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기싸움으로 분당위기까지 치닫던 한나라당이 양측 간 화해로 한 고비는 넘겼지만 친박 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충돌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창희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장은 4일 저녁 기자와 만나 "243곳을 정하려니까 아직도 사방이 지뢰밭"이라며 "공천이 이번 경우와 같이 정리가 늦어지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강창희 위원장은 "이번 공천을 잘못하면 국민들에게 '또' 외면당한다"며 "이번 공천만은 당선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공천해서 이명박 당선인에게 과반수를 안겨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MB측에서 '개혁공천'을 내세우며 세력 확대에 나서는 것을 용납지 않겠다는 태도다. 강 위원장은 "충청도에서 과반을 달성해야 다른 지역도 과반수를 넘는데 충청도도 쉽지 않다"며 "어려운 파고를 어떻게 돌파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명박 정부가 시련을 당하고 과반수 이상 획득해야 공약이 추진된다"며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국민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데 과반을 차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가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려면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과반수를 확보해야 하고 과반수를 확보하려면 지역에서 당선가능성이 높은 인사에게 공천권을 줘야 한다는 논리다. 강창희 위원장은 이날 그동안 굳게 다물었던 입을 조금이나마 열었다. 인터뷰 도중 공천서류가 중앙당에 접수 된 것을 확인한 강창희 위원장은 총선 출마의 변에 대해 "열심히 일해서 대전에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다선 의원에 걸맞게 일하고 지난 번 낙선 했던 일, 부족했던 부분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전지역의 국책사업 추진이 실수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4일 오전 김영관 의장이 중구 불출마 선언을 하는 자리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표명 한 것과 관련해서는 "불출마 선언은 잘 했다, 날 도와준다니 고맙다"고 덕담을 건넸다. 강창희 위원장은 "김 의장이 앞으로 구청장도 시장도 될 수 있는데 임기를 확실하게 조절해야 한다"며 "보궐선거는 국고낭비다, 김 의장이 불출마 한다고 하니 선관위에서 제일 좋아하더라"고 조언 했다. 그는 자신의 2선 퇴진까지 요구한 김영관 의장의 지난해 발언에 대해 "누구나 꿈을 가지고 있으니까 일체 개의치 않았다"며 "본인이 여러 가지 정황을 판단했을 것이고 마지막도 본인이 결정 했을 것"이라고 중진의 여유를 보여 줬다. 대신 "요새는 유권자들이 남 욕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충고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강창희 위원장은 자신의 '국회의장' 도전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열심히 일하다 보면 의장도 되는 거지, 그걸 하기 위해서 뭘 한다는 게 안 되는 것"이라며 "내가 국회의장이 되기 위해서 하는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강창희 위원장은 그동안 소홀했던 지역구 관리를 위해 이번 설 연휴동안 대전에 상주하며 표밭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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