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16일)에는 친구딸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서울에 다녀왔다. 결혼식은 오후 1시였지만 춘천에서 7시 15분 버스를 타고 친구집으로 향했다. 친구들도 아예 친구집에 모여 함께 예식장으로 가기로 하여서 한 명 두 명 속속 도착해 준비를 마친 친구와 함께 결혼식장으로 갔다.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서 반갑습니다"라고 친구 사돈되시는 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일가 친척들과 가까운 지인들만 모여서 식을 치르기로 했다는 친구의 설명을 들었지만 사돈의 친구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서로를 소개하는 모습은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듯 복잡함을 부채질하는 화환도 없고, 축의금 받는 코너도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었다. 애시당초 축의금은 안 받기로 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손님을 배려하는 혼주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많은 결혼식에 참석해 보았지만 축의금 받지 않는 곳은 거의 없었다. 여느 결혼식에 가보면 축의금 내는 일이 비중을 크게 차지하고 혼주들에게 눈도장 찍듯 바쁘게 인사하고 결혼식장엔 아예 들어가지도 않고 식사만 하고 돌아오는 게 다반사였다.
그리고 결혼식장은 마치 시장을 방불케 복잡하고 어수선하기만 해서 정작 신랑 신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축하해주고 덕담을 주고 받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친구딸 결혼식은 조촐한 분위기에 치러졌기 때문에, 복잡함은 전혀 없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결혼식 끝날때까지 이어졌다.
복잡한 결혼식에 다녀와서는 주례사가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서글프기도 했는데 이날 주례사는 또렷이 기억이 난다. 열 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주례사는 나에게도 교훈처럼 들려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존중하라는 말씀이었다. 물론 아주 쉬운 이야기처럼 들려오지만 살아가면서 서로를 존중해 주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기에 주례선생님이 힘주어 강조하신 것이다.
마냥 행복해 보이는 신혼부부들을 보며 솟아나는 샘물처럼 사랑이 마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살며시 생기는 걸 보니 내가 친정엄마가 된 기분이었다.
인륜지대사라고 하는 결혼생활이 처음처럼 알콩달콩 할 수는 없지만 서로 사랑해서 부부로 맺어지는 것이니까 살아가면서도 처음의 사랑했던 마음을 기억하며 잘 살아가기를 마음 속으로 축원해주고, 행복하게 잘 살라고 이야기도 해주었다.
결혼식이 끝나고도 양가 부모와 신혼부부가 함께움직이며 손님들에게 일일히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양가의 화합을 미리 보는 것 같아서 흐믓하기만했다
"시부모님 인상이 너무 좋으시네요, 친정엄마를 닮아서 색시가 예쁜가봐요" 등등의 덕담을 주고 받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새출발하는 부부의 앞날이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마음들로 활기찬 기운이 가득했었다.
새출발하는 신혼부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家和萬事成'을 마음에 새기고 살면 결혼생활이 행복할 수 있을것이다 라고 꼭 전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