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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는 노점에서 호떡을 10년째 굽고 있다.
▲ 꿀 호떡 굽기 아주머니는 노점에서 호떡을 10년째 굽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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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입... 겨울간식은 역시 따끈한 꿀호떡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입이 궁금해진다. 하얀 눈이 흩날리거나 겨울비가 내리는 날에 뭐 좋은 게 없을까? 김밥, 순대, 어묵, 꿀 호떡… 아마도 그중에 겨울철에 딱 어울리는 간식은 따끈한 꿀호떡이 아닐까.

여수의 봉산동 포장마차. 호떡이 노릇하니 익어가고 있다. 22일 오후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간식거리를 찾아 손님들이 쉼 없이 찾아든다. 이곳 아주머니(39·최성희)는 노점에서 호떡을 10년째 굽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호떡을 십년이나 구워냈으니 이 분야에서는 제법 이력이 붙었다. 이제는 이름깨나 날린다.

여수 중앙동에서 호떡을 굽다가 최근에 봉산동으로 이사오면서 집과 가까운 이곳으로 아예 포장마차도 옮겨왔다. 어묵과 찰 순대, 계란, 꿀 호떡을 만들어 팔고 있다. 그중 주 종목은 누가 뭐래도 단연 꿀 호떡이다.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버터를 녹인다. 동그랗게 떼어낸 반죽에 소를 넣고 기름 두른 철판에 올려놓는다. 호떡이 조금 익으면 호떡 누름이로 꼭 눌러준다. 뒤집으면서 노릇노릇할 때까지 구워낸다.

호떡이 조금 익으면 호떡누름이로 꼭 눌러준다. 뒤집으면서 노릇노릇할 때까지 구워낸다.
▲ 꿀 호떡 호떡이 조금 익으면 호떡누름이로 꼭 눌러준다. 뒤집으면서 노릇노릇할 때까지 구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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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 자신감만 가지고 무작정 덤볐다가는 큰일 나기 십상

지난해까지 4개에 천원 받던 꿀 호떡이 밀가루 값 인상으로 올해부터는 3개에 천원이다. 하루 매출은 15만원, 얘기 도중에 국동의 수산 업체에서 전화 주문이 들어왔다. 호떡 1만5천원어치, ‘와~대박이다.’ 하지만 이거 만만한 일이 아니다. 자신감만 가지고 무작정 덤볐다가는 큰일 나기 십상. 하루 이틀도 아니고 웬만한 사람은 힘이 들어서 못 버틴다.

“시내에서 장사를 하다 보면 포장을 못 치게 해요. 특히 겨울철에는 불 곁에서 일을 해도 등이 시려요. 신고가 들어가 시에서 단속 나오면 도망 다니고… 노점, 정말 힘들어요.”

호떡의 반죽은 직접 집에서 만든다.
▲ 호떡 반죽 호떡의 반죽은 직접 집에서 만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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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궈진 철판에 기름 두르고 구워낸 꿀 호떡이 도톰하고 푸짐하다.
▲ 꿀 호떡 달궈진 철판에 기름 두르고 구워낸 꿀 호떡이 도톰하고 푸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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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의 반죽은 직접 집에서 만든다. 밀가루와 찹쌀가루를 눈대중으로 어림잡아서 그냥 섞는다. 물에 우유를 적당히 섞어 반죽을 한다. 이렇게 반죽을 해서 따뜻한 아랫목에서 담요를 덮어 5시간 발효를 시킨다. (밀가루와 찹쌀가루를 7:3의 비율로 섞어 반죽은 약간 되직하게 하는 것이 좋다.)

호떡에 들어갈 소는 흑설탕, 참깨, 땅콩가루, 해바라기 씨앗, 계피가루 등을 넣어서 만들었다. 보드랍고 차진 반죽을 떼어내 펼친 후 소를 넣고 오므린다. 달궈진 철판에 기름 두르고 구워낸 꿀 호떡이 도톰하고 푸짐하다.

아주머니는 호떡 굽는 방법을 재미로 배웠다. 집에서 해먹을 생각으로 그냥 배웠는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어찌하다보니 이게 직업이 됐다.

“겨울만 되면 좀이 쑤셔요. 꿀호떡 생각이 나서.”

가을이 되면 호떡 장사를 시작해 이듬해 5월까지 영업을 한다. 여름철에는 김밥과 팥빙수를 판다. 아무래도 여름보다는 겨울장사가 낫다고 한다.

호떡은 갓 구워 뜨끈할 때 먹어야 금상첨화다. 은은한 계피 향과 소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연출한다.

어묵은 따끈한 국물 맛이 일품
▲ 어묵 어묵은 따끈한 국물 맛이 일품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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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가 들어가 시에서 단속 나오면 도망 다니고... 포장마차, 정말 힘들어요.”
▲ 포장마차 "신고가 들어가 시에서 단속 나오면 도망 다니고... 포장마차, 정말 힘들어요.”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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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꿀 호떡, #겨울간식, #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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