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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스캔들>에서 빛난 강지환, 한고은
 <경성스캔들>에서 빛난 강지환, 한고은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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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도 수많은 히트 드라마가 있었다. 하지만 인기리에 방영된 작품 속 주인공 모두가 주목을 받고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외된 드라마일수록 연기자들이 빛을 발한 경우가 올해는 더 많았던 듯싶다.

그런데 가엽게도 연기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시청률이라는 것에 의해 밀려나 연말연기시상식에서는 저 멀리 밀려날지도 모르겠다. 물론 2008년도에 다시금 그 방송사 드라마에 출연한다면 면죄부로 상을 하나쯤을 줄 수도 있겠지만 대개 그들은 수상과 거리가 멀 것이다.

그래서 작게나마 우리가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다음에 더 멋진 연기를 보여주길 기대하는 마음에 그들에게 영광스러운 연기상을 수여하도록 하겠다. 비록 상금은 없지만 말이다. 그럼, 시청률이 낮게 비행했던 드라마들을 위주로 명연기를 펼쳤던 그들을 만나보자.

퓨전시대극의 장을 열다 <경성스캔들>의 강지환, 한고은

강지환과 한고은은 <경성스캔들>에서 각각 희대 카사노바, 당대 최고의 미인을 연기했다. 각각 선우완과 차송주 역으로 분한 그들은 암울했던 일제 시대에서 유쾌한 로맨스를 가미해 퓨전시대극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수많은 네티즌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우리의 고정관념을 와장창 깨주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는데 그중에서도 그러한 역할을 충실히 해낸 사람이 바로 두 사람이다. 강지환의 경우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잘 생긴 외모와 워낙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 인기를 끌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그 뒤 원톱으로 주연을 한 드라마들은 무참히 패배했고, 더욱이 <90일 사랑할 시간>은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그의 연기력이 논란의 대상이 되거나 많은 시청자로부터 질타를 받은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원톱으로 극을 이끌어가기엔 역부족이었던 그가 <경성스캔들>에서 그러한 우려를 한 번에 씻어냈다.

특히 강지환은 바람둥이 선우완으로 분해 뭇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며 개구쟁이의 모습을 어필해 기존 멜로드라마에서 보여주었던 반항끼를 걷어내고 완벽하게 경성의 카사노바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이와 함께 한고은은 여전히 캐스팅 단계 때부터 연기력 논란이 일었고 미스캐스팅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리고 그러한 우려는 초반에 맞아떨어져 전작 <사랑과 야망>의 역할과 다르지 않은 연기를 선보여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점차 차송주의 무시하면서도 어딘가 모른 슬픔을 간직한 역할에 흠뻑 취한 듯 연기력이 성장했고, 그 결과 차송주 죽음에 모두들 슬퍼했다. 또한 극중에서 그녀가 부른 ‘희망가’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녀가 무심하면서도 누구보다 정열적인 삶을 살며, 선우완에게는 변함없는 우정을 이수현(류진)에게는 변함없는 사랑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면서 비로소 그녀가 다시 한 번 연기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었다. 아마도 다음 작품에서는 그러한 논란을 없을 듯싶다.

이처럼 두 연기자가 있었기에 비록 시청률은 낮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새로움을 더욱더 도드라지게 만들어 우리를 기쁘게 해준 것은 아닐까. 올 한 해 <경성스캔들>로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던 두 사람에게 감사의 말을 올리고 싶다.

<마왕>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준 주지훈
 <마왕>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준 주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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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복수의 부활 <마왕>의 주지훈

<마왕> 역시 복수극이라는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 덕분에 크게 시청률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작품이지만 방영 초기만 해도 <부활>의 감독과 작가의 조합으로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특히 <부활>에 출연했던 배우 엄태웅이 다시금 출연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정작 다른 데서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물론 엄태웅이란 배우는 이미 검증되었기에 그의 연기력은 두 말하면 잔소리이다. 그래서 일단 엄태웅이 제치고 오승하로 출연한 주지훈의 연기 덕분에 시청자들은 즐거웠다.

그의 연기가 더욱더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것은 혹시 기억하시는가? 등짝이 멋진 완소 황태자 <궁>에서 이신으로 분했던 그의 당시 어설픈 연기력을. 물론 조금씩 성장해 어느 정도 가능성을 얻긴 했지만 <마왕>에서 보여준 그의 야누스적인 연기는 진정한 배우의 길을 걸어가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그는 어린 시절 억울하게 죽은 형을 대신해 복수의 칼날을 숨기고 변호사가 되어 살인을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살인마를 찾는데 변호사로 나선 오승하. 그래서 양면 연기를 선보여야 하는 역할에 신인배우가 하기에 버거웠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주지훈은 그러한 캐릭터를 멋지게 연기하며 야누스적인 캐릭터를 적절하게 표현하며 한편으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단편적인 연기를 했던 <궁>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래서 역시 다시 한 번 그의 앞날을 위해 축복해 주고 싶은 바이다.

<메리대구 공방전>에서 배우로 성장한 이하나, 지현우
 <메리대구 공방전>에서 배우로 성장한 이하나, 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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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같은 그들만의 사랑, <메리대구 공방전>의 이하나, 지현우

여기 시청률에 저주받은 작품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메리대구 공방전>이 그것. 꿈많은 백수들의 이야기로 빛나는 청춘의 이야기가 없음에도 열렬한 호응을 받은 작품이다. 비록 시청률에서는 별반 호응이 없었지만 적어도 그들만의 사랑을 이해하는 이들에게는 명작으로 꼽힐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작품 속에서는 잘난 청춘은 아무도 없다. 얼굴이 예쁘면 그건 성형의 힘이었고, 반듯한 직장인이면 짝사랑에 아파해야 하는 처지이다. 오히려 뮤지컬 배우를 꿈꾸지만 가능성은 크게 보이지 않으며, 열정만 있는 메리(이하나)와 무협소설을 쓴다지만 출판사를 말아먹게한 작품을 쓴 대구(지현우)가 당당하게 주인공이다.

두 주인공은 무모할 정도로 당당했다. 또한 현실 속에서는 백수라면 절대 둘은 선택하지 않았을 일에도 둘은 백수임에도 당당하게 사랑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려 한다. 이러한 만화같은 설정 속에서 기존 청춘드라마와 차별을 이루고, 더불어 진지한 물음을 담아내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러한 지지 속에서 급부상한 스타가 있었으니 바로 이하나와 지현우이다. 이하나는 <연애시대> 이후 자신의 옷을 찾지 못해 매번 실패를 거듭했고, <올드 미스 다이어리> 이후 연기변신에 조급하던 지현우도 역시나 참패를 겪어야만 했다.

물론 시청률에서 따지자면 역시나 두 배우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둘은 연기력이 부쩍 성장해 원톱으로 급부상했다는 점에서만큼은 대단한 일이다. 이하나의 경우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찾아 앞으로의 이미지 메이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지현우는  쪼잔한 백수의 모습으로 변신해 드디어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이러한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두 사람은 <메리대구 공방전>에서 주인공으로서 당당하게 극을 이끌어 나갔고, 더불어 본인들의 입지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 둘의 연기가 없었다면 만화같은 <메리대구 공방전>이 살아나지 못했으리라.

그래서 두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신인배우지만 배우의 길을 걸어 미래가 좀 더 창대해지길 간절히 빌어 본다.

이외에도 시청률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연기력에서만큼은 칭찬을 받은 배우들이 많다. 앞으로 시청률 지상주의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지 않길 빌어보며 올 한 해 시청률에 재미를 보지 못해 속이 많이 상했을 당신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태그:#2007년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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