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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5일부터 '도로명 주소 표기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발효됐다. 100여년간 땅의 지번을 중심으로 한 주소 체계가 도로명으로 전환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까지 사용했던 우리나라의 주소체계는 한일병합 후 일제가 근대화된 토지제도를 수립한다는 명목 아래 전 국토를 대상으로 실시한 토지조사 사업의 결과로, 수탈과 조세징수의 목적으로 토지지번을 이용했던 것이다.

 

이같은 표기방식은 경제개발과 인구급증으로 인한 토지이용의 다변화로 인해 연계성이 떨어지는 불편함을 초래하고 공장·빌딩·상가 등의 건물에 주소를 표기하지 않음으로써 방문·통신의 불편과 화재·범죄 등에 신속한 대응이 곤란하며 물류비용의 증가 요인으로 이어지는 등 경제,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어 새로운 도로명 주소체계가 시행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관련기관에서는 지난 1996년부터 2007년 4월까지 10여년에 걸친 연구와 체계개발을 통해 '도로명 새주소' 체계를 완성하고 각 지역별로 연차적인 계획으로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결과 2007년 4월 현재 우리나라 인구기준 약 68%에 이르는 대다수 도시지역과 지역기준으로는 약 44%에 이르는 시설물 설치를 완료했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적게는 수억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들여 각 세대주에게 새주소 안내문을 발송하고 새주소 시설물의 도로표지판, 건물번호판 부착 등 정부의 야심찬 도로명 새주소체계 완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실제로 많은 국민들에게 있어 도로명 새주소는 아직도 생소한 이야기일 뿐이다.

 

'도로명 새주소', 취지는 좋은데 생소하네
 

아직도 많은 국민이 이전의 지번 중심 주소체계에 익숙해 있고 인터넷 등 주소 입력 시스템 역시 도로명 새주소를 적용한 사이트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의 많은 사이트에서 조차 도로명 새주소 사용이 시작된 지 9개월이 훨씬 지난 현재까지 이전 주소 체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 이용을 위한 회원가입시에도 아직까지 이전 주소 입력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어 정부의 도로명 새주소 시스템을 무색하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정부 관련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기존 주소와 도로명 새주소를 함께 기록하는 방식을 통해 이용자들의 혼선을 최소화 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일반국민들에게 새주소는 남의 나라 일처럼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대 국민 홍보와 인터넷 회원 가입시 신규주소체계 시스템의 가동, 학교를 통한 새주소 교육 등 다양한 형식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2007년 12월 초 전국의 각 세대에는 대통령 입후보자들의 이력과 프로필 공약을 담은 선거공보가 배달되었다. 선거 공보 중 입후보자의 사무실 주소가 기록된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후보와 무소속의 이회창 후보 선거공보를 보니 주소가 이전 주소로 기록되어 있었다. 다른 후보들의 선거공보에는 사무실 위치나 주소, 연락처 등이 표기 되어 있지 않았다.

 

작은 부분이었지만 그같은 주소를 보면서 한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며 정책을 마련하고 집행하는 최고의 수장을 꿈꾸는 사람들의 허점을 볼 수 있었다. 도로명 새주소 사업은 10년 이상의 사업기간과 수백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정책 사업으로, 앞으로 그 최종의 정착까지는 많은 시간과 예산이 추가적으로 투입되어야 할 진행형 사업이다.

 

그런데 대통령 입후보자가 정부의 현재진행형 사업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선입견을 제공한 선거 공보는 결과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한 요인이 되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비록 선거 공보의 공약 내용이 입후보자의 모든 것을 이야기 해 줄 수 없듯이 주소 기록 하나의 실수로 전체를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하나는 우리에게는 지금 기존 주소 체계를 하루빨리 도로명 새주소로 바꾸고 그것을 이용해서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집과 사무실의 새로운 주소는 몇 번인지 지금 바로 확인하자. 새로운 주소는 행정자치부 새주소 안내 홈페이지(http://juso.go.kr)에서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태그:#창조한국당, #도로명새주소, #이회창, #행정자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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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그리고 조선중후기 시대사를 관심있어하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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