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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안희정 총선예비후보(충남 논산,계룡,금산)의 '담금질' 출판기념회에서 안희정씨가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 영상메시지를 보며 눈물 닦고 있다.
 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안희정 총선예비후보(충남 논산,계룡,금산)의 '담금질' 출판기념회에서 안희정씨가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 영상메시지를 보며 눈물 닦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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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동업자' 안희정씨가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충남 논산·계룡·금산에 총선예비후보로 등록한 안씨는 8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담금질- 안희정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책으로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450석의 좌석이 모자라 100명 정도는 서 있었고, 출판기념회에는 이례적으로 기자석도 준비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해찬 전 총리, 정세균 전 열린우리당 의장, 유시민 의원, 안씨의 후원회장인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병준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노무현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인 이기명씨, 역시 후원인인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 영화배우 문성근씨,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 청와대 전 수석들인 이백만, 조기숙, 서주석, 전해철, 박남춘, 이정호씨,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이광재, 서갑원, 김형주, 백원우, 윤호중, 김태년 등 친노쪽 의원들과 오영식, 이인영, 민병두, 우상호 의원 등도 참석했고, 김경수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 등 청와대 비서관들의 모습도 보였다. 지역구 주민들도 자리를 같이했다.

사회를 맡은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은 "'노무현의 안희정'에서 '정치인 안희정'으로 출발하는 자리"라며 "오늘 (책이 많이 팔려서) 출판 기념회가 돈은 좀 될 것 같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보낸 대형화환이 놓였고, 안씨는 그 앞에서 팬클럽인  '안아요(안희정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나눠요)' 회원들과 함께 손님을 맞았다. 안씨가 썼던 글을 인용해 "폐족(廢族, 조상이 큰 죄를 짓고 죽어 그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가문, 족속)들이 다 모였다"는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노 대통령 "희정씨의 성공은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성공"

안희정 총선예비후보 '담금질' 출판기념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축하 영상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안희정 총선예비후보 '담금질' 출판기념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축하 영상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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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안희정씨가 출판기념회를 한다고 하니까 공연히 제가 하는 것처럼 가슴이 설렌다"며 "저 때문에 많은 희생을 겪었던 사람, 그래서 세상으로 자기 걸음을 내딛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다"는 동영상을 보내 축하했다. 안씨는 이 동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책도 책이지만 희정씨가 세상으로 나가는 것을 알리는 자리"라며 "희정씨의 성공은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의 성공이 될 것이고 나가서 우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씨의 책은) 솔직히 말씀 드리면 읽기가 힘든 책이지만 읽고 나서 보람이 있었다"며 "내용이 안 좋으면 어떠냐? 안희정 책입니다, 책 많이 팔아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대선 패배 이후 집중적인 비판을 받아 온 친노 쪽 인사들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채무감과 동시에, 안씨에게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안희정 동지는 20년간 정치를 했는데, 국회의원 한 번도 못하고 궂은은 일만 주로 맡아서 했다"며  "유시민 의원도 정치를 같이 시작했는데 벌써 두 번 국회의원했으니까 이번에 안 해도 되고, 저도 5번 했으니까 돼도 좋고 안 돼도 좋은데, 안희정 동지만큼은 꼭 국회의원을 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당선되면 걸출한 정치인이 될 것 같다"며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 보면 당기가 있고 북한 사람들 만났을 때도 당당한 면을 봤다, 정치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칭찬했다. 또 "노 대통령의 후계를 이끌어가고, 철학을 발전시키는데 좋은 동업자이기 때문에 노 대통령의 정치 철학을 발전시킬 재목으로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유시민 의원도 "같은 일을 해왔지만 지난 5년간 행운과 불행이 저와 안씨를 갈라놓으면서 저는 혜택을 받았고 안씨는 빚을 지고 그늘만 골라다녔다"면서 "4월 총선에서 둘 다 성공할 수 없다면 안씨가 성공하는 쪽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5년간 기회를 못 살린 저는 고향인 대구로 갔는데, 안씨는 그래도 조금 따뜻한 곳에서 새출발하게 돼서 정말 다행"이라며 그의 당선을 기원했다.

안씨와 함께 노무현의 양팔로 불린 이광재 의원도 "희정이가 어두운 터널의 끝에 와 있다"며 "용띠인 희정이를 살아있는 용으로 만들어달라, 논산에서 대선 후보(이인제 의원)을 이기고 된다면 그 전도가 어디까지 갈지 다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미움·원한 뒤로 하고 사랑과 꿈으로 하는 정치하겠다"

안희정 총선예비후보가 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담금질' 출판기념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희정 총선예비후보가 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담금질' 출판기념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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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는 "노 대통령의 퇴임과 함께 새 출발을 해야 한다, 미움으로 세상을 보던 것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의 반듯한 주류세력이 되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며 "이 역사를 자랑스레 계승해 아버지대와는 다른, 진일보한 새로운 정치의 틀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우리 정치는 한 하늘 같이 이고 살 수 없는 원한으로 해온 것이었지만, 이제 우리 대에 이것을 끝낼 때가 왔다"며 "미움과 원한과 대립과 투쟁을 뒤로 하고 내가 갖고 있는 사랑 꿈·비전·소신으로 하는 정치가 새 정치의 중요한 첫번째 키"라고, 상생의 정치를 강조했다.

또 "노무현 가문으로서의 의리를 지키는 것은 기본이고, 귀신이 곡할 정도로 실력 있게 이 사회 새로운 민주주의의 출발을 알리겠다"며 "민주화운동의 자랑스러운 후예로서 새로운 민주주의 위한 이정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안씨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1등공신이었음에도 지난 5년간 사실상 유배 상태였다. 역으로 그 때문에 별다른 흠을 입지 않았고, 그가 스스로 '폐족'이라는 말을 할 정도의 상황에서 '노무현 가문'의 부흥을 이끌 새로운 기대주로 가문 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결과는 역시 4월 9일 총선에 달렸다.


태그:#안희정, #이해찬, #출판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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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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