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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뚝딱 똑딱똑딱' 이른 아침부터 우리집표 김치만두를 만들기 위해, 김치 다지는 소리가 경쾌한 멜로디처럼 집안에 울려 퍼지며 즐거운 일의 시작을 알린다.

 

대형마트에 가면 손이 쉽게 가는 인스턴트 식품들이 유혹해서, 그 유혹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가끔씩 인스턴트 만두를 사다 먹곤 했다. 하지만 요즘 시골은 농한기라서 그리 바쁜 일이 없으니 여유 있게 재료를 준비해 수고스럽더라도 정성과 손맛이 가는 만두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배추농사를 지어서 100포기 정도 김장을 하고 땅 속에 항아리를 묻어 김치를 저장해 놓으면 김치냉장고의 원조답게 싱싱한 김치맛을 유지해주어 일년내내 싱싱한 김치 맛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김치만두의 주재료는 김치니까 항아리에서 꺼내 송송 다지는 게 우선이다. 남편과 둘이서 재료를 준비하는데 가사일 돕기를 즐거워하는 남편이 오늘도 만두 만드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김치를 다져준다. 우리집표 만두의 손맛에는 남편의 손맛이 더 깃들어 있을 것이다.

 

 

김치를 다지고 돼지고기를 양념해서 볶아내고 숙주나물을 데치고 두부를 으깨서 프라이팬에 말리는 과정을 거치며 만두소를 준비했다. 속 재료는 물기가 없어야 만두가 터지지 않기 때문에 물기를 음식 탈수기에 짜내서 포슬포슬하게 만들어 간을 맞추었다. 소금·후추·파·마늘·깨소금·참기름을 넣어 버무려 놓으니 속 재료는 완성이다. 이제는 우리집표 만두 빚기가 기다리고 있다.

 

마트에 가서 유혹을 떨쳐버린다고 했지만 만두피는 만들어진 걸 구입했다. 만두피도 녹차 맛, 찹쌀 맛 등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우리는 녹차 맛과 찹쌀 맛을 샀다. 만두피 만드는 것도 시간이 걸리고 손길이 많아야 쉽게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남편과 시장을 같이 보면서 만두피는 사기로 했다.

 

누가 더 예쁜 만두를 빚는지 겨루어 보자고 하며 남편과 만두를 빚기 시작했다. 좀 수고스럽긴 해도 가족들이 함께 준비를 해서 만두를 빚으며, 도란도란 사는이야기를 나누노라니 지루한 줄 모르고 예쁜 만두를 쟁반 가득 빚을 수 있었다.

 

가족 간의 정이 피어나고 정성이 깃든 음식을 따뜻하게 끓여 먹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당신이 빚은 만두가 예쁘다"고 칭찬하는 남편에게 나도 고마움의 표현을 하고 싶어서 빨리 찜통에 만두를 쪄 맛을 보게 했다.

 

 

남편은 "음, 역시 우리집표 만두 맛이 최고다"라며 엄지손가락을 펴들었다. 280개 정도 빚는데 4시간이 걸렸지만, 가족 간의 사랑은 4시간과 비교할 수 없는 큰 가치일 것이다. 추운겨울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태그:#우리집표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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