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보러 오셨소?" 강원도 속초 시내에서 저녁식사를 하는데, 옆자리에 있던 일행들이 저희에게 넌지시 말을 건넵니다. 좀 전에 주인아주머니가 했던 질문을 다시 받은 샘인데, 그들은 좋은 곳을 소개해 주겠다며 조용한 항구 한군데를 추천해주었습니다.
작년에 가봤는데, 따뜻하게 모닥불도 피워놓고 떡국도 나눠주더라는 한 아저씨의 얘기에 모두 호응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사람에 치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지요. 반면, 속초해수욕장은 사람이 너무 많고 복잡하여, 미리 자리 잡지 않으면 바다가 아니라 사람 머리에서 떠오르는 해를 봐야할 지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런 현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결국 속초해수욕장에서 2008년, 새해 첫 해돋이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새해 첫날을 맞기보다는, 시끌벅적하지만 활기찬 사람들이 가득한 곳에서 함께 2008년 새 태양을 맞고 싶었습니다.
2008년 1월 1일 새벽 6시 속초 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왔는지, 주차장은 벌써 만차였습니다. 결국, 경찰관들의 인도를 받으며, 해변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골목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걸어 해수욕장에 당도했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언제 다 왔는지, 해변은 벌써 사람으로 띠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1시간 30분은 더 기다려야하는데, 벌써부터 자리 차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열성, 참 대단합니다. 해변 구석구석, 모닥불이 피워진 곳도 한사람 더 들어설 틈 없이 빽빽했습니다.
속초시에서는 따뜻한 음료와 촛불, 그리고 떡국 3000명분을 마련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저희는 우선 녹차 한잔에 몸을 풀고 새벽 6시 30분에 시작되는 '해돋이 공연'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전 7시 30분. 일출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오늘 예정 시간은 오전 7시 42분입니다. 저희도 해맞이를 할 자리가 있을지 걱정입니다만, 무작정 공연장을 빠져 나와 바닷가로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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