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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르륵!”

“털썩!”

“쿵!”

“하하하”

“깔깔깔”

 

유리처럼 맑은 얼음 미끄럼틀 위로 아이들의 웃음꽃이 또르르 굴러 떨어진다. 눈밭에 딩굴며 노는 아이의 발그레 상기된 두 뺨 위에 행복이 아로새겨져 있다.

 

태백산 눈축제장으로 출발!

 

“따르르르르릉!”

 

새벽 5시. 평소 같으면 꿈을 꾸고 있을 이른 시간에 자명종이 가족들을 모두 흔들어 깨웠다. 태백산 눈축제에 가기 위해서이다. 24시간 운영하는 김밥가게에 달려가 1줄에 천원하는 김밥 6줄을 샀다.

 

황성공원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를 이용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운전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선택한 것이다. 까만 밤하늘을 향해 황성공원의 앙상한 나무 가지가 두 팔을 펼치고 있는 윤곽이 가로등 불빛 사이로 비쳐졌다. 태백에 도착 예정시간은 오전 11시.

 

“손님여러분,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관광하시기에 정말 좋으시리라 생각됩니다.”

 

마이크를 잡으신 기사님이 컬컬한 경상도 억양으로 멘트를 날리셨다. 약 5시간의 긴 여정을 아이들이 잘 소화할까 걱정도 되었지만 다행히 아이들은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인지 차가 출발하자 곧 잠이 들었다.

 

차창 밖엔 눈의 세상이

 

경북도 경계선을 넘어 삼척에 들어서자 산 위에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며칠 전 내린 폭설이 남아있는 것이리라.

 

“아빠! 저기 좀 봐!”

 

일행 중에 잠자지 않던 아이가 아빠의 시선을 잡아 창밖으로 돌린다. 계속되는 하얀 풍경은 눈을 구경하기 힘든 경상도 지방 사람들에겐 신기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드디어 태백시에 들어섰다. 수많은 인파와 관광버스 그리고 자가용 승용차들이 이미 행사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주차장도 포화상태였다. 제일 아래쪽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바람에 20분을 걸어서 행사장으로 향해야 했다.

 

눈의 나라, 동심의 세계로


“이야! 눈 천지네!”

사방에 눈이다. 경주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인지라 아이들이 신나게 걸었다.

“아버지 얼마나 남았어요?”

“절반 정도 왔으니까. 10분 정도 더 가면 행사장에 갈 수 있을 거다.”

 


태백산 도립공원 당골광장에는 2008년 1월 25일부터 2월 3일까지 제15회 태백산 눈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태백산 호랑이 입모양의 메인 행사장 입구를 통과해 들어서니 하얀 눈의 세상에 동심의 세계가 한껏 펼쳐졌다.

 

 

 

뽀로로 눈 미끄럼틀, 슈렉스노우 슬라이드, 디워 이무기, 태왕사신기 신물상, 이글루 카페, 대학생들이 만든 눈조각상 등등. 눈 미끄럼틀엔 아이들이 긴 줄을 기다리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글루 카페는 어른들에게 인기가 높다. 40분을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왔다.

 

광장 메인 무대에는 훌라후프 경진대회가 행사장의 분위기를 띄워주고 있었다. 한쪽에는 TV 리포터가 취재를 한다고 부산하다. 하늘에서도 헬기 취재가 한 차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축제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뒤로하고 아이는 눈밭을 딩굴고 있다. 축제 보다도 눈이 함께있어서 즐겁다. 오후 내내 아이는 눈밭을 뒹굴며 눈을 만끽할 수 있었다. 참 행복한 하루였다.


 


#태백#눈축제#눈 조각#당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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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을 사랑합니다. 그 영롱함을 사랑합니다. 잡초 위에 맺힌 작은 물방울이 아침이면 얼마나 아름다운 빛의 향연을 벌이는 지 아십니까? 이 잡초는 하루 종일 고단함을 까만 맘에 뉘여 버리고 찬연히 빛나는 나만의 영광인 작은 물방울의 빛의 향연의축복을 받고 다시 귀한 하루에 감사하며, 눈을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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