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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협동조합이 뭐지?”

“농협이랑 똑같은 것 아닌가?”
 
이름만 들어도 생소한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생협’이란 생활의 여러 문제들을 협동을 통해 해소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들고자 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비영리경제조직이다. 이들은 스스로의 만족을 위하여 스스로가 참여하고 조직원 개개인이 활동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노력한다. 수원생협 법인설립을 위한 총회(3월 8일) 준비에 바쁜 권영숙 생협 상임이사를 만나 보았다.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매탄동의 한 아파트. 유난히 매서운 날씨에 꽁꽁 얼어붙은 본 기자를 “날씨가 많이 춥죠? 이리 와서 따뜻한 유기농 녹차 좀 드세요”라며 해맑게 웃으시며 반갑게 맞아주셨다. 마치 어머님이 자식을 맞이하는 그 웃음이었다. 추위는 온데간데없고 따뜻한 온기가 스며들었다.

 

“유기농 녹차요? 녹차가 다 똑같은 것 아닌가…”하며 의아해 하는 모습에 권 이사님은  “우리 사람은 우리 땅에서 난 것은 먹어야합니다. 하지만 우리 땅에서 자랐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지요. 합성화학비료에 의한 것이 아닌 순수한 우리자연에 의해 자란 것만 먹어야 합니다. 특히나 아이들이 먹는 것은 더 그렇습니다. 먹는 것만 잘 먹어도 어느 아이들보다 더 튼튼하게 자랄 수 있을 거예요”라며 아주 친절하게 유기농의 품질과 왜 우리가 유기농 제품을 먹어야 하는지 설명해 주셨다.

 

수원 생협은 현재 법인 창립을 준비중이다. 95년에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임의단체이다 보니 법적인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권 이사는 하루빨리 ‘생협’을 법인단체로 만들어 수원 생협 조합원 800여명 뿐만 아니라 전국 2만여명의 조합원들을 법 테두리 안에서 보호해주고 싶다고 했다.

 

“법인이 된다면 조합원들 스스로 더욱 자신 있게 활동할 수 있고 불리한 거래에 있어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생협’은 더욱 발전할 수 있게 됩니다. 법인이야 말로 생협 발전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법인문제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준비할 많아

 

“아무래도 자발적인 교류에 의한 단체이다 보니 참여가 저조합니다. 다들 바쁜 일상생활 때문에 따로 신경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합원들 스스로의 참여로 이끌어지는 단체인데 참여를 못한다면 결국엔 무너지게 마련입니다. 외부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시급히 해결되어져야 합니다”라며 그동안 쌓였던 아쉬움을 긴 한숨과 함께 내쉬었다.

 

모든 단체들이 그러하듯이 단체를 잘 이끌기 위해서는 조합원 한사람 한사람이 노력해야한다. 남의 일인 듯 ‘강 건너 불구경’하면 결국엔 무너지게 마련이다. 생협은 현재 하나의 분기점 앞에 서있다.

 

올해로 13년째를 맞는 '수원생협'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이 한 몸 힘쓰겠다는 권 사의 굳은 결의를 들으며 어머니를 대하 듯 참 편하고 포근했던 인터뷰를 마쳤다. 
 


다음은 권 이사와의 일문일답.

 

-2008년 현재 수원 생협은 어떠한가?

"현재 조합원은 800여명으로 영통지역 회원이 168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매년 점진적으로 회원수가 늘어가고는 있지만 큰 폭으로 늘어나지는 않아 홍보가 더욱 필요한 실정입니다."


-법인발인을 앞두고 창립총회행사를 앞두고 있는 데 잘 준비되고 있는가?

"3월 8일 10시부터 4시간동안 경기문화의 전당 컨벤션센터에서 이루어집니다. 1부 기념행사와 2부 창립행사로 나누어 진행되어 지는데, 행사를 위해서는 조합원 자격이 있는 300명 중에서 과반수인 최소 151명이 모여야지만 행사를 개최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의 참여율로 보았을 때 좀 힘든 상황이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발적인 참여를 하는 단체를 만들길 희망하시는데 어떤 방안을 가지고 있나?

"개인적으로는 순수 자발적인 참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어집니다. 대부분 직장생활이나 개인생활로 인해 힘들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비춰봤을 때 아이와 같이 했을 경우 높은 참여율을 보였습니다. 이유는 내 자식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들이 많이 관심을 갖습니다. 특히 먹을거리에 대한 교육은 학교에서도 해주지 않습니다.
 
저희 생협은 특히 그 부분에 대한 집중교육을 통해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조합원들 가정 모두의 식생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가장 참여율이 높았던 교육은 ‘설탕과 인공색소’에 대한 교육이었습니다. 아이들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인해 모두가 흡족한 교육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교육은 계속해서 잘 이루어지고 있나?

"정식명칭은 ‘식품안전교육’이라고 합니다. 특히 유치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데 현재는 두 달에 한번꼴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설탕을 비롯한 인공색소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등 교육효과가 잘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 교육은 이루어 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식품안전위원회’가 아직 없어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교육이 못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루 빨리 위원회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올해 주요사업으로 잡고 있는 계획은?

"조만간 ‘찬가게 동아리’라는 것을 만들 계획입니다. 찬가게 동아리란 생협자체사업은 아니고 조합원들 입맛에 맞게끔 반찬을 만들어 조합원 몇 명이서 재료 구입부터 시작하여 홍보, 제작, 판매, 배달까지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직장인이 많다보니 주 식습관으로 외식을 즐겨하는 편입니다. 조미료가 많은 외식을 많이 하면 안 좋기에 우리 농산물로 직접 찬을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 영통점 3명과 화서점 3명으로 동아리 운영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조합원들이 투자해 조합원끼리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호응은 좋은 편입니다. 이를 ‘워커즈 콜렉티브’라고 지칭하는데 이미 외국에서는 보편화되어 있는 방식입니다."

 

-오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방문하였는데 방문한 계기는?

"저희 수원생협은 작년부터 ‘운영비 1% 나눔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1%라는 많이 않은 비용이지만 매달 조합원들이 조금씩 모아 위안부할머니들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사랑과 나눔이 저희조합의 이념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현 정부는 이 문제를 개개인의 문제로 넘기고 신경을 잘 쓰지 않고 있습니다. 그 분들 모두는 바로 우리네 할머니, 우리네 조상인데 너무나도 무책임합니다. 시급히 이 문제가 해결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생협 활동 계획은?

"일단 시급한 문제는 법인이 되는 것입니다. 법인이 되어야 조합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합원 증가를 통하여 더욱 질 높은 단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많은 교육과 동아리 활동으로 참여도를 높힐 예정입니다. 현재 환경농업단체연합회가 주최하고 농림부가 지원하는 학교내 친환경급식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이런 교육들이 많이 이루어져 우리네 식탁이 좀 더 깨끗하고 건강해지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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