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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강국 핀란드를 벤치마킹하라(<매일경제>)'
'영어 잘해야 富國된다(<매일경제>)'
'중고교 핀란드식 '능력별수업'으로 강화(<매일경제>)'
'국제학력평가 1위, 핀란드의 비결은?(<프레시안>)'

영어를 너무 사랑하시는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연일 화제의 중심에 오르내리고 있다. 영어몰입교육, 특별영어교사 채용, 국어표기법 변경 등 '영어교육 혁신안'이 전국을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학생·학부모·교사 모두 거센 반발을 하고 있다. 오직 사교육 학원들만이 쌍수 들고 환영하고 있다.

그 와중에 나온 '어륀지' 발언은 비난을 넘어 조소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은 이를 비난하는 글에서 "반론은 영어로만 받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영어 잘해야 한다.' 이 당위적인 명제에 대해 틀렸다고 말할 사람, 거의 없을 것이다. '세계화시대, 글로벌화'라는 거창한 추상적 구호를 넘어 이제 앞으로 한국 젊은이들이 한국 땅에서 모두 일자리를 얻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70~80년식의 고속성장 신화는 흘러간 유행가일 뿐이다.

핀란드 영어 교육의 본질 감춘 보수 언론

영어교육 혁신안 발표와 때를 맞춰 보수경제지들이 앞다투어 대대적인 특별 취재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들의 슬로건은 단순하다. "영어 잘하는 나라가 살 산다"

그러면서 가장 많이 인용된 국가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핀란드'였다. 덴마크·스웨덴·노르웨이도 좋은 예지만, 그들 국가의 모국어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해 있다. 영어와 뿌리가 같다는 말이다. 그러나 핀란드어는 '우랄알타이' 어족에 속해 있다. 한국어도 같은 어족이다. 즉, 영어 배우기에 상당히 불리한 언어환경이라는 점에서 핀란드의 영어교육 성공사례는 충분히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교묘하게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 그들은 사실을 보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필요한 사실만을 취사 선택함으로써 핀란드 영어 교육의 본질을 감추고 있다.

작년 가을, 언어교환 프로그램 파트너로 만난 핀란드 친구 말라(26, 국제관계학전공 석사 1학년)를 통해 핀란드 영어교육의 본모습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지난주 목요일, 요즘 한창 스페인어 공부에 빠져 분주한 그녀를 붙잡고 거의 취재하듯 1시간 동안 모든 궁금증을 풀어 보려고 노력했다.

① 핀란드 어린이들, 영어만 배우는 게 아니다!

말라(26세, 국제관계학 전공 석사 1년생), 핀란드 라플란드 대학교에 재학중이며 한국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기도 했다. 모국어인 핀란드어 외에, 영어 스웨덴어 독일어 스페인어를 구사할 줄 안다.
 말라(26세, 국제관계학 전공 석사 1년생), 핀란드 라플란드 대학교에 재학중이며 한국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기도 했다. 모국어인 핀란드어 외에, 영어 스웨덴어 독일어 스페인어를 구사할 줄 안다.
ⓒ 오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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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학제는 우리의 그것과 동일하다. 6(초등학교)-3(중학교)-3(고등학교) 체제다. 그녀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영어를 배웠다.

실용영어, 즉 말하기-듣기를 중점적으로 배웠을 거란 예상과는 달리 학교 영어의 초점은 작문을 강조하면서 덧붙여 말하기 능력에 주안점을 두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논리성을 갖추지 못한 언어교육은 쓸모 없다는 철학 때문이란다.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는 스웨덴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핀란드어·영어·스웨덴어 교육은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고 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는 독일어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 때부터는 자신이 원하는 외국어를 1가지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4개 국어를 배우느라 힘들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전혀 힘들지 않았어, 어려서 그런지 몰라도 충분히 다 받아들일 수 있었어"라는 대답이 돌아와 당황스러웠다. 어린 나이에 모국어와 외국어를 동시에 배우면 사고 체계에 혼란이 와서 아이가 힘겨워 한다는 '일반론'은 무참히 무너졌다.

언어는 사고를 담는 그릇에 불과하다는 명제에 기반해서 생각해 보면 틀린 말도 아닐 것이다. 4개 국어 배운 그녀에게 핀란드인으로서의 자주성과 자부심은 철철 넘치고 있지 않는가.

