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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근사근하고 시원한 맛이다.
▲ 사과 사근사근하고 시원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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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사과 장사를 하는 이용일씨
▲ 사과장사 거리에서 사과 장사를 하는 이용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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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날씨가 추울 때 먹어야 맛있습니다. 날이 따뜻하면 사과가 땀이 나요. 수분이 빠져 나가요. 공판장에서 최고 좋은 것만 골라 가져옵니다. 이문을 적게 보고 팔기 때문에 손님이 많아요. 한번 먹어본 사람은 꼭 다시 찾아와요.”

거리에서 사과 장사를 하는 이용일(52)씨. 그가 맛보기로 건네준 꿀사과를 한번 맛보면 그 맛에 이끌려 사가지 않고는 못 배긴다.

사근사근하고 시원한 사과 맛에 반하다

도로에는 사과상자가 차곡차곡 쌓여 있다. 손님이 전화로 주문한 20박스의 사과상자다. 세상에 노점에 주문이 저 정도 들어올 정도라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싶다. 노부부가 사과를 사러 왔다.

“이거 얼마예요?”
“한 박스에 만원이요. 사과, 먹어보고 사세요.”
“아삭하니 맛있네.”

그는 자신이 파는 사과 맛에 대해서 자신한다. 손님이 오면 먹어보고 사라고 권한다. 나무 사과상자는 그가 직접 만들었다. 사과 한 상자에 1만원, 1만5천원, 3만원, 크기별로 분류해 판매한다.

그런 그도 실은 사과장사 하기 전에는 사과를 별로 먹지 않았다. 사과 장사를 시작하면서 손님들에게 맛보기를 권하다 보니 자신도 먹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사과부터 찾는다고.

1975년부터 과일 장사를 했다. 한때 배관용접사와 옷 장사를 하기도 했던 그는 최근 지인의 소개로 사과 장사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경북의 한 사과과수원에서 800상자를 사들여 장사를 했다.

같은 사과 품종이라도 다 맛이 다르다고 한다. 예를 들어 20년생 사과나무에서 딴 사과와 30년생 사과나무에서 딴 사과가 있다면 20년생 사과나무에서 딴 사과가 훨씬 맛있다고 한다.

눈이 흩날린다. 그는 덮개로 사과상자를 덮는다. 그가 맛보기로 건네준 사과 맛은 정말 유별나다. 사근사근하고 시원한 맛이다. 사과를 사러 온 할아버지(73·김선근)는 정말 맛이 좋다며 여기까지 일부러 찾아왔다고 한다.

“이거 하나 주씨요. 손주들이 사과를 아주 좋아해요.”

무슨 장사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사과 장사는 계산을 아주 잘해야 한다고 한다. 처음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물량만 신경 쓰고 차량으로 이동하는데 소요되는 연료비와 사과상자 구입비 등의 제비용을 계산에 넣지 않아 본전치기 아니면 손해 보기 일쑤라고.

노부부가 사과값을 흥정하고 있다.
▲ 흥정 노부부가 사과값을 흥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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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탐스러운 사과가 아삭하고 달콤한 맛이다.
▲ 사과상자 보기만 해도 탐스러운 사과가 아삭하고 달콤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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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구입한 손님이 돈을 건넨다.
▲ 꿀사과 사과를 구입한 손님이 돈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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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아침에 먹어야 몸에 좋다

사과는 예쁜 색깔과 아삭하고 달콤한 맛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사과는 표면이 거칠고 황금빛이 나야 진짜 좋은 사과다. 또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단물이 입 안 가득 고이고 첫 맛과 끝 맛이 똑같아야 한다.

사과 껍질에는 여러 가지 섬유소와 항산화 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 섬유소가 풍부한 사과는 위액분비를 활발하게 하여 소화와 배변에 도움이 되므로 아침에 먹어야 좋다. 알칼리성 식품인 사과의 주성분은 탄수화물이며, 비타민 C와 나트륨·칼슘·칼륨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다.

경북 안동과 청송에서 사과를 구입해 온다. 순천 서면에서 사는 그는 새벽 4시에 집을 출발 공판장에 경매 2시간 전에 미리 도착해서 경매 전에 사과를 전부 확인한다. 때깔 좋은 사과가 먹기도 좋다고, 사과는 색깔이 아주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직접 먹어보고 5단까지 쌓아놓은 사과상자를 아래에서 빼내 확인도 해봐요. 사과는 색깔이 제일 중요해요. 색깔이 좋아야 구매욕을 불러일으키죠.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 하잖아요. 색깔이 고와야 맛있어요. 이제는 기름 값이 너무 많이 올라갔고 못 하겄소. 청송한번 갔다 오면 12만원, 안동 다녀오면 9만원 기름 값이 무지 들어가 부러요.”

차떼기 장사를 한다.
▲ 차떼기 차떼기 장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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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장사를 하는 차량은 1톤 화물차이다. 안동을 다녀오면 고속도로 통행료와 사과박스 값 등의 제반 비용이 22만원이 소요된다. 이 비용을 사과 값에 포함시켜야 하는데 장사 초기에는 사과 값만을 계산해 낭패를 보기도 했다.

“열심히 장사해갖고 이것저것 제하고 난께 간신히 본전밖에 안 되더라고요.”

아침 6시면 집에서 나와 저녁 8시께까지 장사를 한다. 그에게 사과 잘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사과가 깡깡해야 돼. 야물어야 돼. 그래야 저장성도 좋고 사근사근하니 맛도 좋아요. 안 그라면 퍽퍽해 부러.”

맛있는 사과를 고르려면 사과를 살며시 눌러보면 수분이 빠진 것은 약간 들어간다. 사과가 단단해야 사근사근하고 맛이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사과, #사근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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