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강력한 대상후보로 거론되었던 강호동과 유재석의 표정이 그다지 밝지는 않다
▲ 무관에 그친 전설의 유·강 라인 강력한 대상후보로 거론되었던 강호동과 유재석의 표정이 그다지 밝지는 않다
ⓒ KBS

관련사진보기


지난 22일, 방송 3사 중 가장 먼저 연말시상식에 스타트를 끊었던 2007 KBS 연예대상이 탁재훈의 대상수상 소식을 끝으로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KBS2 <해피투게더> '쟁반노래방' 이후 최고의 MC커플이라 일컬어지는 신동엽, 이효리가 진행을 맡았으며 유재석, 강호동, 남희석, 지석진 등등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는 개그맨들이 한 자리에 함께 모여 한 해를 마감하는 축제를 즐겼다.

여성수상자, ‘비호감 그녀’들의 반란!

우선 주목해야 할 것은 여성수상자들의 면면이다.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스타를 배출한 KBS 22기 개그맨들 중에서도 화려한 외모를 자랑했던 곽현화, 장도연, 성현주, 허미영 등을 제치고 ‘성형부작용’ 박지선이 당당히 가장 먼저 신인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조혜련, 정선희의 뒤를 잇는 차세대 여자 MC감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봉선의 코미디 부분 여자 우수상도 남다르다. 그녀 역시 비호감이라는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오버하는 개그우먼’에서 ‘열심히 하는 개그우먼’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은 경우.

여자 MC부분 최우수상에 빛나는 현영 역시 수상 직후 끝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비호감에서 시작해 호감으로 변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녀도 과거 특유의 목소리 억양과 몸짓으로 많은 안티 팬들을 몰고 다니던 일명 비호감 연예인 출신.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오히려 그녀만의 장점으로 부각되어, KBS2 <해피 선데이> '여걸식스'에 이은 '하이파이브'의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개그맨이라는 신분에서는 현재 방송계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보다는 오직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준 즐거움의 크기가 수상의 점수로 집계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라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못난 역할의 박탈감과 아쉬움을 이기고 수상한 그들이라 더욱 값진 결과라 아니 할 수 없다.

아나운서의 활약, <상상플러스>의 부진

올 한해 <상상플러스>의 안방마님 역할을 해준 최송현 아나운서가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 MC 여자부문 신인상 최송현 올 한해 <상상플러스>의 안방마님 역할을 해준 최송현 아나운서가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 KBS

관련사진보기


이번에 연예대상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점은 아나운서들의 약진이다. MC부문 남녀 신인상에 <상상플러스>의 최송현 아나운서와 <우리말 겨루기>, <위기탈출 넘버원>에 한석준 아나운서가 각각 수상했고, MC부분 여자 우수상은 박지윤 아나운서가 낙점되면서 KBS 아나운서들이 세 개의 주요 타이틀을 독점했다.

특히 한석준 아나운서의 경우, 주요 부분 수상자로 점쳐졌던 <상상플러스>와 <개그콘서트>의 유세윤을 이기고 수상한 경우라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유세윤은 타 방송국인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 에서의 활약으로 그곳에서의 수상이 점쳐지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동수상마저 배제된 점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유세윤의 탈락 외에도 <상상플러스>의 경우 주요 부분을 휩쓸다시피 했던 작년과는 달리 이휘재, 신정환은 후보자 명단에도 제대로 언급되지 않아 시상식에 불참했으며, 모바일 시청자 인기투표에도 밀리는 등의 이변이 연출되기도 하여 작년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김대희의 삭발과 남희석의 눈물

2007 KBS 연예대상 시상자로 등장한 남희석. 특유의 입담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있다
▲ 쇼 오락 MC 남자부문 최우수상의 남희석 2007 KBS 연예대상 시상자로 등장한 남희석. 특유의 입담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있다
ⓒ KBS

관련사진보기


<개그콘서트> ‘대화가 필요해’ 공연 중 삭발을 감행하여 여러 가지 추측을 낳게 했던 개그맨 김대희는 코미디부분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연기자들이 삭발을 하면 혼신의 힘을 다한 게 되고, 개그맨이 삭발을 하면 왜 꼭 그렇게 해야 했냐 하는 반응을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그동안 삭발에 대한 여러 억측과 대중들이 코미디를 하는 개그맨에 대한 은근한 비하의 시선에 대해 날카롭게 꼬집었다. 또한 그가 활약했던 ‘대화가 필요해’는 최우수 코너상을 수상하면서 이제까지 무관이었던 그에게 2관왕의 영광을 안겨 주었다.

