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반도대운하'가 새해부터 여론의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인수위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지만 시기에 관한 논란일 뿐 대운하 건설 자체에 대한 찬반은 없다. 인수위는 이미 '한반도대운하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여 이정표를 작성하여 건설단체와 함께 반대 여론을 찬성여론으로 돌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동관 대변인은 "앞으로 갖가지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여론을 의식한 발언이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반대 여론을 청취하는 것이지 반대론자들의 말을 들어 한반도 운하 건설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다.

 

장석효 TF팀장은 지난 해 12월 28일 국내 5대 건설사 사장과 만나 대운하 사업을 설명했다. TF 차원에서 다음 달에는 네덜란드 민관 운하 전문가들을 만난다. 사업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특히 한반도대운하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승환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대운하특별법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반대여론 '청취'만 하는 한반도대운하 추진

 

한반도대운하 건설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다. 찬성론자들은 경제 효과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반대론자들은 없다고 한다. 건설 이후 경제 효과를 정확하게 결론 내리기는 힘들지만 일단 건설과정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건설업계 이윤 증가 효과가 분명 있다.

 

하지만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쉽게 결론 내릴 수 없다. 건설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를 국회가 특별법을 제정할 것인가? 아니면 반대와 신중론을 주장하는 국민투표에 부칠 것인가이다.

 

대운하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승환 의원이 18대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발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민 여론을 묻겠다고 했지만 이는 겉치레에 불과함을 스스로 고백하는 말이다. 17대는 한나라당이 다수당이 아니다. 18대 다수당이 되면 특별법을 쉽게 제정하여 대운하 건설을 밀어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대운하는 우리나라 5대강을 다 헤쳐놓는 일이다. 국가적 사업이다. 행정수도 이전보다 더 큰 사업이다. 이명박 당선인은 서울시장 재직시절에 행정수도 이전은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 이래 가장 큰 국가 사업을 다수당이 되어 특별법을 제정하여 추진하겠다는 논리는 불도저식 개발논리의 전형이다. 밀어붙이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은 21세기 사회에서는 적용될 수 없다.

 

반대단체의 의견 수렴이 중요하지 않다. 대운하 건설 추진은 확정해놓고 의견 수렴을 듣는다는 것은 어쩌면 반대 단체를 들러리 세우는 모욕이다. 정말 이명박 당선인이 추진하고 싶으면 국민을 완전히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논리를 앞세워 여론을 왜곡시키는 설득이 아니라 반대단체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렴하며, 경제 효과를 정확히 밝히고, 환경 파괴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특히 환경파괴 부분은 요식행위가 아니라 환경단체 자료에 근거해야 한다.

 

공청회도 건설 강행을 위한 찬성론자들의 공청회가 아니라 반대론자들이 반대 논리를 거리낌없이 밝힐 수 있는 공청회가 되어야 한다. 공청회 개최 수도 한 번이 아니라 많이 할 수록 좋다.

 

'다수당'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국민에게 물어라

 

그 다음에 최종 판단은 국회가 아니라 국민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 국회 다수당이 되면 특별법을 제정하여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독재개발 발상과 똑같다. 경제성·합리성·친환경성 어느 것도 분명히 밝혀진 것이 없는데 국가의 대사업을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무조건 밀어붙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대운하 공약이 이 당선인의 1순위 공약이지만 나라와 환경, 미래를 생각해 마지막 순위에 놓는다 해서 국민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약 하나 지키지 못한다고 비판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운하가 어쩌면 7% 경제 성장 공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5년을 위하여 100년, 200년 아니 한반도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 수는 없다. 대운하 건설은 신중하고 신중해야 한다. 반대론자들의 말에 귀를 닫아 밀어붙인 한반도 대운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극적으로 만들 수 있는 공약임을 명심해야 한다.


태그:#한반도 대운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