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원유유출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원유물질이 휘발성 없는 타르물질이라 독성물질이 없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급성 치사성 생물독성이 발견됐다는 보고가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는 24일 성명을 통해 "서해안 기름유출사건과 관련 지난 12월 15일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에서 수거한 원유(타르물질)의 독성시험을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의회한 결과 타르물질이 용출되었을 때 급성치사성 생물독성이 나타나는 결과를 확인했다"며, "서해안 오염관련 환경모니터링을 정부와 공동으로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연구소 시험결과에 따르면, 국제 표준 독성시험 생물종인 물벼룩(Daphnia magna)이 타르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급성 치사성 독성을 나타냈다. 타르물질 200㎎을 물 1ℓ에 녹인 것을 가장 높은 농도로 하여, 세배씩 연속 희석한 조건에 물벼룩을 48시간 동안 노출시켰을때 약 60㎎/ℓ에서 물벼룩의 반수(50%)가 치사했다는 것. 또한 반수치사 농도보다 낮은 농도에서 치사하지 않았던 물벼룩도 물 표면에 부유하는 양상과 함께 유영저해를 보였는데, 이런 현상은 대조군(비 노출군)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런 개체들은 대부분 생존 및 번식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노출시간이 길어지면 물벼룩에게 미치는 타르 용출액의 독성이 더욱 커질 것을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경호 교수(환경보건학과)는 "독성시험에서 타르를 완전하게 용해시키기가 어려워 일정량의 타르를 물에 녹였을 때 용출되어 나오는 부분에 대한 급성 치사성 독성을 평가한 것"이라며, "물에 용출된 부분에서만 나타난 독성 값이기 때문에 시료의 전체 독성은 이보다 강함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성적인 독성 영향에 대해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해경은 "그동안 안면도일대를 오염시킨 원유물질이 휘발성 없는 타르볼"이라고 하면서 독성이 없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최예용 시민환경연구소 연구위원은 "안면도 해안가에서 발견된 타르물질을 샘플링할 때 원유물질들이 녹아내려 볼의 형태를 띠지 않았다"며 "휘발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급성치사성 독성이 확인된 만큼 아직 이 지역에 남아 있는 원유물질의 완벽한 방제를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은 물론, 오염물질이 흘러온 지역의 해저에 가라앉았을 원유물질을 수거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오염지역에 대한 환경영향 모니터링을 정부당국과 공동으로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는 사고 인근 해상에서 채취한 샘플과 안면도 타르물질샘플에 대한 바다 물고기를 이용한 어류독성시험을 관련 전문기관에 요청, 시험이 진행중 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