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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 양재성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 김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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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운하'에 대한 개신교계 대응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등이 모여 대책위를 구성해 본격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대운하를 밀어붙이면 기독교 전체를 욕먹게하는 일"이라면서 소망교회 장로인 이명박 당선인과 웰커뮤니티교회 목사인 추부길 당선인 비서실 정책팀장을 압박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생명윤리위원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지난 14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해 기독교 차원에서의 대책마련을 위해 회합을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명박 당선인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대운하 사업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범 기독교 차원의 대책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준비위는 오는 26일 오전 11시에 회의를 통해 구성될 예정이다.

양재성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는 "대운하가 건설된다면 한반도 전체가 뒤집힐 거대한 문제"라면서 "기독교계에서도 이 문제를 크게 한번 거론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문제의식에서 모임을 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양 목사는 또 "단군 이래 최대의 생태파괴 사업이 될 대운하 사업은 경제성, 안전성, 환경성, 타당성, 현실성 등 모든 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추진해서는 안 될 사업"이라며 "단순한 개발주의 경제 논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경제가치 말고 생태가치를 이야기 할 때다. 생명을 기본 모토로 하는 기독교가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면서 "기독교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보수 기독교인들은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이러한 행태는 기독교 전체를 욕 먹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양 목사와의 일문일답 요약이다.

- 이번 기독교계 모임을 열게 된 취지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모였다. 범 기독교적인 차원에서 대책위를 구성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대운하 문제는 한반도 전체가 뒤집힐 거대한 문제다. 이 문제를 기독교 쪽에서도 크게 한번 거론해야 하지 않겠느냐 해서 모임을 결성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등이 모여 공식기구 만들 예정이다."

- 교계의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리라 보는가.
"동참을 할 것이고, 꼭 해야만 한다. 각 교단 본부들 모두 만나서 꼭 하도록 얘기하는 중이다. 긍정적일 것이다."

-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견해를 말해달라.
"그 얘긴 너무 많이 하지 않았나(웃음). 말하지 않아도 알 거다. 일단 500㎞가 넘는 거대한 수로는 상수원 오염은 물론이고, 홍수 피해,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경제성, 관광성 등을 보아도 실질적 성과는 거의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실행되서는 안 되는 일이다. 생태파괴 뿐만이 아니라 국론 분열, 총제적인 국가적 손실 등을 저지를 수 있는 엄청난 사안이다. 단순한 개발주의적인 경제 논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제는 경제가치 말고 생태가치를 이야기 할 때이다. 생명을 기본 모토로 하는 기독교가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 부산·경남지역 목회자와 성도 등 많은 기독교인들이 운하 건설에 찬성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운하 사업의 실체를 확인한다면 그런 태도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좋든 싫든 이명박 당선자는 친기독교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당연히 좋은 것이 아니겠냐는 막연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대운하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사실을 알게 된다면 과연 그들이 이렇게 나오겠는가. 난 그렇지 않으리라 본다."

- 대운하를 적극 밀어붙이고 있는 이명박 당선인과 비서실 정책팀장인 추부길 목사 등은 기독교계 인사인데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어떠게 생각하나.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 국토, 그리고 우리 후손들의 삶이 걸려있는 문제인데 특정 세력이 독단적으로 추진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런 식으로 하다가는 기독교 전체가 잘못을 뒤집어 쓰게 된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참 많은데 지금 정부 측에서 하는 행동들은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정말 이건 아니다 싶다.

물론 우리는 이명박 당선자가 잘 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된다. 이왕 당선 되었으니 국민들을 위해 잘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를 돕는다는 것은 무조건 따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독교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보수 기독교인들은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이러한 행태는 기독교 전체를 욕 먹이게 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 대운하 반대 사업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 계획인가.
"NCCK 생명윤리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5개 회원교단과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등 범교단적으로 대책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준비위는 2월26일 오전 11시에 회의를 통해 구성될 예정이다. 계속 말했듯이 대운하 사업에 대한 진실을 알리는 사업을 꾸준히 진행할 것이다. 조직규모를 지금보다 더 크게 해서 사업을 벌일 생각이다. 각 교단, 일반사회단체, 환경단체 모두 뜻을 모아서 다발적으로 행동을 취할 계획이다.

그리고 서울대 교수 등 전문가 그룹과도 연대해 운하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관련된 세미나와 토론회도 꾸준히 개최하여 운하 사업에 대한 진실을 알리고자 할 것이다. 100일간 진행될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순례단에도 구간 별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종교인 100일 도보순례 중 도법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도보순례 중인 양재성 목사 종교인 100일 도보순례 중 도법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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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송주민 기자는 <오마이뉴스> 7기 대학생 인턴기자 입니다



태그:#대운하, #기독교, #양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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