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운대융성'이니 '환경' 대운하니 하는 경부대운하 때문에 요즘 들어 나라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새 정부가 기어이 온 산하를 파헤칠 모양입니다. 생명의 강을 모조리 뒤엎어 버릴 모양입니다. '이건 정말 아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여 불교·천주교·원불교·개신교 4개 종단 소속 몇 분의 종교인들이 하던 일 모두 내려놓고  마음을 모아 생명의 강을 걸으며 생명의 강을 모시기로 했습니다.

 

신 정부가 내놓을 경부대운하 계획에 대해 모두 함께 성찰하고 재고하자는 뜻이지요.

 

한강에서 낙동강으로 영산강에서 금강으로 100여일 쯤 걸으며 기도하며 생명의 가치가 사라져가는 현실을 냉혹하게 철저하게 돌아보고 회개하겠습니다.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가는 길에 아마도 주변 지가 상승만으로도 이미 들뜬 해당 지역 주민들의 환영을 받지 못할 터이라, 민박도 시도해 보긴 하겠지만 천막도 치고 노숙하면서 생명의 강을 살리는 일을 위해 기도하며 걷겠습니다. 몹시 춥긴 하겠지요!

 

언젠가 이른 봄에 10여명이 소백산을 등산하다가 갑자기 비가 많이 와서 길을 잃어 밤새 산속을 헤매다 결국은 벌벌 떨며 불어난 계곡 옆에서 비박을 하게 되었습니다. 억세게 비는 쏟아져내리는데 저는 모닥불을 지피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빗속에서 불을 지피는 건 불가능하다 생각했지만 젖은 솔잎을 모아 바위 밑에서 정성들여 불씨를 키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의 나뭇가지들을 모아 모닥불이 되었고 결국 장작더미를 태우는 큰 불이 되었고 비를 맞으면서도 따뜻하게 밤을 지낼 수 있었던 몇년 전의 일을 기억합니다.

 

다행히 한반도대운하 사업은 아직은 기획 중이며 아직은 첫 삽을 뜨지도 않은 일이기에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판단과 행동이 참으로 중요할 때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아무쪼록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의 한 걸음 한걸음, 생명의 강물 따라 나아감이, 경부대운하 사업을 깊이 성찰하고 재고하는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랍니다. '천하 생명을 창조하시고 보기에 좋았더라' 하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줄 믿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필완 기자는 '당당뉴스' 운영자이자 목사입니다.

이 기사는 '당당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운하, #생명의강을모시는사람들, #한반도대운하, #순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