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8대 국회의원 총선(4월 9일)을 앞두고 국회 입성을 꿈꾸는 예비후보들의 면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 직후 실시되는 총선에서 '예비여당'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범여권의 견제론이 어느 정도 먹힐 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정당별 우열 구도가 뚜렷한 영호남에서는 벌써부터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 내부의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충청지역에서 우위를 보이는 자유신당의 약진과 비례대표 의원 전원(8명)이 지역구에 출마하는 민주노동당의 생존 여부도 관심거리. <오마이뉴스>는 전국을 9개 권역으로 나눠 화제의 지역구들을 둘러보았다. 마지막회는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공천 경쟁이 치열한 호남권을 다뤘다. [편집자말]
전남 정치1번지인 목포에서 격돌할 것으로 보이는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전남 정치1번지인 목포에서 격돌할 것으로 보이는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관련사진보기



호남 지역은 지난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80.0%)가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당선인(9.0%)을 유일하게 누르고, 그것도 압승을 거둔 곳이다.

통합신당에 더욱 고무적인 것은 2003년 분당 이래 이 지역에서 전통적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민주당이 1.4% 득표에 그친 것이다. 이대로라면, 통합신당이 내년 총선에서도 전 지역 석권을 기대할 만 하다.

그 때문에 여느 때 같으면 수도권에 터를 잡았을 공천 희망자들도 '이명박 대세론'을 피해 호남 연고지를 찾는 바람에 통합신당의 이 지역 공천 경쟁률은 5 대 1(30일 현재)에 육박한다.

그러나 예전처럼 '특정정당의 공천=당선'이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표본수가 작은 한계가 있지만, 한국사회연구소가 15일 전국의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 전화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7% 포인트)에서는 4월 총선에서 지지할 정당을 묻는 질문에 호남 응답자들은 한나라당 19.9%, 통합신당 18.7%, 민주당 11.1%의 순으로 응답했다.

호남, 민주당 '몰락'으로 한나라당 지지율이 통합신당과 엇비슷

이명박 당선인에 대한 기대심리가 한나라당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한나라당의 '약진'보다는 통합신당과 민주당의 '몰락'에 더욱 방점을 찍어야 할 조사 결과로 보인다. 유권자의 절반이 부동층으로 돌아섬으로써 통합신당이든 민주당이든 구태의연한 공천으로는 지역민의 표심을 잡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일단 통합신당 또는 민주당 공천 티켓을 받으려는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공천을 둘러싼 시비가 격화될 경우 무소속 후보들이 속출해 선거 판도를 점치기 어려운 지역구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지병문 통합신당 의원과 김희갑 전 총리 정무수석, 강운태 전 내무장관, 정기남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
▲ 광주남구 출마예상자 왼쪽부터 지병문 통합신당 의원과 김희갑 전 총리 정무수석, 강운태 전 내무장관, 정기남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관련사진보기


우선 광주광역시에서는 남구(지병문)와 북갑(강기정)이 통합신당 공천의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이들 통합신당 초선 의원들에 공천 도전장을 내건 사람이 각각 6명에 이른다.

지병문 의원에 맞설 후보로는 이해찬 전 총리의 정무수석을 지낸 김희갑씨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정기남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오랫동안 정동영 전 통합신당 대선후보의 핵심참모로 활동해온 정씨와 지 의원의 치열한 공천경합이 예상된다.

2004년 총선에서 불과 701표 차이로 지 의원에 석패했던 강운태 전 내무장관은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북갑의 신당 후보로는 강기정 의원과 손학규 대표의 특보를 지낸 송두영 전 <한국일보> 기자·임현모 광주교대 총장·이만영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동신 전 국방장관과 박상천 대표의 지원을 받는 김재두 부대변인·반명환 전 광주시의회 의장 등이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28일 국무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한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의 거취가 최대변수다. 장 장관은 북갑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고향(곡성)의 선거구(담양-곡성-장성)가 담양-곡성-구례로 조정될 경우 출마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장 장관도 30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직을 사퇴하는 대로 통합신당에 입당해 북갑에 공천을 신청할 것이지만 당에서 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말해 고향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왼쪽부터 강기정 통합신당 의원,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 김재두 민주당 부대변인, 이만영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 광주북갑 출마예상자 왼쪽부터 강기정 통합신당 의원,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 김재두 민주당 부대변인, 이만영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관련사진보기


