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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첫 총리로 지명된 한승수 유엔기후변화 특사가 지난 1월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새정부 첫 총리로 지명된 한승수 유엔기후변화 특사가 지난 1월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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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영국 교수' 경력이 과장됐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 후보자는 60년대 영국에서 요크대 경제학과 교수와 케임브리지 응용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것으로 그 동안 알려져 왔지만, 김영주 통합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가 실제로는 보조강사(Assistant Lecturer)나 연구원(Research Officer)에 불과했지, 한국과 같은 '정·부교수'는 아니었다"고 '경력 부풀리기'가능성을 문제삼았다.

특히 한 후보자의 케임브리지대 응용경제학과 교수 경력은 그의 서울대 교수 임용과 국무총리·상공부 장관 등 고위관직 진출의 '디딤돌'이 됐다는 점에서 납득할 만한 해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문 나종일 총장 "한승수는 연구원으로 기억한다"

한 후보자는 당시 케임브리지대학 논문집의 교수 명단을 근거로 "당시 응용경제학과 교수들의 타이틀은 모두 'Research Officer'로 되어 있었다"며 "60년대 영국 요크대에서 국제경제학을 강의했고, 케임브리지에서 경제학을 가르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지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는 한 후보자의 해명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것이 그의 영국 대학교수 경력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케임브리지대 동문들도 "한 후보자가 영국에서 한국과 같은 교수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60년대말부터 70년대초까지 영국에서 공부한 나종일 우석대 총장은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나는 케임브리지대에서 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는데, 한 후보자는 요크대에서 경제학 학위를 하다가 케임브리지대에 연구원으로 온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가 엄밀한 의미에서 대학의 연구원이었지, 교수라고 지칭하기는 어렵지 않냐는 뉘앙스였다. 나 총장은 "한 후보자가 맡았던 'research officer'를 우리말로 옮기면 연구원 정도가 될 텐데, (그의 주장처럼) 연구만 하는 교수가 케임브리지대에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케임브리지대 한국동문회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한 후보자와의 인간관계 등을 의식한 듯 극도로 말을 아꼈다. 그러나 젊은 시절의 한 후보자가 영국에서 '교수 대접'을 받을 만한 위치에 올라섰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김영주 통합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승수 총리 내정자의 영국대학 교수경력 허위의혹을 주장했다.
 김영주 통합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승수 총리 내정자의 영국대학 교수경력 허위의혹을 주장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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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대 정치학박사 출신의 안병억 <아시아경제> 국제경제부장도 19일 자사 기고문에서 "케임브리지대의 '리서치 오피서'는 우리가 이해하는 교수가 아니다"며 "(한 후보자가) 연구하면서 때때로 요청이나 필요에 의해 학생들을 가르칠 수는 있었겠지만 '리서치 오피서'로 근무한 것은 교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안 부장에 따르면, 신자유주의 비판자로 널린 알려진 장하준 교수(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도 정교수가 아닌 부교수(reader)이고, 영국에서는 부교수에 오르기 위해서도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재산문제까지 불거져... "부동산 잇달아 매입, 투기 목적 아닌가"

한 후보자의 재산 문제도 20~21일로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의 논란거리로 추가될 전망이다.

서갑원 통합민주당 의원은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한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와 자녀 편법 증여 의혹을 제기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1977년 마포구 서교동에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로 이사한 것을 시작으로 81년과 82년 강남구 논현동 단독주택과 압구정동 1차 미성아파트를 잇달아 취득했다.

현대아파트 건설을 시작으로 강남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조성되는 시기에 투기 목적으로 아파트와 집들을 잇달아 사들인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춘천의 형과 함께 88년 송파구 방이동의 492.7㎡ 대지를 매입한 것도 그해 올림픽 특수에 따른 개발 붐에 편승하려고 한 것이고, 2001년 한 후보자의 부인이 춘천시 서면의 대지 및 임야 5,351㎡를 매입한 것은 이 지역에 조성되려던 첨단문화집적산업단지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갑원 통합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승수 총리 후보자의 부동산투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서갑원 통합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승수 총리 후보자의 부동산투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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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의원은 후보자의 장남이 2005년 서울 원효로의 48평형 아파트를 매입한 사실을 거론하며 "아파트를 매입할 때 용산 역세권 개발이 한창이었고, 더구나 아들의 실 거주지는 다른 곳이었다"며 "장남 명의 재산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증여세 납부실적이 전무해 편법 증여 및 증여세 탈세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자의 장남이 평균 5000만원 연봉의 병역특례요원이었고 시가 5천만원 가량의 외제차 등 차량 2대를 보유했음에도 증여세 납부 실적이 없었던 것도 한 후보자 가족의 도덕성 논란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한 후보자 자신의 재산신고 누락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서 의원은 "한 후보자가 2005년 3월 모 업체의 사외이사로 있으며 5만주의 스톡옵션(1억6462만원 상당)을 받았는데, 지난 5일 국회에 제출한 재산신고액 21억450만원에는 이 부분이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자 측은 스톡옵션 고의 누락신고 의혹에 대해 "스톡옵션이 재산신고 대상인 줄 몰랐다가 국회 인사청문특위의 질의서를 받은 뒤에야 작년 6월 관련법 시행으로 신고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해명한 뒤 "그 밖의 내용들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전했다.


태그:#한승수, #서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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