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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의 이미지광고 ‘고맙습니다-뉴욕 타임스퀘어 편’
삼성그룹의 이미지광고 ‘고맙습니다-뉴욕 타임스퀘어 편’ ⓒ samsung

이미지 광고로 실추된 이미지 만회?

삼성 로고가 현란하게 돌아가는 뉴욕 타임스퀘어의 광고탑과 삼성 특유의 블루컬러에 삼성모바일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축구복을 입은 프리미어리그 소속 첼시팀의 경기 장면이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배경음악과 함께 계속해서 노출되는 삼성의 이미지광고를 본 적 있는가. 하루에 적어도 한 시간 이상씩 TV를 보는 이들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시청할 수 있는 바로 그 광고. 이른바 <고맙습니다-뉴욕 타임스퀘어 편>을 두고 하는 말이다.

기자는 지난해 말부터 갑자기 TV에 삼성계열사들의 특정제품에 대한 광고가 아닌 그룹차원의 이미지 광고가 집중적으로 방영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삼성의 가증하고 속 보이는 홍보 전략에 쓴 웃음을 지어야만 했다.

마치 80년 전두환 군사정권 집권초기에 5·18 광주학살의 만행을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씻어내기 위해 3S(스포츠, 섹스, 스크린 집중육성) 전략을 교묘하게 진행시켰던 것처럼, 삼성도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자신들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세척해버리고 ‘우리 삼성이 이만큼 국익을 위해 애써왔다’는 식의 치졸한 세뇌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걸 알아냈기 때문이다.

기름 낀 양심, 삼성을 닦아내자!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바다, 결국 삼성의 책임이라고 외치는 환경운동연합 회원들.
기름 낀 양심, 삼성을 닦아내자!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바다, 결국 삼성의 책임이라고 외치는 환경운동연합 회원들. ⓒ 환경운동연합

지난 5일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 30일째를 맞아 충남 태안 현지, 구름포와 십리포 해수욕장에서는 '삼성'의 책임을 따져 묻는 퍼포먼스가 열렸다.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을 포함한 자원봉사자 1천여 명이 모여 ‘기름 낀 양심, 삼성을 닦아내자’는 슬로건 아래 삼성의 만행을 규탄하는 행사였다. 이들은 함께 모여 “삼성은 책임져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방제작업이 펼쳐지는 해변가에는 ‘made in 삼성, 삼성은 책임지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가로 길이가 10m는 족히 넘어 보이는 대형현수막도 내결렸다.

한 달이 넘고 해를 넘기도록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는 기름때 제거에 나서며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데, 사고의 원흉인 장본인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지역주민들은 물론이고 방제작업을 돕기 위해 서해안을 찾고 있는 봉사자들에게서 마침내 책임규명을 요구하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서해안 기름유출사고를 마치 자연재해인양 덮어 버리려고 미봉책을 쓰고 있는데, 국민들은 삼성이 이번 사고에 대해 100%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만일 삼성이 끝까지 책임을 지지 않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얼버무리려 한다면 전 국민이 삼성을 규탄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각 지역 환경운동단체들을 중심으로 삼성을 타깃으로 한 항의집회들이 속속 준비되고 있다. 만일 이같은 모임들이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등에 업고 일파만파로 확산되면 삼성도, 정부도, 그 누구도 걷잡을 수 없는 중대국면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사과 한 마디 없는 삼성그룹에 대해 민심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상황에 삼성은 사과는커녕 광고비를 물 쓰듯 하며 이미지 광고에만 열을 올리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서해안 생태계 망치고도 묵묵부답...한계를 넘은 대기업의 부도덕

 환경연합회원의 한 사람으로 방제작업에 동참한 가수 이현우씨의 모습.
환경연합회원의 한 사람으로 방제작업에 동참한 가수 이현우씨의 모습. ⓒ 환경운동연합

서해안 주민들과 국민들은 이같이 후안무치한 삼성의 모습을 보며 아연실색하고 있다. 정녕 재벌은 어떤 죄를 저질러도 전혀 손댈 수 없는 성역이란 말인가. 서해안 주민들을 단번에 절망의 나락으로 내몬 죄를 어찌 배를 몰던 말단 직원들의 단순과실로만 처리할 수 있다는 말인가. 백번 죽어 마땅한 죄를 저지르고도 꿈쩍도 하지 않는 재벌 삼성의 부도덕함에 치가 떨린다.

삼성 측은 “현재 방제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공식사과 등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너무도 태연하고도 느긋한 반응만을 내놓고 있다. 대관절 삼성이 어디서 방제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을 검토하느라 아직도 공식사과를 못하고 있단 말인가? 공식사과를 검토한 뒤에 한다니, 당장에 해야 되는 일이 아니던가? 또한 공식사과로 끝날 일이던가? 서해안 주민들의 울분과 한이 풀어질 만큼 피해보상에 즉각 나서야 되는 일 아니던가? 이게 해상보험만으로 해결될 일이던가?

숨겨져 있던 엄청난 비리가 폭로 되던 순간에 일어났던 사건. 공교롭게도 이건희 회장이 말년에 검찰에 들락거리며 관재수에 시달리기 직전에 발생했던 서해안 기름유출 사태. 국민들이 의혹의 눈길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가히 지나치다 싶을 만큼 기막힌 타이밍이 아니었던가?

삼성이 적극적인 사과와 피해보상에 나서지 않는 한 이같은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말 것이다. 오늘 이 시간도 삼성그룹의 공적을 자랑하는 CF가 TV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너무도 잘 만든, 완성도 높은 이미지광고인데 기자의 눈에는 이 광고가 왜 이리 어지럽고 역겹게만 느껴질까? 기자만 그런 걸까?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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