이용섭-장병완 장관 출마 지역과 김효석 원내대표의 광산구 출마 최대 관심

재선의 김태홍 통합신당 의원(북을)도 공천 받기가 녹록치 않다. 민선 2·3기 구청장을 지낸 김재균씨와 통합신당 법률구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내현 변호사 등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임 변호사의 경우 통합신당에서는 보기 드문 검찰 출신(대구고검 검사장·법무연수원장) 법률가라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역구 분구(1→2) 가능성이 유력한 광산에도 통합신당 공천 희망자가 즐비하다. 김동철 의원 이외에 광주시 정무부시장 출신의 심재민씨와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을 지낸 민형배씨, 나병식 풀빛출판사 대표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 곳 역시 노무현 정부에서 국세청장과 청와대 혁신관리수석, 행정자치부 장관을 잇달아 맡으며 승승장구한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의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그러나 더 큰 변수는 김효석 통합신당 원내대표(담양-곡성-장성)의 출마여부다. 김 원내대표는 선거구가 조정되어 고향인 장성이 고교-대학 후배인 이낙연 의원 지역구(영광-함평)와 묶일 경우에 대비해 광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광산구와는 정반대로 지역구 합구(2→1) 가능성이 유력한 서구는 줄어드는 의석수 때문에 경합이 더 치열하다. 서구갑은 염동연 통합신당 의원과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의 맞대결 성사 여부도 주목된다. 염 의원과 유 대변인은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각각 노무현 후보의 정무특보와 공보특보로 의기투합했다가 이듬해 분당 국면에서 정치적 행로를 달리 했다.

서구을은 문광부장관을 지낸 정동채 의원과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이 공천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서구갑-을이 합구될 경우, 현역 의원(염동연-정동채)끼리도 치열한 공천 다툼을 벌여야 한다.

왼쪽 : 분구 가능성이 큰 광산구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과 김효석 신당 원내대표(왼쪽부터)

오른쪽 : 합구 가능성이 큰 서구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염동연 신당 의원과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왼쪽부터)
 왼쪽 : 분구 가능성이 큰 광산구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과 김효석 신당 원내대표(왼쪽부터) 오른쪽 : 합구 가능성이 큰 서구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염동연 신당 의원과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왼쪽부터)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관련사진보기


전남의 '정치 1번지' 목포, 한화갑·박지원 누가 출마할까?

전남의 '정치 1번지' 목포는 김대중(DJ) 전 대통령 측근들의 격돌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게 됐다. 지난해 연말 사면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와 진즉 사면이 되었지만 뒤늦게 복권된 박지원 전 비서실장(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비서실장)이 모두 이곳에서 출마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의원직을 잃었던 한 전 대표는 총선 승리로 재기를 꿈꾸고 있고, 노무현 정부 5년 내내 구치소와 병원을 오간 'DJ의 복심' 박 실장도 명예회복과 함께 18대 국회에서 야당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을 꾀하고 있다.

박 실장은 3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통합신당이 이번주에 인재영입위를 구성하면 입당원서를 내고 바로 목포에 예비후보 등록을 해 지역구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향은 진도이지만 학교(문태고)를 목포에서 다녔고 주위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 출마하라는 권유가 많아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면서 "입당시 출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 전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동교동)에게도 질서가 있고 선배가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지만, 여론조사 지지도에서는 박 실장이 한 전 대표를 더블 스코어로 앞서고 있어 한 전 대표가 출마를 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각각 '리틀 DJ'와 " DJ의 복심'으로 통한 두 거물급 인사가 출마 의사를 밝히자 현역의원(이상열)과 손학규 통합신당 대표의 측근(배종호 전 KBS 기자) 등 여타 경쟁자들은 아예 관심 밖으로 밀려날 정도다. 이 때문에 배종호씨는 두 사람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등 일단 2강 구도를 깨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 유일한 현역 지역구(나주-화순) 사수할까?

