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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를 쓴 동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쓴 종교비판서
▲ 만들어진 신 <이기적 유전자>를 쓴 동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쓴 종교비판서
ⓒ 감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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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자며 진화론의 열렬한 추종자인 리처드 도킨스가 <만들어진 신: The God Delusion>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도킨스의 이름이 생소해도 그가 지은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말은 귀에 익을 것이다. 도킨스는 <민들어진 신>에서 자신이 무신론자임을 주장하며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진 수많은 해악들을 열거한다. 그러면서 종교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라고 목소리 높여 충고한다.

내게 이 책을 권한 지인 역시 종교라는 이름아래 행해지는 여러 가지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라는 의미로 책을 권했음을 알고 있다.

솔직히 수많은 유신론자들 역시 종교 없는 세상을 상상할 때 종교가 지배하는 세상을 바라볼 때 보다  더 큰 위안을 느꼈을 것이다.

나도 신을 믿는다고 하지만 인간의 이기심으로 굴절된 종교를 앞세워 저지르는 수많은 해악에는 염증과 회의를 느껴왔고 다른 수많은 유신론자들 역시 나와 같은 상황일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킨스는 신의 부재를 명징하게 밝혀주지 못했을 뿐만이 아니라 성경이나 종교의 본질에 해박한 지식을 지닌 사람이 못 된다는 사실이 그의  글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

어느 책이든 책은 저자가 생각하는 일관된 주제 아래 글이 엮여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거쳐 쓰여진 성경은 구약과 신약 각각의 짝이 있어 한 구절을 떼어 멋대로 인용을 하다보면 원래의 의미와는 상당한 거리가 생긴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도킨스는 곳곳에서 글의 일부만을 떼어 의미를 왜곡시키거나 아전인수격의 해석을 도출해 낸다. 본질을 보이겠다면서 본질을 왜곡하여 자기들의 입맛에 맞게 채색하는 종교 지도자들의 모습과 그런 종교를 비판하는 그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아 읽는 이를 씁쓸하게 만든다.

또 기도의 치유효과, 종교가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 등 거부할 수 없는 부분들은 마지못해 인정하면서도 그건 인간의 심리가 일으킨 효과일 뿐이라고 억지를 쓴다거나, 신의 부재, 창조론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끊임없이 비판의 목소리만을 높이고 있다.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한 사람이거나 종교에 대해 편견 없는 상식을 지닌 사람들이 그의 글을 읽는다면 많은 부분에서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이다

그는 본질적으로  종교를 등에 업고 벌어지는 가지가지의 부정적인 면과 해악을 이야기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종교와 교리가 지닌 부정적인 측면을 강하게 드러내려다보니 자신은 절대로 신을 믿지 않는다고 떼를 쓰듯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반항기 가득한 아이가 사춘기가 되어 자신이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받은 사실을 부정하면서 독립된 개체인양 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물리학자들이 비유적인 의미로 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물리학자들의 비유적 또는 범신론적 신은 성서에 나오는, 그리고 사제와 이맘과 랍비가 말하는 신, 즉 인간사에 간섭하고 기적을 일으키고 우리의 생각을 읽고 죄를 벌하고 기도에 답하는 신과 아득히 멀다. 둘을 일부러 혼동시키는 것은 지적인 반역행위다. - 본문 중

자신이 증명할 수도 없고 완전하게 부정할 수 없는 신이 없다고 말 할 것이 아니라  물리학자들이 말하는 신이 자연 존재 자체로의 신이라면, 특정종교가 말하는 신은 종교로 덧입혀진 왜곡된 신의 이미지라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올바른 표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쨌거나 당신이 신의 존재를 인정하든 부정하든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에 대한 반박서인 맥그라스의 <도킨스의 망상: Dawkins Delusion>을 함께 읽는다면 나름대로의 변별적인 시각에 흥미를 더하게 될 것이다.


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김영사(2007)


태그:#만들어진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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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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