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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창원을)이 대선 패배 뒤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참석해 "지나온 길보다 앞으로 갈 길이 더 어렵더라도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는 4․9 총선 재선 도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속에, 권 의원의 이같은 말은 재선 도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비춰지고 있다.

 

권 의원은 22일 오후 창원 소재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열린 ‘민중의 벗 고 하영일 동지 1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추모사를 했다. 대선 뒤 외부 활동을 자제해 온 권 의원은 사실상 이날 처음으로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이다.

 

권 의원은 이날 추모제에 참석하기 전 양산 솥발산 공원묘원부터 다녀왔다고 털어놓았다. 이곳에는 부산․울산․경남지역 노동·․민주열사 20여명이 묻혀 있다.

 

권 의원은 고 이경숙·박창수·조수원·양봉수·김주익·배달호·하영일 열사 등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들은 가슴에 다시 새겼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수많은 열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2003년 1월 9일 고 배달호 동지가 두산중 노동자광장에서 자기의 몸을 불살랐을 때 마음이 아팠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면서 "오늘 솥발산을 오르는데 한 여성이 같이 오르면서 배달호 동지가 유서에 남겼던 '출근을 해도 재미가 없다'고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자기가 그렇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또 권 의원은 "2002년과 2004년, 2007년 여러 선거가 끝날 때마다 우리 동지들이 많이 죽었다. 그때마다 더 이상 사람이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오늘도 참으로 무거운 가슴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덧붙였다.

 

대선 뒤 벌어진 당내 갈등 등을 염두한 듯 그는 "40여일 동안 노동운동과 민주운동을 하면서 이때처럼 힘들고 고달팠던 날이 없었다, 국민의 심판은 엄정했다,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감당하기에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냉정하지 못한 말들이 오고가는 상황을 보면서 입은 있으되 말할 수 없는 것이 가슴 시리고 아팠다"면서 "'이제 그만하라'는 말도 들었다, 동지들의 질책이나 애정 어린 말도 들었다. 여기까지 그 긴 날을 수없이 되돌아 보면서 고민하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주노동당 창당 이래 우리 어깨에 지워졌던 짐을 하루도 내려놓은 적이 없다, 이 시점에서 당은 우리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의무와 과제에 놓여있다, 하지만 풀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수많은 날 되짚어 보니 앞으로 날들이 지나온 날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그 길을 헤쳐 나가고자 다짐한다, 당은 아픔을 딛고 일어서리라 확신한다, 권토중래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 의원은 "솥발산에 묻혀 있는 한분 한분을 만났다, 그 분들이 돌아가셨을 때 저는 대부분 장례위원장을 맡거나 조문을 하기도 했다, 거의 모든 분들이 저보다 더 오래 살아야 할 분들이셨다, 그 분들은 목숨을 빼앗겼다, 그 분들을 가슴에 새기면서 어렵더라도 살아나갈 것이라 다짐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추모제 참석 전 기자와 만났지만 말을 아꼈다. "재선에 도전할 것이냐"거나 "민주노동당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최근 일부 진영에서 탈당 사태가 생겨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지만 권 의원은 "지금은 입장을 밝힐 시기가 아니다, 조만간 보자"고 대답했다.

 

권 의원은 이날 저녁 창원 반송동·웅남동 일대 당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활동폭을 점점 넓히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추모제 전에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이병하 위원장과 '창원갑' 예비후보로 등록한 손석형 민주노동당 창원시위원장 등을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태그:#권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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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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