지난해 4월 무안·신안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김홍업 민주당 후보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 4월 무안·신안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김홍업 민주당 후보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관련사진보기


무안·신안에서 재선을 노리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통합신당 의원은 '세습정치'의 비판 여론을 넘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 이미 지난 재보선에 출마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았다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출마 여부와 맞물려 다시 한번 2세 정치인의 '세습정치' 문제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로 선거구 합구(2→1) 예정지로 거론되는 여수는 통합신당 의원들(김성곤·주승용)끼리 공천 쟁탈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에서는 4선의 김충조 전 의원과 김충석 전 여수시장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순천의 통합신당 공천은 서갑원 지역구 의원과 장복심 비례대표 의원, <한국일보> 기자 출신 이평수씨, 3선 도의원을 지낸 허정인씨의 4파전 양상이다. 민주당에서는 재선의 김경재 전 의원과 광주지법 판사 출신의 구희승 변호사가 경합하고 있다.

민주당 유일의 현역의원(최인기)이 버티고 있는 나주·화순에도 배기운 전 의원과 김영룡 국방부 차관, 임성훈 전 경기도벤처협회장 등 6명의 공천 후보자가 몰렸다.

이곳 역시 선거구 조정에 따른 화순의 분리 여부가 관심사다. 화순이 나주에서 분리될 경우 화순이 고향인 김 차관의 이동으로 배 전 의원과, 기업인 출신의 임성훈씨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임씨는 손학규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에 경기도벤처협회를 만들어 1, 2대 회장을 지내면서 맺은 인연으로 지난 경선에서 손 후보를 도왔다.

지난 총선에서 신중식 통합신당 의원(고흥·보성)에게 패한 박상천 민주당 대표는 양당의 통합 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신 의원의 지역구 사수 의지가 워낙 강해 양당 통합이 성사되더라도 '교통정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합신당 최대격전지 전주 완산을, 정동영계가 친노에 도전

정동영 전 의장의 지역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전북 11개 지역구에도 '물갈이' 바람이 불고 있다.

3선의 정세균(무주·진안·장수·임실)·재선의 이강래(남원·순창) 의원 정도를 빼면, 지역구마다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포진해있다.

통합신당의 최대격전지는 이광철 의원이 있는 전주 완산을로, 이 의원 외에 7~8명이 경쟁자로 떠올랐다. 공천 구도는 복수의 정동영계 인사들이 친노 성향의 이 의원에 도전하는 양상이기 때문에 이 의원의 수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출사표를 던진 이상직 KIC 회장과 이재영 SK텔레시스 경영고문, 이은영 전북도당 공동위원장은 '기업인 출신의 정동영계'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겨레> 기자 출신으로 전북 정무부지사를 지낸 장세환씨와 <중앙일보> 기자 출신의 김현종 전 메시지 특보도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출마 예상자들이다.

민주당에서는 수원지검 출신의 김광삼 변호사와 전주지법 출신의 진봉헌 당 법률단장·도의원을 지낸 김완자씨 등이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전주 완산갑에서는 4선의 장영달 의원 대 이무영 전 경찰청장, 전주 덕진은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의 측근 채수찬 의원 대 김세웅 전 무주군수, 익산갑은 한병도 의원과 김재홍 의원(비례대표)이, 익산을은 조배숙 의원과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각각 통합신당 공천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6선의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있는 정읍에서는 김형욱 전 청와대 비서관과 유성엽 전 정읍시장, 재선의 윤철상 전 의원 등 7명이 도전장을 내걸었고, 고창·부안에서는 통합신당의 새로운 실세로 떠오른 정균환 전 의원(4선)과 김춘진 의원의 격돌이 불가피하다.


태그:#18대 총선, #박지원, #한화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