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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의 작가 이선미씨가 자신의 로맨스소설 <경성애사>에서 소설가 조정래씨의 <태백산맥>을 표절한 것으로 확인된 대목은 다음과 같다.

<태백산맥>
"남인태의 고향은 담양 옆에 있는 장성이었다. 그는 아홉 살 때부터 주재소의 소사 노릇을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는 반 농사꾼에 반노동자였다. 그래서 집안 형편은 소작인보다 더 쪼들렸다. 그 대신 그의 아버지는 땅밖에 모르는 농사꾼에 비해 세상 보는 눈치는 빨랐다. 읍내 중심가에서 품을 팔며 귀동냥 눈동냥 한 것들이 밑천이었다. (중략)


그를 하루 빨리 일본사람으로 만들고자 하는 아버지의 욕구는 거의 광적이었다. 일본말·일본글을 제대로 익힐 때까지 그는 거의 매일이다시피 회초리질을 당해야 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의 그런 광적인 욕구는 결코 헛되지 않았다. 그는 갈수록 일본 순사들의 사랑과 신임을 받았고, 독학으로 계속 검정고시를 치러 학력을 쌓아갔다. 그는 결국 아버지가 열망한 대로 일본 순사제복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경성애사>
"이강구, 그는 아홉 살에 주재소의 소사 노릇을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는 반 농사꾼에 반 노동자였다. 그래서 집안 형편은 소작인보다 더 쪼들렸다. 그 대신 그의 아버지는 땅밖에 모르는 농사꾼에 비해 세상 보는 눈치가 빨랐다. 그래서 그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뜻에 따라 소사 노릇을 시작해야 했다. 그를 하루빨리 일본 사람으로 만들고자 하는 아버지의 욕구는 거의 광적이었다.


일본말, 일본글을 제대로 익힐 때까지 그는 거의 매일이다시피 회초리를 맞아야 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욕구는 결코 헛되지 않았다. 그는 갈수록 일본 경찰들의 사랑과 신임을 받았고, 독학으로 계속 검정고시를 치러 학력을 쌓아갔다. 그렇게 해서 결국 아버지가 원하는 일본 경찰 제복을 입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태백산맥>
"지삼봉이가 지게에 관을 짊어졌고, 한 노인이 그 앞을 시름없이 걸어가며 요령의 울림도 없는 길닦음소리를 하고 있었다.

어으허으 어어허야 어얼럴러 어으히야 가네가네 나는가네 인생육십한평생을 못채우고 나는가네 어으허으 어어허야 어 얼럴러 어으히야삼수갑산 넘을적에 왜왔느냐 물음받고 내뭐라고 답변할꼬 어으허으어어허야 어얼럴러 어으히야 굶고굶어 왔다는말 서럽고도 남새시러득병했다 답할라네 어으허으 어어허야 어얼럴러 어으히야.

한 노인의 사설을 잇고 받치는 소리에 언제부터인가 지삼봉의 컬컬하고도 어기찬 목소리가 가락을 타고 있었다. 한 늙은이와 한 젊은이의 저 깊은 속에서부터 솟아올라 터지는 것 같은 그 길게 늘어지면서 감기고 다시풀려 휘돌아 흐르는 소리는 서러운 울음인 듯 괴로운 통곡인 듯 사월의 허기진 푸름 속으로 물굽이를 이루며 퍼져나가고 있었다."

<경성애사>
"한 젊은이가 지게에 관을 짊어졌고, 그 아비인 듯 보는 노인이 앞서서 시름없이 걸어가며요령의 울림도 없는 길 닦음 소리를 하고 있었다.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북망 고개로 나는 간다.
인생 60 한평생을
못 채우고 나는 간다.


여흐 여흐 여흐 여흐
너거나 넘자 여흐 넘자.
산수갑산 넘을 적에
왜 왔느냐 물음 받고
내 뭐라고 답변할꼬.


여흐 여흐 여흐 여흐
너거나 넘자 여흐 넘자.
굶고 굶어 왔다는 말
서럽고도 남새시러
득병했다 답할라네.


여흐 여흐 여흐 여흐
너거나 넘자 여흐 넘자.
이제 가면 언제 오나.
북망산이 멀고 먼데
노자 없이 어이 가리.


여흐 여흐 여흐 여흐
너거나 넘자 여흐 넘자.


노인의 저 깊은 속에서부터 솟아올라 터지는 것 같은, 그 길게 늘어지면서 감기고 다시 풀려 휘돌아 흐르는 소리는 서러운 울음인 듯, 괴로운 통곡인 듯, 9월의 허기진 누름 속으로 물굽이를 이루며 퍼져나가고 있었다."

<태백산맥>
"어머니가 불안에 시달리며 혼자 누워 있는 집을 보듬듯이 하고 있는 풍성한 대숲이 느린 흔들림의 물결로 바람을 타고 있었다. 그 흔들림의 물결이 흐르는 굽이를 따라 무수한 햇빛의 조각이 반짝이고 있었다."


<경성애사>
"풍성한 대숲이 느린 흔들림의 물결로 바람을 타고 있었다. 그 흔들림의 물결이 흐르는 굽이를 따라 저녁노을의 붉은 조각이 반짝이고 있었다."


<태백산맥>
"어허어, 싸게싸게 갖고 와, 늦어뿔먼 못 묵어, 어허어, 찹쌀엿, 찹쌀엿, 달고 맛난 찹쌀엿……." 무당이 바라소리에 맞춰 춤을 추듯 엿장수는 커다란 가위를 철그렁거려 박자를 맞춰가며 걸찍한 목소리로 잘도 주워섬기고 있었다."


<경성애사>
"사시오, 달고 맛난 찹쌀엿, 빨리빨리 갖고 오쇼. 늦으면 못 먹습니다. 자, 꿀보다 단 찹쌀엿……." 무당이 바라소리에 맞춰 춤을 추듯 엿장수는 커다란 가위를 철그렁거려 박자를 맞춰가며 걸쭉한 목소리로 잘도 주워섬기고…."


<태백산맥>
"중앙에 두 마리의 봉황이 마주 보며 온갖 색깔의 휘황한 꼬리를 양쪽으로 길고 길게 늘였는데, 그 꼬리는 수평으로 나가다가 자연스럽게 꺾여 수직으로 늘어져 있었고, 두 개의 긴 꼬리가 만든 넓적한 직사각형 가운데에 '壽 ·福' 두 글자가 다섯 송이씩의 줄장미 꽃송이에 떠받치듯 자리잡고 있었다."


<경성애사>
"중앙에 두 마리의 봉황이 마주 보며 온갖 색깔의 휘황한 꼬리를 양쪽으로 길게 늘였는데, 그 꼬리는 수평으로 나가다가 자연스럽게 꺾여 수직으로 늘어져 있었고, 두 개의 긴 꼬리가 만들어낸 넓은 직사각형 가운데 '수壽·복福' 두 글자가 다섯 송이씩의 검은 딸기 꽃송이에 떠받치듯 자리잡고 있었다."


태그:#이선미, #경성애사, #태백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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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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