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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줌마’는 힘이 너무도 센 나머지 ‘제3의 성(性)’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아줌마 파워’에 ‘엄마의 힘’을 보태면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 힘이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경남 양산 범어에 사는 주부 이경진씨는 고등학교 이후로 음악이론을 배운 적이 없는 작곡 분야의 문외한이다. 그런 그녀가 <독도연가>라는 제목의 음반 전부를 직접 작사 작곡하여 싱글CD를 제작해 발매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음반기획사나 매스컴의 힘을 빌리지 않고 혼자 만들고 혼자 알리느라 이씨가 거주하고 있는 양산지역에서도 홍보가 되지 않은 상태. 모두 1000장을 만든 가운데 750여 장은 이웃을 비롯해 알음알음 전달됐고, 아직도 200여장 정도가 남아 있다고 한다.
 
“혼자서 일을 저지른 지도 이제 1년 반이 다 돼 간다”는 ‘나 홀로 싱어 송 라이터’ 이경진씨는 이즈음 또 다른 음반을 준비해 두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는 양산을 끼고 흐르는 대표적 지역하천인 ‘양산천’을 노래하는 내용으로 이미 많은 곡을 쓰고 가사를 붙여놓은 상황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새해벽두에 그녀를 만나 <독도연가>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 보았다.
 
- 어떻게 음반 만들 생각까지 했나요?
“요즘 일본사람들 외교정세가 불리하니까 입을 닫고 있지만 독도문제는 심심하면 한 번씩 불거지곤 하잖아요. 제가 <독도연가> 만들 때도 그런 때였는데, 하루는 라디오를 듣는 중에 ‘독도는 우리 국토의 막내’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막내’라는 그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짠’해졌고, 당장 독도에 대한 사랑을 담아 작사 작곡에 들어갔지요.”
 
그녀에게는 딸이 셋이나 있는데 그중 막내딸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막내에게는 뭔가 애린한 정이 있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그 딸을 바라보는 심정이었을 그녀를 그려볼 수 있었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우리  뇌리 속에 각인을 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러려면 귀로 듣고 입으로 자꾸 되뇌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았지요.”
 
“주로 차를 타고 가다가 곡이 떠오르면 집에 와서 컴퓨터에 입력을 해서 다시 악보로 그리는 작업을 했지요. 전공이 아니라서 최소한으로 악보형태만 갖추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표현하고 싶은 부분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참 힘들었지요.”
 
“작사와 작곡은 되어 있던 차에 2006년 6월경 아는 분의 소개로 음반제작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첫 작품이라 경험도 부족하고 여러 가지로 부족한 부분들이 많았는데 노래를 부른 가수가 좀 더 호소력 있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노래를 부르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 독도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보이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는 당연히 한국인이니 우리나라를 많이 사랑합니다. 그래서 일본인들이 자기네 나라를 사랑하는 것을 나무라고 싶진 않습니다. 그런데 일본사람들은 그 사랑이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것 같아요. 호시탐탐 남의 땅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걸핏하면 이 땅을 노략질하고 침탈하려고 하니 때로 악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늘상 당하기만 하고, 더구나 어미(본토인 한반도)로부터 외딴 곳에 떨어져 사는 막내, 우리 국토의 막내 같은 독도를 생각하면 애틋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마음이 되어 막내자식 같은 독도를 더욱 사랑하게 됐습니다.”
 
그녀의 전공은 도서관학으로, 독서를 즐기고 역사나 문화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동네 친구들과 함께 사군자를 배워 동료들과 함께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부녀회 활동을 통해 마을 일을 돌아보고 관심을 갖는 것에도 그녀는 남다른 열정이 있다.
 
그리고 빠뜨릴 수 없는 것은 그녀의 남편 김의식씨(보성통상 대표) 얘기인데 대학 2학년 때 미팅으로 만나 결혼을 했다고 한다. 그리크지 않은 사업체의 사장인 남편은 날마다 ‘칼 퇴근’을 할 정도로 성실하고 가정적이며 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지난 번 음반을 낼 때에도 재정적으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맡아주기는 했지만 앞으로 발매할 음반제작에 대해서는 은근히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예요. 또 사고를 치려고 덤벼드니 어찌 걱정이 안 되겠습니까. 그렇지만 이번에도 도와줄 거라 믿어요.”
 
사고를 칠 정도로 넉넉한 삶을 사는데 대해 부러운 것보다 계속해서 사고를 쳐도 믿고 믿고 지지해주는 남편을 둔 이경진씨가 못내 부럽다.
 
아내의 특별한 재주가 자랑스러워서 일까? 아니면 독도와 나라, 그리고 지역사회를 사랑하는 마음에 공감대가 형성돼서일까?
 
요즘 가수들도 돈이 안 돼 좀처럼 내지 못하는 음반인데, 수익성과 상관없이 순수한 열정만으로 용기있게 제작에 나서는 이들 부부가 참으로 기특하게 여겨졌다.

덧붙이는 글 | 한소리타임즈


태그:#독도, #이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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