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영화나 드라마보다는 대중들과 다소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것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그러나 뮤지컬은 분명 문화 공연 장르의 하나이다. 뮤지컬 세계에도 드라마나 영화처럼 엄연히 연출자와 작가와 배우들이 존재하고 그들은 다른 장르에 있는 이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예능의 열정을 쏟고 있다.

필자는 처음으로 뮤지컬 공연을 보았다. 그동안 뮤지컬을 등한시 한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거리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뮤지컬은 그렇지 못하다. 더군다나 뮤지컬은 경제적으로 따져보아도 영화나 드라마와 비교했을 때 비싼 편이라 선뜻 끌리지 않게 된다.

이런 필자가 우연한 기회에 처음으로 본 뮤지컬은 <김종욱 찾기>였다. 사실 막상 보러 가서도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나 집에서 보는 드라마와 다른 낯선 느낌에서부터 흔하게 접해 보지 않은 배우들 이름 등 어느 하나 흔쾌히 보고 싶다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 것은 없었다.

막이 오르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김종욱 찾기>의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인데 말 그대로 김종욱이라는 인물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첫사랑을 찾기 위해 의뢰를 했으면서도 막상 상처를 받기가 두려워 첫사랑 찾기를 꺼린다는 여주인공의 사랑 이야기가 줄거리이다.

뮤지컬인 만큼 중간 중간 노래를 통해 대사를 처리하고 스토리를 진행시켜 나가는 부분이 있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이것이 나중에는 뮤지컬의 매력이라고 생각되면서 오히여 나중에는 이런 부분에 더욱 기대를 갖게 되었다.

이 뮤지컬의 매력은 그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어디서 본 듯하면서도 참신한 소재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이 조화를 이루었다. 또한, 지루하지 않게 설정된 극 중간의 코믹한 요소 등도 관객들로 하여금 재미를 자아내었다.

그리고 사랑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첫사랑에 대한 솔직한 심정의 표현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였다. 이 뮤지컬의 백미였다고 여겨진다.

다소 지루할지도 모른다는 처음의 선입견과 달리 2시간의 공연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끝이 났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아니 어쩌면 공연 중간에서부터 뮤지컬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필자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리고는 생각해보았다. 영화나 드라마만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보며 그들이 결코 영화나 드라마에 밀리는 비주류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들도 당당하게 문화 공연 장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주인공 중의 주인공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