그들이 발 딛고 살고 있는 땅이 핀란드이기 때문에 아무리 외국어 교육을 많이 받아도 민족혼, 국민성 등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적어도 '민족성' 운운하면서 영어 교육 확대를 반대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땅에서 사는 한 우린 누가 뭐래도 한국 토종의 마인드를 지닐 수밖에 없을 테니까.

대학 진학 후엔 의무적으로 영어나 스웨덴어 강좌를 수강해야 한다고 한다. 유년기부터 익힌 외국어 능력을 보완 유지 시키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라고 했다. 그녀는 현재 자발적으로(!) 스페인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단하다고 느끼면서도, 한 편으로는 한 번 외국어 습득 노하우와 경험을 익히게 되면 다른 언어를 익힐 때 별로 어렵지 않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그녀는 현재 5개 국어를 구사하는 '멀티랭규얼'이다.

② 영어가 장난이 아니네~ 그냥 만화만 봤을 뿐인데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 지금의 영어 실력이 가능했냐고 물었다. "그런 것 같진 않고, 사실 어릴 때부터 TV를 통해 영어만화를 많이 본 게 지금의 영어실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학교 영어 교육은 그저 '거들 뿐?'이란 말인가.

이 친구 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학기에 'English Oral Skill' 수업을 수강할 때도 같은 조가 된핀란드 친구마다 붙잡고 같은 질문을 던졌었다. "너 영어 어떻게 배웠어 어릴 때?" 그랬더니 한결같이 "영어 만화를 많이 봐서 그런 것 같애"라는 답이 돌아오곤 했다. 한국 사정을 약간이라도 아는 친구들은 쓸데없는 것 하지 말고 하루 종일 영어로 만화를 틀어주는 방송국이나 하나 만들라고 점잖게 조언해 주기도 했다.

사실 그렇다. 학교에서 일주일에 몇 시간 영어 수업을 듣는다고 영어가 능수능란해질까. 집에서 몇 시간씩 영어 만화를 보다가 주인공의 말을 그대로 흉내내게 되고, 만화 대사가 머릿속에 기억되어 친구들과 대화할 때 한두 번씩 써보며 그들의 입과 귀는 열렸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교육 경쟁력, 엄밀히 말하면 세계 최고의 '공교육' 경쟁력을 갖춘 핀란드도 이 정도인데, 부실한 공교육 시스템을 갖고 있는 우리가 학교 영어 교육만으로 이룰 수 있는 성과는 많지 않을 것이다.

③ 영어 못해도 대학 가는 데 지장 없다!

핀란드 로바니에미에 있는 한 중학교. 수업을 마친 오후 2시가 되면 각자의 흥미에 맞는 운동을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핀란드 로바니에미에 있는 한 중학교. 수업을 마친 오후 2시가 되면 각자의 흥미에 맞는 운동을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 오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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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질문이 작금의 '영어교육 논란'의 핵심일 것이다. 한국 교육의 모든 병폐는 입시와의 연관성에서 유래한다. 지금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영어 실력을 쌓아 주기 위해 학원에 보내는 게 아니다. 옆집 아이보다 좋은 점수를 얻어 좋은 대학에 가길 원하기 때문에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말라에게 대학입시는 어떻게 진행되냐고 물었다. 핀란드에서 대학을 갈 때는 총 6과목의 시험을 치른다고 한다. 핀란드어·스웨덴어·영어·선택 외국어·수학·제네럴(General). 이렇게 6 과목이다. 놀라운 것은 언어 시험만 4개를 본다는 점이다. 제네랄은 인문계 학과 진학 희망자의 경우 역사·사회·지리 등을 총괄해서 보는 시험이고 자연계 학과 진학 희망자의 경우 물리·생물·화학 등을 망라해서 보는 시험으로 쉽게 생각하면 우리의 수리탐구영어II와 비슷하다.

이 6과목 시험은 '고교졸업시험'이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에 해당한다. 이 시험은 각 과목별로 최저 4점에서 최고 10점으로 평가되고 4점 미만은 낙제(Fail)이다. 즉, 등급제라는 점이다.

중요한 점은 6개 과목의 등급이 모두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상위 점수 4과목만을 대학 측에 제출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 4점, 스웨덴어에서 5점, 나머지 과목에서 8점을 받았을 경우, 영어와 스웨덴어 점수는 버리고 나머지 4과목만을 대학 측에 제출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이 학생은 평균 8점을 받은 '우수한 고교 졸업생'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참고로 말라는 40점 만점에 32점을 받았다고 한다.

