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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에서 출교철회 천막농성을 하는 학생들이 2일 오전 농성장 앞에서 새해 첫 집회를가졌다. 이날 집회에서 학생들은 2008년엔 반드시 강의실로 돌아가자고 뜻을 모았다.
 

2006년 4월 20일 시작한 고려대 출교 철회 천막농성은 이날 623일째를 맞는다. 지난 2007년 10월 법원이 고려대 당국의 출교조치가 무효라고 판결하여 학생들이 강의실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열리는 듯 했으나, 2007년 11월 '고려중앙학원'은 학생들에 대한 출교조치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법원에 항소를 했다.

 

고려대 당국에 출교조치를 당한 사회학과 김지윤 학생은 “고려대 재단은 출교문제를 계속 이어가려 하고 있다”며 “이는 교육 차원이 아니라 진보적 사상을 탄압하겠다는 차원”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고려중앙학원은 최근 법원에 낸 항소장에서 “원고(학생)들이 소속된 단체와 학생활동의 정향”을 보아야 한다며 삼성 이건희 회장 명예박사학위 수여 반대시위와 민주노동당  지지활동 등 출교조치를 당한 학생들의 이전 활동 경력을 문제 삼았다.

 

이날 집회에서 고려대 출교반대 대책위 활동을 하는 물리학과 박제균 학생은 “학생회관에서 (출교철회 농성) 영상물을 보며 눈물을 감추려해도 참을 수가 없었다”며 “(2008년) 새내기들에게도 알렸으면 좋겠다”고 뜻을 밝혔다.

 

또 그는 “출교는 사회란 곳의 모순이 대학에서 표출된 것”이라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대학이란 공간에서 출교 철회를 시키는 것은 대단히 소중한 일”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당국에게 출교조치를 당한 법학과 조정식 학생은 “어떤 노래가사를 보면 스티로폼 한 장 깔면 얼마나 가겠느냐 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20대 중반에 시작한 농성이 이제 20대 후반에 이르렀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보수적이라고 하는 법원에서도 출교조치가 무효라고 판결한 것과 얼마 전 학내 시설관리노동자들과 함께한 송년회에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할 정도로 출교철회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며 “2008년에는 강의실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다고 했다.

 

조정식 학생은 "2008년에는 출교생을 포함한 모두가 자신의 공간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는 이야기로 말을 맺었다.

 

하지만 고려대 당국의 태도는 냉정하다. 최근 ‘고려중앙학원’은 법원에 낸 항소장에서 “(출교대신 퇴학조치를 할 경우)퇴학마저 이들에게는 큰 훈장이 될 뿐”이라며 출교조치를 거둘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뿐 아니라 고려중앙학원은 2007년 12월 본관과 중앙광장 등 학교 안 중요한 길목 38곳을 지도에 표시해 그곳에서 학생들의 천막농성을 금지하는 ‘방해금지가처분’ 소송을 냈다.

 

고려대 당국이 이처럼 학생들을 출교하려고 하지만 학생들은 올해에도 변함없이 강의실로 돌아가는 활동을 이어나겠다고 밝혔다. 새해 첫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집회가 끝난 뒤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담은 흰색 천을 농성중인 천막에 매달았다.


태그:#고려대, #출교, #천막농성, #학생, #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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