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은 SF영화 <미스트>(감독 프랭크 다라본트)의 시사회 날이었다. 이 날 열린 여러 곳의 시사회 중 용산CGV에서 진행된 시사회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네이버, 다음, 싸이월드, 인터파크, 씨즐, 맥스무비, 티켓링크 등 국내 내로라하는 포털사이트 및 영화 예매 사이트들이 일제히 이곳에서 시사회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시사회는 사전에 경품 이벤트를 시행하여 당첨된 사람들에게 무료 티켓을 나누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티켓을 받은 관객들은 그것을 가지고 영화관에 입장하여 무료로 영화를 감상하면 되는 것이었다. 취지도 좋고 진행 방식에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시사회 장소를 제공한 용산CGV나 이벤트를 진행한 업체, 그리고 영화 배급사의 소홀한 준비 탓에 이날 모인 관객들은 엄청난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우선 7개 업체들이 일제히 시사회 이벤트를 진행하고 같은 장소에서 티켓을 배부하다 보니 관객들은 자신이 어디에서 티켓을 받아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었다. 줄을 서다가도 어느 업체의 줄인지 몰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기가 일쑤였다. 각 업체들이 조금만 더 신경을 써서 이정표나 현수막을 세워 두었다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런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냥 <미스트> 현수막만이 유일하게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이런 이벤트를 처음 진행하는 것이 아닐 텐데도 매번 이런 식으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용산CGV 매표소 앞은 일순간에 엄청난 혼잡에 휩싸였다. 관객들로 뒤엉켜 통행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다급한 업체들은 앞에서 “여기는 무슨 줄입니다”라고 제각각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관객들은 그에 따라 일일이 줄을 확인하며 옮겨야만 했다. 시사회장인지 시장판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분위기였다. 게다가 영화 시작 한 시간 전부터 티켓을 배부한다고 하여 미리부터 줄을 선 관객들도 있었는데 이런 혼잡 속에 시간은 지체되고 줄이 계속 바뀌면서 일찍 온 관객들은 더 큰 피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시사회 티켓을 받아 영화를 관람한 전수민(서울 영등포구 거주)씨는 “공짜 관객이라고 너무 배려를 안 해주는 것 같다. 이런 불편과 혼잡을 감수하며 영화를 볼 바에야 앞으로는 차라리 돈을 내고 영화를 보겠다”는 말로 불평을 토로하였다. 영화와 기업 홍보를 위해 기업과 관람객들에게 모두 좋은 일이 되어야 할 시사회 이벤트가 이렇게 관객들의 불편만 초래한다면 차라리 이벤트를 안 하느니만 못할 것이다. 공짜로 입장하는 관객들도 모두 자신들의 고객이라는 것을 기업들이 알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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