원·경북 지역에 이어 막판 거리 유세에 박차를 가했다.

 

공표할 수 있는 최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0% 중반을 달리는 이 후보는 영남 지역을 찾아 높은 자신감을 보였다. 이 후보는 부산 서면(진구 부전동)에서 있었던 거리 유세에서 "19일 '다 됐다'고 생각하고 투표를 안 하면 큰일난다"며 "악착스럽게 투표하러 와야 한다"고 말했다.

 

"나를 찍지 않을 사람은 투표 안 나와도 된다"

 

이 후보는 이어 "저를 찍을 사람은 다 와야 한다"며 "물론 나를 찍지 않을 사람은 투표 안 나와도 괜찮지만, 나 찍을 사람들은 다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지지를 받는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면 투표 자체를 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또한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작심한 듯 비난했다. 이 후보는 "새치기한 사람을 절대 인정하면 안 된다"며 "이런 말 하면 그렇지만, 12번을 찍는 것은 1번을 찍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기호 12번 이회창 후보를 찍는 것은 기호 1번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라면, 또 다른 보수쪽 인사인 이회창 후보가 아닌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회창 후보를 비난한 뒤 "저는 수없이 시달렸어도 남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제가 이렇게 참을성 있는지 미처 몰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후보는 부산 유권자를 향해 "부산이 어떤 곳이냐, (한국의) 두 번째 도시인 동시에 민주화의 산실"이라며 "원칙을 깬 사람을 지지하는 것은 부산 정신에 맞지 않다"고 자신을 향한 지지를 거듭 강조했다.


부산 유세에는 김무성·정형근·허태열·엄호성·서병수·이재웅·권철현·유기준·정의화·김정훈·이성권·김희정·김형오·안경률·박형준 등 이 지역 국회의원들이 총출동했다.

 


"정권을 바꿀 수 있는 중심세력은 대구 시민들"

 

부산에 앞서 이 후보는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이 후보는 대구 시민들의 '반노' 감정을 자극하며 여권을 맹비난했다. 


이 후보는 "지난 5년을 나라를 이렇게 만들어놓고 책임지지 않으려고 당명을 바꾸고 왔다 갔다 하고 있다"며 "정권을 잡고도 여당이 없는 나라는 처음 봤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름을 바꾸고 말로만 '잘 해보겠다'고 해서는 안 된다"며 "지난 5년을 잘 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 후보는 대구 시민들을 향해 "절대적인 지지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면서 "절대적 지지로 정권을 바꿀 수 있는 중심 세력은 대구 시민들"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날 유세에는 대구 시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박근혜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박 대표는 인천 등 경기 지역에서 지원 유세에 나섰다.


한편 이날 유세를 펼친 서문시장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이회창 후보 지지에 나선 곽성문 의원의 지역구다. 해당 지역구 의원은 빠졌지만, 대구 지역의 박종근·주성영·안택수·이명규·주호영 의원 등이 유세 지원에 나섰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도 단상에 올라와 시민들을 향해 인사했다.


주성영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와 강재섭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이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며 '박심'이 이 후보와 함께 있음을 강조했다.

 

이명박 후보 유세에 장사 망친 서문시장

"마치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해도 되나" 

 

13일 오전 11시께 대구 중구 서문시장 유세에 나섰던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시장 상인들을 향해 사과의 뜻을 전해야 했다.

 

이 후보는 유세 말미에 "상인들에게 미안하다"며 "여기 계신 분들, 돌아가실 때 조금씩 사 가시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의 유세로 인해 서문시장 내부뿐만 아니라 일대 교통이 통제된 탓에 상인들의 오전 영업이 '잠정 중단' 상태가 됐기 때문.

 

이날 유세에는 2500여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몰렸다. 좁은 시장 골목에 통행이 불편해지자 시민들의 항의가 새어 나왔다.

 

이 후보가 연설을 시작할 즈음, 단상 왼쪽 통로가 인파로 꽉 막혔고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서서 유세를 지켜보던 시민들에게 "통로를 막지 말고 움직이라"고 재촉했다. 이에 시민들이 "움직일 수가 없다"며 반발한 것.

 

'잡음'이 커지자, 이 후보는 연설을 잠시 멈추고 "싸우지 말고 앞으로 나오세요"라고 당부했다. 또한 단상에 함께 올랐던 연기자 유인촌씨 등은 손으로 입을 막으며 소리를 줄여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유세를 보러 나온 시민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300여명 가까운 경찰 병력이었다. 사복 경찰과 무장한 경찰특공대까지 포함하면 전체 인파(2500여명) 중 경찰 병력은 500여명 정도.

 

이들은 시장 입구부터 100여m 떨어진 유세차량까지 '인간벽'을 만들어 시민들의 접근을 막았다. 뿐만 아니라 이 후보의 유세가 있기 5시간 전(오전 6시)부터 교통을 통제하는 바람에 서문시장 상인들은 오전 장사를 접어야 했다. 서문시장은 대표적인 도매상가로, 오전의 차량 통제는 상인들에게는 치명타였다.

 

의류도매업을 하는 장아무개(54)씨는 "아침에 이 후보가 온다고 해서 시장 주위에 전의경이 쫙 깔렸다"며 "오전 도매를 하러 차를 갖고 온 사람들이 시장에 거의 들어오지 못해 아침 장사를 망쳤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경호가 너무 심해서 시장이 엄청 복잡했다"며 "마치 대통령 다 된 것처럼 경호를 저렇게 심하게 해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태그:#이명박 , #대구 ,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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