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피해는 물론이고 경제성마저 의심되는 소위 '이명박운하(한반도대운하)'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새 정부에서는 반대론을 애써 '반대를 위한 반대'로 폄훼하며 밀어붙일 기세입니다. '자연은 후손에게서 빌려 쓰는 것'이라는 명제를 되새겨보아야 할 때입니다. 지난 1년 동안 경부운하 탐사보도를 지속적으로 해왔던 <오마이뉴스>는 올해에도 '이명박운하'에 대한 건강한 감시 역할을 계속할 것입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시사만화가인 김경수 화백의 만평과 김병기 기자의 뉴스에세이가 결합된 '만평&뉴스로 본 이명박운하' 기획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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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세이] 제발 산수 좀 제대로 하자. 이명박 당선인은 한강과 낙동강의 골재 8억㎥를 4년동안 채취해서 1㎥당 1만원씩 팔면 8조원을 벌여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돈으로 경부운하 건설비의 절반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1만원x8억㎥=8조원. 초등학교 저학년이면 계산할 수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007년 한강과 낙동강의 골재 채취량을 이 당선인보다 15배나 적은 0.53억㎥로 추정했는데, 계산이 복잡해지니 이는 생략하자. 이 당선인이 말하는 8억㎥의 골재를 생산하려면 11억5000만㎥를 굴착해야 한다. 이는 서울~부산 경부고속도로(6차로 기준)에 33층 아파트(90.3m) 높이만큼 쌓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한다(<한겨레> 참조). 하지만 우리나라의 연간 모래골재 소비량은 1억㎥에 불과하다. 8억㎥의 골재 판로가 없는 것이다. 그럼 부지를 매입해 야적할 수밖에 없다. 또 공급과잉은 골재가격 폭락으로 이어진다. 여기까지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할 수 있는 산수이다. 좀 더 깊이 들어가보자. 가령 골재 단가 1만원에는 생산비와 운반비가 빠져있다. 실제 벌어들이는 수입은 총 8조원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이다. 또 현재 낙동강 유역, 영남 지역의 골재가격은 1만원이 아니라 6000원~7500원이다. 경부운하 비판 여론으로 궁지에 몰린 이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현재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으로 지명된 곽승준 고려대 교수를 바라보며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곽 교수, 걱정 마세요. 골재 팔지 못하면 내가 수출할게요." 그런데, 골재는 생산지에서 30㎞만 벗어나면 경제성이 없다. '경제 대통령'이 초등학교 산수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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