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관계자들 “아는 사람 있어 가볍게 던진 농담이다” 해명
아산시의 한 고위공직자가 욕설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아무런 이유 없이 부녀자들에게 욕설을 뱉었다”며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는 것.
사건의 발단은 정초로,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 송악면주민센터에서 벌어졌다.
시청 모 국장이 송악면주민센터 내 마을회관에 모여 있는 거산리 주민들과 합석한 자리에서 한동안 얘기를 주고받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술에 취해 자리에 함께 한 부녀자들에게 욕설을 던졌다는 것이 당시 함께 자리했던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지난 11일과 12일 각각 아산시청과 시민과의 대화가 열린 송악면주민센터를 찾아 항의 시위와 함께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얘기를 전해들은 대부분의 주민들은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거산리 시립납골당 문제로 감정이 격해져 그랬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으나 당사자들의 증언은 그렇지 않았다.
당시 욕설을 들었다는 장동화(여·거산2리) 이장은 “정초를 맞아 (모 국장이 송악면주민센터를)찾아왔기에 손님으로서 예우를 갖춰 술 한 잔 따라주고 한동안 얘기를 나눴다”고 말한 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특별히 말다툼이나 기분 나쁜 얘기가 오가지도 않았는데 술에 취해 함께 자리에 있던 여자들에게 너라는 반말과 함께 이×, 저× 욕설을 했다. 납골당 얘기는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 이복례(여·거산2리)씨도 “(모 국장이 술에 취해)내 머리 위에 술잔을 자꾸 올려 놓기에 뭐하는 거냐고 두세 번에 걸쳐 경고를 했다”고 말한 뒤 “그런데 이어 옆에 있는 여자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저× 하면서 욕을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연로하신, 어머니뻘 되는 노인분도 계셨는데 함께 싸잡아 욕설을 내뱉었다”고 증언했다.
이석구 거산2리 주민대표도 격한 감정을 감추지 못한 채 성토를 쏟아냈다. 이씨는 “처음 왔을 때부터 술이 얼큰하게 취해 있었다. 그래도 우리 마을을 찾아온 귀한 손님으로 여기고 술을 대접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개탄한 뒤 “부녀자들, 특히 어머니뻘 되는 노인분들에게까지 욕설을 했다는 것은 아무리 술이 취했어도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이다. 고위직 공무원으로서 행할 태도가 아니다. 당사자는 물론이고, 시의 책임자인 시장까지 나서 책임지고 해명과 함께 공개사과를 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자리에 함께 한 주민 중 잘 아는 사람이 있어 농담으로 건넨 얘기다. 모든 부녀자들에게 욕한 사실은 없다”는 모 국장의 얘기를 전했다.
12일 송악면주민센터를 찾은 김용교 부시장은 항의 주민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주민들을 찾은 취지는 좋다고 하더라도 욕설을 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사과의 말을 건넨 뒤 “훈계와 함께 당사자가 주민들을 직접 찾아 사과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강희복 시장을 수행, 송악면주민센터를 찾은 한 공무원도 “시장님도 시민들과의 대화를 마치고 나오며 해당 주민들에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공개적인 사과와 함께 당사자 처벌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어 요구조건이 수용될 때까지는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