즉, 핀란드 교육에서 영어는 대학에 가기 위한 '절박한 필수과목'이 아니라, 그저 6개 과목중의 하나일 뿐이다. 외국어 교육은 밀도높게 진행하되, 그것이 대학입시와는 큰 관계가 없는 것이다. '외국어=영어'라는 등식에 갇히지 않고, 만일 내가 국어와 독일어가 좋으면 그 언어를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참고로 스웨덴의 경우엔 선택해서 배울 수 있는 제2외국어의 종류가 80가지나 된다고 한다. 모두가 영어 강박증에 걸린 우리와는 이미 차원이 다르다. 입시 부담 없이 정말 좋아하는 외국어에 몰입하다 보니 영어조차도 자연스레 상향평준화 됐다는 것이 북유럽 국가들의 영어 교육 성장의 주요 이유다.

④ "영어 몰입 교육? 다른 과목도 못 따라갈텐데"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영어 몰입 교육을 받아본 적 있냐고 물었다. "영어를 영어로 배우는 건 일반적인데, 다른 과목까지 영어로 배우는 건 학교마다 선택사항이고 난 물리랑 화학은 영어로 배웠어"라고 그녀는 답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도리어 내게 물었다. "굳이 다른 과목을 영어로 배우는 게 영어 실력 향상과 관계가 있을까. 그리고 만약 그런 교육을 하게 되면 영어 못하는 학생은 다른 과목도 제대로 못 따라갈텐데."

그것이 핵심이었다. '잉글리쉬 디바이드'(English Divide, 영어실력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격차) 해소를 위한 영어몰입 교육이 오히려 사회계급의 양극화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영어도 중요하지만, 다른 과목들도 중요하다는 말 또한 한 번쯤 되새겨 봐야 한다. 언어는 도구다. 유창성도 중요하지만, 그 언어 안에 논리를 담을 수 없다면 그것은 천박한 수다일 뿐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장하준 캠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한테 "당신 영어 발음이 후졌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문성과 논리, 그 다음에 영어다. '오렌지'라고 발음해도 미국에서 오렌지 사먹을 수 있다. 굳이 발음하지 않고도 우린 오렌지가 주황색 빛을 띄는 원형의 과일이라는 것을 감각적으로 이미 알고 있다. 손으로 오렌지 집으면 된다. 계산은 "하우 머치(How much)"라고 묻고, 화폐의 숫자만 셀 수 있으면 미국에서 오렌지를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그것이 사고·직관·감각·논리다.

⑤ "수준별 교육? 학생들 좌절하겠네"

위에 소개한 기사 내용에 보니 헬싱키의 고등학교 사례를 거론하면서 영어의 경우 철저한 수준별 학습을 한다고 했다. 이를 말라에게 설명하니, "아닐걸? 수준별 수업은 받아본 적 없고, 요즘엔 일부 학교에서 하는 것 같애. 내 기억으로는 조금 영어를 못 하는 친구가 있으면 잘 하는 친구들이 도와가면서 영어 수업을 듣곤 했었어" 한다.

어느 수업 시간에 교수가 "여러분의 국가는 교육에 있어서 협동을 중시하나요? 아니면 경쟁을 중시하나요?"라고 물은 후에 일일이 학생들에게 말할 기회를 줬었다. 그 수업에는 핀란드·스페인·프랑스·한국 이렇게 4개국 학생들이 섞여 있었다.

난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한국 교육은 경쟁을 강조해서 학교의 분위기는 매우 치열하다고 말했다. 조금 뒤에 난 절망했다. 나만 그런 대답을 했던 것이다. 모두들 협동을 강조하는 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나를 더욱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경쟁을 중시하는 교육을 받은 나의 경쟁력이 협동 중시 교육을 받은 그들보다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즉, 한국 교육의 경쟁은 진정한 국제경쟁력과는 거리가 먼 '소모적인 경쟁'이었음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나는 영어를 잘하고, 내 짝꿍은 영어를 못한다고 가정해 보자. 학교에서 철저히 수준별 수업을 하게 되면 그 친구와 나는 서로 협동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못하면 하위권으로 처진다는 하이에나식 논리만을 배우게 될 것이다. 반대로 협동을 중시하는 교육을 학교가 진행한다면 난 내 짝꿍을 도와주면서 우리 둘 다 성공적으로 영어 수업을 이수하게 될 것이다. 그 협동의 교육이 '공화국의 가치', 즉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위에 있는 프레시안 기사 참조)

'수준별 수업=경쟁력 강화', 이 어이없는 틀을 먼저 박차고 나와야 할 것 같다. 친구가 경쟁자로 인식될 때, 그 교육은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 없다. 한국의 학교가 황량한 이유다.

