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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당국의 재일동포 탄압이 새해 들어 다시 시작됐다.

<조선신보>는 지난 1월 30일 “교토경찰당국은 1월 21일과 22일 아침, 이른바 ‘세리사법위반혐의’를 구실로 백 명이 넘는 경찰관과 수사원을 동원하여 교토상공회 회관과 산탄 상공회, 총련 산탄지부와 개별일군 자택을 비롯한 15개소에 대한 대대적인 강제수색을 단행했다”며 “현직일꾼을 부당하게 체포하는 만행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강제수색은 27일에도 이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당국의 총련 등 재일동포에 대한 탄압은 지난 2006년 7월 북 미사일 발사 이후 시작된 것으로, 만경봉호 입항 금지, 총련 건물과 일꾼들 집에 대한 압수수색, 총련중앙 건물과 토지 압류와 경매, 동포 구금 등 정치·경제·사회·인권 전방위적으로 진행돼 왔다.

특히, 2006년 11월부터 2007년 2월 중순까지 3개월 동안에 총련 도쿄본부와 지부, 상공회, 우리학교 등 14개소와 재일동포 관련 39개소에 대한 강제수색을 벌였으며, 11명의 동포와 일꾼들을 체포한 바 있다.

남북해외 동포들, 한 목소리로 일본당국 규탄

재일동포들은 이 같은 탄압에 지난해만도 두 번에 걸친 재일본조선인 중앙대회와 총련 각 지부별 규탄대회를 수차례 진행했으며, 9월에는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열린 제6차 유엔인권이사회에 방문단을 보내 탄압실태를 정리한 문서를 전하는 등 적극 대처해 왔다.

북측도 여러 차례에 걸쳐 관계당국 담화와 성명, 그리고 당 기관지와 통신 등을 통해 일본당국의 행태를 강하게 규탄했으며, 특히 평양과 원산에서 이례적으로 일본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어 무력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7월 박길연 유엔주재 대사를 통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 “일본의 민족배타주의에 경종을 울리기 위하여 ‘현대판의 외국인혐오’라는 안건을 다가오는 유엔총회 제61차 회의 의정에 포함시켜줄 것과 이 서한을 유엔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 공식문건으로 배포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남측도 재일동포탄압에 시민사회진영 중심으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지난해 7월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진행했으며, 6·15언론본부도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해외동포들의 규탄 목소리도 높았다. 6·15미국위원회와 유럽동포들이 규탄성명을 발표했으며, 특히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6·15공동선언실천 남측과 북측, 해외측위원회는 공동명의의 결의문을 통해 “일본당국의 재일동포들에 대한 탄압을 우리 민족의 존엄과 자주적 권리에 대한 난폭한 도전이며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단정한다”며 “남과 북, 해외 7천만겨레의 민족적 의분을 담아 준열히 규탄”했다.

일본당국의 탄압과 이에 맞선 동포들의 대응 흐름이 잠시 주춤한 것은 지난해 9월 대북 강경책을 고수했던 아베 총리가 불명예 퇴진하고 후임 후쿠다 총리가 취임하면서부터다. 지난해 11월에 동포 상공회 건물에 대한 한 차례 강제수색이 있었지만. 한 동안 잠복기를 거친 후쿠다정권은 새해 들어 21일과 22일, 그리고 27일, 3일간에 걸쳐 전격적으로 총련 건물을 강제수색하는 등 탄압을 재개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후쿠다정권의 대북 강경정책이 9·19공동성명과 10·3합의로 전망이 밝아진 6자회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납치문제’ 등으로 껄끄러운 북일관계가 재일동포탄압 문제로까지 확산된다면, 큰 틀에서는 북미 간에 결정되겠지만, 6자회담 진척에 걸림돌로 작용될 공산이 크다. 6자회담과 남북관계는 상호 보완적으로 진행되는 사안인 만큼 한반도 평화와 번영 역시 지장을 받게 된다.

우리 정부는 일본당국의 재일동포 탄압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동포권익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 재일동포 문제는 과거 일제시대 강제 징용과 징병으로 발생한 문제인 만큼, 남과 북이 다를 수 없다. 또한, 고비를 맞고 있는 6자회담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서도 이번 사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일본은 6자회담 훼방꾼으로 낙인찍힌 지 오래다. 일본의 몽니를 방치한다면 6자회담과 우리 민족에게 화근거리로 작용될 수 있다.

더욱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해외 동포들의 권익을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0·4선언 제8조에서 “남과 북은 국제무대에서 민족의 이익과 해외 동포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명시했다. 우리 정부가 탄압 받고 있는 재일동포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할 근거가 된다.

국제기구의 역할도 요구된다. 우리는 국제연합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 각 지역의 민족, 인종, 종교, 이념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기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 총장은 세계와 인류 평화의 상징으로 매겨질 한반도문제에 각별한 관심과 대응으로 우리 민족과 인류의 평화의지에 화답해야 한다. 재일동포탄압 문제는 단순한 일본 내의 문제가 아니라 6자회담,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의 문제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유엔 차원의 적극적 대응을 이끌어 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세기 처절하게 당했던 민족의 아픔을 21세기에 바다 건너 타향에서 또 다시 겪고 있는 재일동포들의 고통이 하루 빨리 해소되길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참말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총련#인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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