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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 세 개가 겹쳐진 1월 11일, 오마이뉴스의 집들이 하는 날은 눈이 참 많이 내린 날이었습니다. 이사할 때 눈이 내리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있듯이, 아마도 오마이뉴스가 새로운 명당으로 이사를 함으로써 더욱 발전할 미래를 벌써부터 축복하려는 것일까.

 

그 자리는 뉴스게릴라들의 잔치자리였습니다. 눈에 뜨이지 않게 각자 산골 숲에서, 도심 속에서, 그늘진 곳에서, 새로움과 감동이 있는 자리라면 어디든 사진을 찍고 자판을 두들겨대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알만한 기자들의 명찰을 확인하면, 처음 만났으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반가워합니다. 동병상련의 뉴스게릴라 활동을 서로 이해하고 느끼는 가운데 자연스러운 우정이 싹트는 자리였습니다.

 

 

강원도 정선의 시골 마을에서 사회 시민운동을 하는 바쁜 와중에도 기사를 써대는 강기희 기자는, 글을 쓰다가 책상 위에서 죽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거긴 사회를 해부하여 독소를 제거하고자 하는 치열한 숨결이 스며있습니다. 사실상의 투사입니다.

 

따지고 보면 오마이뉴스의 본사는 참 작습니다. 100명도 안 되는 상주인원이 있는 곳은 쓰레기더미를 메워 새롭게 탄생한 도시인 “디지털 미디어 시티”의 건물 한 개 층(누리꿈빌딩 18층)을 겨우 사용하는 정도입니다. 어느 연세 지긋하신 시민기자님이 말씀하셨습니다.

“회사가 무지 클 줄 알았더니, 와서 보니 쪼끄마네?”

 

그러나 그곳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뉴스 정제 공장입니다. 규모를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요원의 불길처럼 타올라 만방으로 확산되는 뉴스의 징강산(井岡山)이요, 뉴스게릴라들의 해방구입니다. 오죽하면 한 젊은 기자가 옆에서 말했습니다.

“게릴라들의 소굴이 궁전일 수는 없잖아요?”

 

자기들의 잔치였음에도 그들의 취재는 쉬지 않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그 거센 눈발을 뚫고 전주에서 올라온 안소민 기자는 서울에 온 김에 유명한 일본만화 번역가를 취재하고 돌아갈 작정이라고 말합니다.


산골 오지는 물론 핀란드에서, 파리에서, 심지어는 태평양 한가운데 이스터섬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어떤 기자들은 역사 속에 뛰어들어 묵묵히 옛 발자취를 취재하기도 합니다.

 

2년 반 만에 무려 1000개가 넘는 기사를 쓰고 있는 김민수 기자는 선교사업국에서 바쁜 활동을 하고 있는 현역 목사님입니다. 그런데도 그의 자판은 온전하지 못할 정도로 바쁩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기자들은 어디서건 몽고 기병처럼 단출한 장비를 들고 가뿐하게 달릴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들의 발이 닿지 않는 곳은 없습니다. 그들의 삶은 정말 치열합니다.

 

그렇기에 뉴스게릴라의 소굴은 비록 작지만 숨은 힘이 거기서 숨 쉽니다. 그 숨결은 거칠고 욕망이 가득합니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뉴스게릴라 정예병들이 몰려들어 제를 올리고 집들이를 하던 그 날, 땀과 정열의 이름으로 세상을 밝히는 소식에 이어 세상을 움직이는 소식까지도 마구 쏟아냈던 여러 뉴스게릴라들이 작은 보상을 받긴 했습니다. 그들의 기꺼운 모습과 함께 그 자리는 빛났지만, 그들은 거기 만족하지 않을 태세입니다.

 

그들은 또 어디로든 달려가서 사건과 소식을 채집할 것입니다. 게릴라로서 뉴스를 취재하며 스스로 뉴스를 만들어낼 그들의 숨소리가 지금도 거칠게 들려오는 이때, 새롭게 천도한 “디지털 미디어시티”의 “누리꿈 빌딩 18층”이 전 세계 뉴스 공화국의 수도로 빛나는 꿈을 다시 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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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 장편소설 (족장 세르멕, 상, 하 전 두권, 새움출판사)의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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