사교육비 1원 한 푼 내지 않고 5개 국어...우리는?

핀란드 로바니에미에 있는 한 중학교 방문 당시 찍은 사진.
 핀란드 로바니에미에 있는 한 중학교 방문 당시 찍은 사진.
ⓒ 오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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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들의 핀란드 영어 교육 기사는 기본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교묘하게 일부 사례를 부풀리고, 본질을 감춤으로써 '영어실력과 경제력의 인과관계'를 과장하고 있다.

영어를 잘하는 핀란드의 1인당 GDP는 4만7000달러이고, 덴마크는 6만달러다. 우리와는 격이 다른 경제 수준임을 직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1인당 GDP는 1만8000-2만 달러다. 그러나 그들이 잘 사는 것이 영어 때문인가. 영어 실력이 높은 나라가 잘 사는 것은 참인 명제다. 즉, 상관관계는 있다. 그러나 영어 때문에 잘산다는 인과관계는 그 어떤 연구도 밝히고 있지 않다.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할 때,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다. OECD가입하면 선진국이다라는 인과관계를 믿고 그곳에 가입했다가 대책없는 시장개방 때문에 IMF 외환위기에 빠졌던 97년의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OECD 가입 안 하고도 선진국으로 잘 사는 나라는 많다.

교육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본다. 서로 어울려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배우기 위한 과정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물론 '먹고사니즘'을 해결하기 위한 전문 지식도 배워야 한다. 그러나 배움의 과정이 약육강식의 정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잘하는 사람은 더 잘하게, 못하는 사람은 잘하게 서로 손을 잡고 나아가는 과정이 될 때, 학교는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다.

이경숙 위원장은 기러기 아빠를 막기 위해 영어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영어 잘 가르치려고 이민가는가? 그것은 소수다. 엄밀히 말하면 주입식, 입시 교육에 찌든 한국의 교육 환경에 자신의 자녀들은 내동댕이 치고 싶지 않다는 절박함을 안고 그들은 기꺼이 기러기 아빠를 자처했다. 감당하기 힘든 사교육비를 부담하느니 무상교육의 천국으로 날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말라는 1원 한 푼 내지 않고 5개 국어를, 학교라는 공교육의 틀 안에서 모두 배웠다. 한국에서 5개 국어를 익히려면 아마 그 집안은 망할 것이다. 사교육을 줄이는 가장 간단한 길은 학원의 존재 이유를 없애면 된다. 학교에서 토론하고 생각하고 많이 쓰는 교육하면 굳이 학원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학원 간다고 학교에서 공부 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 학원이 범람하는 건, 학원이 학교보다 입시교육에 강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이것이다. 한국에서 같은 과(필자는 경영학을 전공중이다) 친구들은 xx경영학원, XX회계아카데미 등을 다니면서 학교 공부를 한다. 대학교육마저 사교육 시장에 잠식당한 어처구니 없는 풍경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교육재정 확충을 통해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는 일이다. 그럴 때 토론교육, 전인교육이 가능해진다.

그래도 나는 꿈꾼다, 우리 교육의 미래를

나는 꿈꾼다. 지난 주에 끝난 세법 강의가 한국에서도 언젠가는 가능해지기를. 영어를 유창하게 쓰는 자국인 교수가 8명을 학생들과 둥근 테이블에 둘러 앉아 토론을 하면서 세법 공부를 하는 장면.

아직은 너무나 먼 꿈임을 모르지 않는다. 이미 모두가 망했다고 말하는 중·고교 교육, 한 강의실에 100명, 200명씩 처박아두고 주입식 교육을 진행하는 대학교육을 지속하면서 우리에게 밝은 미래가 있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영어라는 지엽적 사안보다 교육의 본질과 현실적인 교육 여건에 대한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 오수재 기자는 현재 핀란드 라플란드 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수학 중입니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핀란드 사회를 통해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태그:#핀란드, #영어교육, #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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