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식당에서 자리를 잡기 힘들다. 더구나 크리스마스용 메뉴판이 따로 있는데 값이 평소보다 두세 배는 족히 된다. 물론 1년에 한 번 있는 날인데 밖에서 분위기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생활이란 게 맘먹기만 할까. '파티'하면 왠지 거창해 부담스러울 것 같지만 집에서도 파티를 할 수 있다. 사실 파티가 별 건가. 몇 가지 음식을 만들어놓고 가족, 또는 아는 사람들과 먹고 즐기면 그게 바로 파티다. 크리스마스에 차 한 잔 마실 가격으로 굴소스 오징어볶음, 베이컨 떡말이. 달걀 채소말이, 카나페로 조촐하지만 멋진 파티 음식을 만들 수 있다.
먼저 굴소스 오징어볶음에는 오징어와 콩나물, 양파, 당근, 떡국용 떡, 파, 고춧가루, 다진 마늘, 깨, 굴소스, 육수가 들어간다. 떡국용 떡은 없으면 넣지 않아도 되니 오징어 두 마리와 굴소스, 콩나물만 있다면 다른 건 대체로 집에 있어 부담이 가지 않는다. 만들기 좀 귀찮은 건 육수인데 이건 다시마와 멸치 우려낸 걸로 만들어놓는다. 냄비 바닥에 콩나물을 깔고 육수를 붓고 껍질을 벗겨 손질한 오징어를 넣고,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채소를 하나씩 넣고 볶다가 채소가 숨이 죽으면 굴소스 한 숟가락을 넣고 마무리한 다음 깨를 뿌려 내놓는다. 오징어볶음은 먹고 난 다음 김을 잘라서 넣고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려 비벼먹으면 배도 든든하게 채워줘 그만이다.
베이컨 떡말이는 베이컨, 떡볶이 떡, 새싹채소면 된다. 새싹채소로 감싼 떡에 베이컨을 둘둘 말아 이쑤시개로 고정시킨 다음 프라이팬에 살짝 구워주면 되는데 식용유를 두르지 않고 구워야 담백하다.
달걀 채소말이는 먼저 달걀을 풀어 얇게 지단을 부친다. 이 때도 기름을 두르지 않고 부쳐야 담백하다. 김발에다 먼저 랩을 깔고 그 위에 달걀지단(식혀야 랩이 오그라들지 않는다)을 올리고 새싹채소를 올려 김밥처럼 만다. 이때 랩은 겉에 둘러싸듯이 하고는 냉동실에 10여 분 넣었다 꺼내면 멋진 요리가 된다. 달걀을 풀 때 흰자와 노른자를 나눠서 만들면 하얗고 노란, 두 가지 색 달걀 채소말이를 만들 수 있다. 술안주에 잘 어울리는 카나페는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이름도 그렇고 가짓수도 많아 만드는 게 어려울 것 같지만 짜지 않은 과자 사이에 치즈와 햄을 넣으면 끝이다. 치즈와 햄 대신에 입맛 따라 다양하게 다른 걸 넣어도 된다. 혼자 만들기 어려우면 파티 참석자들이 각자 하나씩 맡아서 만들면 더 좋겠다. 다 만들어졌으면 여기에 와인도 좋고 맥주도 좋고 소주도 좋다. 자,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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