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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용기 있는 자를 사랑한다.-'베르길리우스'
 
 작년 모 신춘문예 작품에는 '남편을 빌려드립니다'란 희곡 작품이 있었다. 문학 작품이라고만 생각했으나, 현실 속에 '만능아빠, 불러만 주세요.' 뭐든지 맡기기만 하면 척척 해결 해주는 심부름 센터가 우리 동네(해운대구 좌동)에도 생겼다.
 
 
 년 전에는 보지 못했던 삼륜 오토바이가 바로 '만능아빠' 심부름 센터이다. 지붕까지 있는 삼륜 오토바이의 생긴 모양 때문인지, 지나가는 발걸음들은 일단 걸음을 멈추고, '만능아빠, 뭐든지 맡겨만 주세요', 부착된 스티커에 반색하며 신기해 한다.
 
 
  우리 동네 한바퀴 돌다보면 정말 신기한 풍경을 자주 만난다. 이른바 '카샵'도 유행하고 있다. '어머, 귀걸이...이쁘다..!'' 멀리서 보고 다가오는 손님들 틈에 끼어서 나도 찰랑거리는 귀걸이를 골랐다. 거의 귀걸이만 진열되어 있다.
 
 카샵 주인은 어디 갔을까. 나그네들만 모여서 귀에 걸고 거울을 들여다보고 사야겠다 마음 먹지만 주인은 오래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앙증맞게 차린 카샵은 행인들에게 인기도 좋다. 찬찬히 살펴보니 그리 큰 밑천이 필요치 않을 것도 같다. 주위의 경제한파로 문 닫은 액세서리 상가에 비하면, 우선 비싼 월세가 없다. 가게세가 없으니 파는 물건이 싸다. 싸니까 소문이 나서 장사가 잘 된다. 
 
 정말 운전 면허증 하나 있으면, 사장님 되는 일은 순식간인 것 같다. 그래 운전 면허증 없어도, 오토바이 면허 정도는 있어야 겠다. 사람이 살다가 어떤 위기를 맞을지 알 수 없는 일. 요즘 시대를 살아가려면, 꼭 운전 면허증은 필요하다.

 
  현실에서 '운전 면허증'이면 주민증은 필요치 않다. 미래에는 주민증은 사라지고 운전면허증으로 통용되지 않을까.
 
 
  동네 좌판은 거의, 불시에 이동이 용이한 차량 좌판이 많다. 31번 종점에서 만난 용달 트럭 좌판은, 그냥 좌판과 또 달랐다. 마치 갑판 위에 겨울 덕장을 차린 것 같아서 눈에 확 띄었다. 좌판 건어물 장수 아저씨가 차에 내리자, 삼삼오오 주부들이 우르르 몰려들고, "어머, 아이디어가 너무 좋네요" 하고 한 아주머니가 말하자, 좌판 주인 아저씨는 기분 좋게 웃으신다.
 
 아저씨 말을 빌리면, 이렇게 건어물을 싣고 다니면, 사는 손님들이 건어 상태도 잘 알 수 있고, 건어물이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주문하면 먼 곳이라도 배달해 준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디어가 좋다.
 
  정초 해운대 해월정에 새벽 일찍 나왔더니, 옥수수 삶는 냄새가 구수했다. 해가 돋길 기다리는 사이 허기가 져서 옥수수 빵을 샀다. "어머, 아저씨 오늘 많이 파시겠어요?" 하고 말하니, 아저씨는 주로 사람이 많이 모인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장사를 하신다고 한다. 목이 좋은 곳은 다 임자가 있어서, 아저씨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을 찾아다니며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좌판은 세상의 거울. 빠르고 편리한 것을 좋아하는 세태. 좌판 장사도 이에 따라서 배달이 많다. 전업 주부들도 부업을 생각지 않을 수 없는 현실. 밑천 없이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부담없이 시도해 볼 수 있겠다.
 
 가까운 일본에는 주부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생선 배달을 많이 한다고 한다. 배달은 단골이 생기게 되고, 배달만 해도 수입은 괜찮다고 한다.
 
  요즘은 채소 과일 장수 아저씨 아줌마들은 운전을 해야 장사를 할 수 있다. 무슨 일이든 망설이기 보다는, 일단 시작해서 성실히 하다보면 단골이 생긴다고 한다.
 
 올해는 나도 자전거 배달을 해 볼까. 오뎅 파는 포장마차 아줌마의 말로는, 오뎅과 떡볶기도 배달 주문이 많은데, 배달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힘들다고 하신다.
 
 젊은 층의 일거리가 없다고 모두들 걱정하지만, 일은 하고자 하는 의욕이, 무한정 생산케 하는 것이 아닐까.

태그:#신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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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곧 인간이다고 한다. 지식은 곧 마음이라고 한다. 인간의 모두는 이러한 마음에 따라 그 지성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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