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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설날을 맞은 경기 안양의 도심 풍경.

 

차량들과 사람들이 바삐 오가던 도심 속 거리는 한산하고, 설 용품을 사려던 사람으로 북적이며 흥겨움이 넘쳤던 재래시장 상점들은 철시를 했지만 안양역 광장에서는 설 떡국도 먹지 못하고 있을 실종된 어린이를 찾자는 캠페인이 계속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안양 명학초등학교에 다니는 이혜진(10), 우예슬(8) 어린이가 지난 성탄절 실종된 지도 7일로 벌써 45일째 접어들고 있으나 아직껏 발견되지 않는 두 어린이를 찾고자 하는 안양시민들의 노력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고유의 명절 설입니다. 안양에서 실종된 예슬이와 혜진이를 기억해 주십시오."

"설날에도 두 어린이는 부모님이 맛있게 끓여줄 떡국도 먹지 못하고 이 시간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고향에 오시는 분 고향으로 가시는 분들 전단지를 가져가 나누어 주십시요."

 

 

안양사랑장학회 관계자들과 고교생 및 직장인으로 꾸려진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설 당일인 7일 오후 5시부터 2시간여 동안 실종된 예슬이와 혜진이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하며 역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이들에게 노란리본을 하나씩 달아 주었다.

 

노란리본을 달아주던 허모(51)씨는 "두 어린이 실종 이후 캠페인에 계속 참여했지만 설 당일 더욱 생각이나 오늘만큼은 빠질 수가 없어 아침 일찍 설을 쇠고 대학생과 직장에 다니는 조카들에게 자원봉사 가자고 연락하고 딸과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안양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해 혜화동에서 전철을 타고 왔다는 20대의 한 여성은 "옷깃보다는 핸드백에 노란리본을 달아달라"고 말하면서 "두 어린이 실종 소식을 TV를 통해 봐서 알고 있는데 아직 찾지 못했다니 너무 안타깝다"는 말을 남겼다. 

 

아들집에 온다는 50대 중년의 한 부부는 "누군가 그 어린 것들을 납치해 몹쓸 짓을 한 것이 분명하다"면서 "설 명절인데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은 오죽할까. 그나저나 설 명절은 쉬고들 나왔냐"며 노란리본을 달아주던 자원봉사들에게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경기 안양시는 실종된 예슬이와 혜진이 두 어린이의 행적이 파악될 때까지 CYS-NET(위기청소년 사회안전망)을 가동한다. 또 안양시 어린이 안전지대 구축을 위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활동구역 안전을 위해 폐쇄회로 설치를 확대키로 했다.

 

또 안양옥외광고물협회(회장 하경수)도 전단지 제작에 이어 이번엔 예슬이와 혜진이 두 실종어린의 사진과 인적이 새겨진 160여개(1500만원 상당)의 현수막을 제작, 경기도내 31개 시군에 5개씩 배부하고 인적이 많은 곳에 걸어줄 것을 요청했다. 

 

하경수 회장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과 똑같은 심정으로 회원사들에 전하자, 광고물 제작에 협회 소속 24개 업체가 자발적으로 동참했다"며 "협조문과 함께 택배를 통해 각 시·군에 배달했다"고 말했다.

 

8일 오전, 조용했던 거리에 다소나마 거리에 활기가 돈다. 시민들은 기나긴 연휴 막바지를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오전부터 극장가를 찾는 등 모처럼의 여유를 즐기고 귀경 차량들도 늘어나는 모습이지만 두 어린이의 소식은 언제쯤 들려올까.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양,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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