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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기쁨이 배가되는 나무숲길
 자전거 타는 기쁨이 배가되는 나무숲길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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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기자님의 자전거 골목여행 기사에 나오는 미니벨로라고 불리는 작은 바퀴의 자전거를 저도 즐겨타고 다녔습니다.

출퇴근용은 물론 근거리에 잠시 외출을 할 때도 타고 다녔고 시장이나 마트에 물건을 사러 갈 때도, 동네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갈 때도 애용했습니다.

자전거 타는 체력적인 고통도 있지만 기쁨 또한 알게 되니 평소 차를 타고 다녔던 소소한 곳들은 자전거로 가게 되더군요.

자가용에 들어가는 기름값도 줄이고 차를 운전할 때 코를 찌르던 냄새와 뿌연 매연에 찜찜했던 대기오염도 발생하지 않고 무엇보다 운동이 되어 생기는 건강함에 대한 만족감도 좋습니다.

차들이 매연을 뿜으며 붐비는 한강강변도로가 보이는 한강자전거도로를 자전거 타고 달리다 보면 지구환경을 깨끗히 하는 것에 일조한다는 작은 뿌듯함에 페달을 돌리는 다리에 힘이 더 들어가곤 했지요.

그래도 제일 좋은 건 주말에 애마를 타고 자전거 여행을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이나 홍은택의 '아메리카 자전거여행' 같은 책을 찾아 읽다 보면 자전거를 타고 멀리 떠나고픈 충동이 불끈 살아나 바로 여행계획을 짰습니다.

무척 긴 코스의 한강 자전거도로를 따라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달려도 좋고 아주 먼거리는 전철과 고속버스, 기차에 자전거를 싣고서 철원이나 동해안의 항구, 인천의 섬 여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을 정취에도 어울리는 자전거
 가을 정취에도 어울리는 자전거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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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많은 추억과 효용과 즐거움을 같이 누리던 제 애마를 며칠 전 동네 이마트 앞 거치대에 묶어두고 잠깐 물건을 사러 간 사이 누가 훔쳐가고 말았습니다.

마트에서 나와 자전거는 사라지고 끊겨진 자물쇠만 덩그러니 걸려 있는 허황한 거치대 장면은 지금도 믿기지가 않고 속이 쓰립니다.

황망하고 화가 나기도 해서 경찰서에 신고하여 경찰관들과 같이 이마트 보안과에 가서 CCTV도 검색하였으나 주차장에는 있던 CCTV는 자전거를 위한 거치대에는 설치되어 있지 않네요.

해당 지구대에 가서 자전거 사진도 접수시키고 도난신고를 정식으로 하였으나 도둑맞은 자전거는 거의 못 찾는다는 경찰 아저씨들의 말에 더욱 기운이 없어졌습니다.

요즘은 인터넷 자전거 동호회에 도난신고도 하고 중고로 거래되는 자전거들을 검색하고 있습니다. 길거리를 걷다가도 여기저기에 보이는 자전거들 중에 혹시 제 자전거가 있지나 않을까 두리번거리게 되구요.

자전거 동호회 홈페이지들에 보니 의외로 자전거 도난사건이 많더군요. 자전거를 애마라고 부르며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자전거를 타던 저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지 동병상련의 정까지 느끼게 되네요.

앞으로 저도 자전거 도난에 주의를 해야겠지만 많은 추억과 삶을 사는 가치관도 변하게 해준 애마를 훔쳐간 자전거 도둑은 제게 두고두고 아쉬움과 원망을 남겨줄 것 같습니다.

자전거는 사계절을 느끼며 출퇴근하는 즐거움도 주지요.
 자전거는 사계절을 느끼며 출퇴근하는 즐거움도 주지요.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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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일본에 있다는 자전거 주차장이 우리나라에도 어서 생겨서 도난의 걱정없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태그:#자전거, #자전거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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