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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가 점처럼 작게 보인다.”

 

모래 사이로 흘러가고 있는 푸른 물과 하얀 새가 어울린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물이 마음을 잡는다. 흐르고 있는 것인지, 멈춰있는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모래와 물 사이에 앉아 있는 갈매기의 모습이 돋보인다. 멀리 떨어져 있어 점처럼 작게 보이지만, 새들은 분리되어 있는 세상을 조화롭게 만들어버리고 있었다.

 

  흘러가는 강물은 보여주고 있었다. 파노라마처럼 이어지고 있는 일상의 번다함이 교차하고 있다.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가고 있다. 어제도 흘러갔고 오늘도 어김없이 흘러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내일 또한 때가 되면 찾아올 것이 분명하다. 그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 것을 사용하는 개인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시간을 시간으로 여기고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고 시간을 시간으로 보지 못하게 되면 고달픈 인생이 된다. 시간은 시간일 뿐이다. 그런데 시간을 원망하고 불평하게 되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만이 힘이 들고 아픔이 커지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고통도 고뇌도 결국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시간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멀어진다. 바람처럼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 흔적을 요구하거나 실체 없는 시간을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그 것을 소유하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게 되면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그 것은 어리석음의 결과이고 한 번 뿐인 인생을 허비하고 마는 것이다.

 

  시간은 햇살과 같다. 정면으로 비추고 있을 때에는 열정을 창출해내고, 비스듬하게 비추일 때에는 따사로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멀어질 때에는 바람처럼 아무런 흔적도 없다. 그림자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어떤 자취조차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거기에 대고 발을 동동거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모래와 강물 사이에 우아하게 앉아 있는 새를 바라보면서 흔들의자를 생각하게 된다. 새가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은 의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뭔가를 바꾸려고 의도하고 있었다면 웃음이 터져 나왔을 것이 분명하다. 새의 미약한 힘이 가소롭게 보였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갈매기는 아무런 의도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법이 발휘될 수 있는 것이다.

 

  흔들의자에 앉아 있으면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세상을 바라볼 수가 있다. 한 발 빗겨  서서 관조하는 즐거움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다. 점처럼 작지만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처럼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 햇살처럼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무심하게 흐르고 있는 강물 위의 새들처럼 살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섬진강에서


태그:#새, #경계,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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