남희석의 MC부문 최우수상의 수상소감은 남달랐다. 과거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그였지만, 요즘은 신동엽, 유재석, 강호동과 같은 동료들의 스타일을 배우고 있다는 그의 진심어린 말은 시청자와 동료 개그맨들에게 강한 여운을 남겼다. <미녀들의 수다>의 ‘남MC’로 제 2의 전성기에 시동을 걸고 있는 그가 보여준 눈물은, 웃음을 주는 사람으로서 가졌을 그동안의 고뇌와 고민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자신을 믿어준 팬들에게 감사에 말을 전하면서 감동에 목이 메여 마지막 인사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이를 본 MC 신동엽은 "그 누구보다 남희석씨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라는 말로 동료들의 심정을 대신했다.

최대의 이변! 탁재훈이 대상?

탁재훈의 대상이 발표되자 크게 축하해 주는 강호동과 유재석
▲ 탁재훈씨~! 축하해요!! 탁재훈의 대상이 발표되자 크게 축하해 주는 강호동과 유재석
ⓒ KBS

관련사진보기


이날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대상의 영광은 ‘탁사마’ 탁재훈에게 돌아갔다. 그 어느 해보다 혼선이었던 대상의 자리라 더욱 뜻깊은 수상이지만, 전설의 유∙강 라인의 유재석, 강호동이 무관으로 물러났다는 것은 여러 가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재석의 경우 <해피투게더> 시즌3에서 박명수와 함께 프로그램의 기반을 잡게 해놓은 1등 공신으로서, 기여도나 인기면에서 2005년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 강력한 대상후보로 지목됐었다. 강호동 역시 KBS <해피선데이> ‘1박2일’ 코너를 일요일 시청률 최강자의 자리에 올려놓았고, 본인 또한 수상에 대한 욕심을 방송 중에 간간히 내비춰 강력한 대상후보를 넘어 그의 수상을 미리 예견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지만, 결론적으로 둘 다 이번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전설의 유∙강 라인 패배의 원인으로는 그들의 타 방송국에서의 활약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2007년 예능프로그램의 최대의 쌍두마차인 MBC <무한도전>과 <황금어장> ‘무릎팍도사’ 의 그들 모습은 KBS 연예대상 수상자 선정성향에 결코 플러스요소가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KBS, MBC의 예능 대상수상자가 동일인이 나오는 것을 방송사 측에서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비해 탁재훈은 방송 외에 연기활동이나, 대부업 광고출연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손 치더라도, 현재 KBS 프로그램에만 출연하고 있어 MBC측과 겹치지 않는다는 점과  <상상플러스>와 <해피선데이> ‘불후의 명곡’ 두 개의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이 주요했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대상 수상에 이의를 제기하는 팬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아무리 방송사측에서 주최하는 시상행사이긴 하지만, 시상 기준은 시청자들에 대한 기여도로 해야지 KBS에 대한 기여도로 해서는 안 된다는 평가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 연예대상=탁재훈 ▼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해피투게더 시즌3 ▼ 쇼 오락 MC 남자부문 최우수상=남희석 ▼ 쇼 오락 MC 남자부문 우수상=지석진 ▼ 쇼 오락 MC 여자부문 최우수상=현영 ▼ 쇼 오락 MC 여자부문 우수상=박지윤 ▼ 코미디 남자부문 최우수상=김대희 ▼ 코미디 남자부문 우수상=변기수 ▼ 코미디 여자부문 우수상=신봉선 ▼ 최우수 라디오 DJ상=안재욱 차태현 ▼ 특집프로그램상=전국노래자랑 뉴욕편 ▼ 특별상=미녀들의 수다 ▼ 쇼 오락부문 최우수코너상=해피선데이의 ‘1박 2일’▼ 쇼 오락부문 우수코너상=해피선데이의 ‘불후의 명곡’▼ 코미디부문 최우수코너상=개그콘서트의 ‘대화가 필요해’▼ 코미디부문 우수 코너상=개그콘서트의 ‘까다로운 변선생’ ▼ 공로상=김인협(전국노래자랑 악단장) 손영수(KBS홀 조명감독) ▼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남자부문=김구라, 이수근 ▼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여자부문=김성은 ▼ 쇼 오락부문 방송작가상=임기홍 ▼ 코미디부문 방송작가상=이남규(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 ▼ MC 여자부문 신인상=최송현 ▼ MC 남자부문 신인상=한석준 ▼ 코미디 남자부문 신인상=김원효 ▼ 코미디 여자부문 신인상=박지선

덧붙이는 글 | 티뷰기자단 기사입니다.



태그:#KBS 연예대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