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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시는 유산, 어곡, 산막, 소주공단 등 수많은 산업단지가 몰려있어 그 어떤 지자체보다 관계당국의 화재예방을 위한 만반의 준비와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청되는 지역이다.
 경남 양산시는 유산, 어곡, 산막, 소주공단 등 수많은 산업단지가 몰려있어 그 어떤 지자체보다 관계당국의 화재예방을 위한 만반의 준비와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청되는 지역이다.
ⓒ 최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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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천 냉동창고 화재’와 같이 수십 명의 인명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대형화재들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공장이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인들의 무성의한 화재예방노력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나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힘겹게 일하다 숨진 ‘이천 냉동창고 희생자들’ 대다수가 일용직 노동자 또는 외국인노동자였다는 보도가 나가자 국민들은 지금도 경악과 슬픔에 빠져 있다.

그중에서도 신원확인조차 불가능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죽음은 국민들의 가슴을 더욱 저미게 만들고 있다. 잘 살아보겠다고 취업차 만리타향 떨어진 이국땅에 왔다가 잿더미가 된 채 숨져갔으니 그 서러움이 더욱 짙게만 느껴진다. 이들은 외화벌이를 위해 ‘열사의 땅’ 중동도 마다하지 않았던 70년대 우리 부모님들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서울 화계사(수경스님)가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2시 경내 야외무대에서 이주사망 노동자를 위한 천도재를 봉행했다.
 서울 화계사(수경스님)가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2시 경내 야외무대에서 이주사망 노동자를 위한 천도재를 봉행했다.
ⓒ 화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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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화재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외국인노동자들이 거주하는 공장 내 기숙사도 대형화재를 부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외국인노동자 대부분은 생활비 절감을 위해 숙식이 제공되는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문제는 공장 내 기숙사들 대부분이 화재에 취약한 조립식 패널로 지어져 있다는 점.

부산 기장군 정관산업단지 내 모 특수고무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베트남 출신 정스원 브웡씨는 “공장기숙사가 조립식 패널로 지어져 있으며, 난방은 전기패널이나 전기장판 등 화재발생 가능성이 높은 전기용품들로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방 전문가는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진 조립식 기숙사들은 화재발생시 순식간에 불길이 확산돼 진화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만일 힘든 일과를 마치고 노동자들이 깊은 잠에 빠져있을 때 화재가 발생한다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기숙사 화재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주의 마음가짐”이라며 “기숙사 내에 최소한의 소화기는 비치해야 하며, 특히 화재감지기를 설치해 화재발생시 신속한 대피를 유도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노동자들이 거주하는 기숙사는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 열악한 외국인노동자들의 쉼터 외국인노동자들이 거주하는 기숙사는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 이주노동자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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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거주하는 경남 양산시는 유산, 어곡, 산막, 소주공단 등 수많은 산업단지가 몰려있어 그 어떤 지자체보다 관계당국의 화재예방을 위한 만반의 준비와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청되는 지역이다.

화재가 발생한 이후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땜질처방과 때늦은 관련자 처벌로 법석을 떠는 것보다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문이다.


태그:#화재, #외국인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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