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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떻게 참았을까? 그칠 줄 모르는 눈이 밤을 이어 새해 아침인 오늘에도 계속 내린다. 꽁꽁 얼어붙은 하늘을 뚫고 하얀 눈이 내리고 있다. 새해 소망을 담은 사람들의 마음에 축복을 내리려는 듯이.

 

설레는 가슴으로 2008년 새해 아침을 맞았다.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과 함께 한 이 아침에 감사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남편과 아이들에게 입을 맞춘다. 새해 복 많이 받고 더 건강한 모습으로 올 한해도 힘차게 생활하자는 덕담을 나누면서. 어느새 엄마 키만큼 자란 아이들을 바라보는 이 순간이 너무 좋다.

 

새해의 소망을 안고 길을 나섰다. 충남 연기군 전의면에 위치한 비암사를 찾아 나선 길이다. 추운 날씨에 눈까지 내려서 그런지 인적이 드문 길, 주변에 핀 눈꽃이 환상적이다. 비암사 진입로는 군에서 새롭게 정비를 했기 때문에 시원스레 뚫려 있고 잘 포장이 되어 있었다.

 

연기군이 지난 2005년부터 3년에 걸쳐 총 16억5천만 원을 투자해 시원스런 2차선 도로를 개설하였기 때문이다. 진입로 입구에 100㎡규모의 수목공원을 조성했고 한 눈에 비암사를 찾을 수 있도록 상징탑과 이정표를 설치해 놓았다.

 

진입로 마지막 지점에는 주차장이 있다. 비암사 가는 길 도로구간 중 세심교 밑 200m지점은 제주도에 있는 일명 ‘도깨비 도로’와 같이, 150여m가 실제 1.2m의 높낮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낮은 지점에서 높은 지점으로 물체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킨다고 하여 도깨비 도로라 부르기도 한다.

 

전통사찰인 비암사는 도 지정문화재인 극락보전과 삼층석탑, 비지정문화재로 괘불1점과 부도2점이 보관돼 있으며, 수령 850여 년의 느티나무와 함께 아름답고 정교한 닫집이 극락보전 내에 자리 잡고 있는 연기군의 대표적인 사찰이기에 가끔씩 가족과 함께 찾곤 한다.

 

하얀 눈에 덮인 산사의 아름다움, 비암사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고요한 산속에 울려 퍼지는 은은한 풍경소리는 경건한 마음을 갖게 한다. 바람에 날리는 눈가루가 반짝반짝 빛을 내며 날아다닌다. 발목까지 쑥 빠지는 눈길을 걸어서 비암사의 품에 안긴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따뜻함이 느껴짐은 새해 소망을 담았기 때문이리라.

 

비암사의 모습을 한 컷 한 컷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사진에 담았다. 시린 손을 호호 불며 풍경을 담고, 중후한 범종을 담고, 부처님 미소처럼 부드럽게 둘러쳐진 담장을 사진에 담았다. 부처님의 자비가 온 세상에 가득 전해져 건강과 행복과 사랑이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팔장을 끼고 절 안팎을 돌아보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에서 새 희망을 느껴본다. 까르르 소리 내어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오늘만큼은 정숙이라는 이름으로 막고 싶지 않다. 지금 산사의 마당에는 우리 가족뿐이다. 깊게 쌓인 눈 속을 뚫고 여기까지 올라온 만큼 새해를 맞은 기쁨과 가족이 함께 하는 행복을 만끽하면 좋겠다.

 

남편은 어느새 카메라를 메고 산꼭대기를 향해 오르고 있다. 나무 계단으로 된 산길이 미끄러울까 걱정스러웠지만 아름다운 비암사 전경을 높은 산 위에서 담으려는 생각이기에 아이들과 함께 남편을 믿고 사진을 찍으며 기다리기로 했다. 한참을 지나서 돌아온 남편은 산사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서 우리들에게 선물하였다.

 

눈 내리는 2008년 새해 첫날, 가족과 함께 찾은 비암사에서 새해의 소망을 가득 담아본다.
우리 가족은 물론,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자비가 함께 하기를, 그리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웃음과 기쁨을 함께하고 사랑과 행복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인사를 건넨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덧붙이는 글 | 교통안내 - <조치원>-천안방면 1번국도-<전의>-공주방면으로 좌회전 691호 지방도(9.7km) -<전의면 금사리>- 다방미 방면으로 좌회전, 군도3호선(2km)-<비암사>


태그:#새해소망, #비암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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