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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원형을 디지털 콘텐츠 형태로 가공, 문화콘텐츠산업과의 접목을 꾀한 문화원형콘텐츠. 역사 다큐 프로그램을 완성하는 한 장면의 그래픽에서 교육교재, 드라마 소재에까지 우리문화원형을 디지털화한 문화원형콘텐츠가 활약하고 있다. 문화원형콘텐츠 활용 실사례를 분야별로 살펴본다. <기자 주>

글 싣는 순서
1 방송
2 디자인
3 전시_안동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외
4 에듀·도서

[안동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박물관이 살아있다

태조왕건의 최대결전인 고창전투를 4차원으로 체험하는 4D FX 영상관의 애니메이션 중 한 장면
 태조왕건의 최대결전인 고창전투를 4차원으로 체험하는 4D FX 영상관의 애니메이션 중 한 장면
ⓒ 안동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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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콘텐츠로서 문화원형콘텐츠가 뜨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맞춘 세련된 몸짓으로, 국내외를 아우르는 다양한 전시를 통해 활약하고 있는 문화원형콘텐츠의 모습은 우리 문화원형이 갖는 뛰어난 잠재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보러 가는 것이 아니다. 체험하러 가는 것이다.’

3D 입체영상에 물 분사, 바람 분사, 안개 효과, 의자 효과 등 다양한 특수효과를 더한 17분간의 애니메이션은 관람객을 주저 없이 결전장으로 인도한다. 태조 왕건의 최대결전인 고창전투를 4차원으로 체험하는 4D FX 영상관이다.

안동지원과 안동지청이 시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안동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에 대한 기획이 마련됐다. 안동의 풍부한 문화자원을 활용한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을 건립, 안동전통문화의 허브로 구축하자는 것.

국립중앙박물관과 경상북도의 건립예산 지원과 심의를 거쳐 2005년 4월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현상공모를 통해 박물관 건립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렇게 지난해 9월 유물 없이 디지털 콘텐츠만으로 전시된 국내 최초의 박물관이 개관하게 됐다.
유물이 한 점도 없는 박물관. 안동문화콘텐츠박물관이 지난해 문을 열었다
 유물이 한 점도 없는 박물관. 안동문화콘텐츠박물관이 지난해 문을 열었다
ⓒ 안동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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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건평 1851.248m²에 지상 1층과 지하 1층. 그러나 이곳에 ‘진짜 유물’은 단 한 점도 없다. 대신 ‘박제된 진열장 속 유물’이 아닌 디지털콘텐츠로 되살아난 유물이 손을 반긴다.

안동여행 내비게이션으로 안동의 문화 관광지를 한눈에 둘러보고, DDR로 체험하는 놋다리도 밟아볼 수 있다. 클릭 한 번에 베틀소리·삼삼기소리·성주풀이가 술술 들려온다. 디지털 북으로 만들어보는 안동소주의 향기에 취하지 않을 수 있을까. 기존 박물관의 주요 매체인 진열장·설명 문안·그림으로는 보여줄 수 없었던 그 내면의 가치관·생활·철학을 보고 느끼며 체험할 수 있게 됐다.

안동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을 총괄 담당하고 있는 김태인씨는 이 특별한 박물관을 통해 관람객들은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당시 민중의 ‘이야기’를 보다 생생하게 접해볼 수 있다는 것.

“전국 어느 지역보다도 전통문화 자원이 풍부한 안동의 전통문화 자원을 영상화, 전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들을 현장에 가지 않고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죠. 유물 너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박물관, 과거의 전통을 체험하며 느낄 수 있는 박물관, 이야기가 있고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박물관. 즉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박물관’인 것입니다.”

박물관 내부에서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는 관람객의 모습
 박물관 내부에서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는 관람객의 모습
ⓒ 안동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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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모든 기획자들의 고민은 한정된 예산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일 것이다. 문화원형콘텐츠는 이 부분을 상당 부분 상쇄시켜줬다.

“문화원형콘텐츠는 박물관 전시·영상물 구축 기본 계획이나 기타 전시 계획시 그 내용 연출 항목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예를 들면 ‘문화콘텐츠기획전’, ‘사이버읍성’, ‘유물체험전’ 등입니다. 특히 영상물 구축 공사 시 개발된 문화원형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비용은 물론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죠.”

디지털 시대, 전통문화 박물관의 새 기준을 제시한 안동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은 안동문화허브로 자라날 전망이다.

“아직 개관 5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특히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습니다. 앞으로 안동문화 허브로서의 기능과 함께 새로운 모델의 박물관이 정착·발전될 수 있도록 안동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은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7] 우리문화유산, 세계로 뻗어가자

‘경주타워 멀티미디어쇼’
 ‘경주타워 멀티미디어쇼’
ⓒ 경주세계문화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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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을 빛의 향연으로 물들인 ‘경주타워 멀티미디어쇼’, 신라 유물(국보 91호)인 도제기마인물상이 주인공이 된 3차원 입체영화 ‘토우대장 차차’, 2만 그루 나무와 2만 송이 꽃이 핀 ‘신라 왕경숲 로하스 축제’ 그리고 신화·복식·건축 등의 전통문화가 디지털로 새로이 태어난 ‘한국디지털문화원형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천년의 빛, 천년의 창’을 주제로 지난해 9월 7일부터 11월 5일까지 열린 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7 역시 문화원형콘텐츠를 적재적소에 활용한 모범 케이스다.

지난해 엑스포에서는 영상·체험·참여·공연·전시 등 4개 부문 16개 핵심테마행사에 모두 184개의 단위행사가 열렸으며, 33개국 1만여 명의 문화예술인이 다녀갔다.

특히 올해 행사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10년간 국내외에서 쌓은 노하우가 유감없이 발휘된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 수준의 문화축제 인프라 구축은 물론 시설, 내용면에서도 최고점을 받았다고.

이 가운데서도 특히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경주타워’와 ‘엑스포문화센터’, ‘신라 왕경숲’ 등 뛰어난 하드웨어와 함께 ‘경주타워 멀티미디어쇼’와 ‘토우대장 차차’, ‘한국디지털문화원형전’ 등 전통문화와 디지털을 융합한 소프트웨어들.

특히 한국디지털문화원형전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고석만)의 ‘우리 문화원형의 디지털콘텐츠화 사업’의 결과물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한 것으로,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한국문화에 대한 에듀테인먼트적 요소를 도입, 동영상, 사운드, 일러스트, 포토, 도큐먼트 등 다양한 오브제가 대거 활용됐다.

한국디지털문화원형전 가상스튜디오에서 사진체험을 하고 있는 관람객들
 한국디지털문화원형전 가상스튜디오에서 사진체험을 하고 있는 관람객들
ⓒ 경주세계문화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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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된 콘텐츠들은 PDP를 통해 전시됐고, 크로마키 기법을 이용한 VR-스튜디오에서는 조선시대 궁궐, 가상 용궁, 천년고택 씨나락 등의 콘텐츠들을 배경으로 관람객들이 직접 사진을 찍어볼 수도 있었다. 인기도 꽤 좋았는데 행사기간 동안 총 관람객 47만 1231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하루 평균 7800여 명이라는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우리 전통문화 원형들이 관람객이 이해하기 쉬운 애니메이션이나 호기심을 자극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돼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전시공간 자체가 황룡사 9층탑을 음각화한 ‘경주타워’에 마련돼 시너지가 발생했고, 전통문화-신라-첨단기술 등 여러모로 코드가 맞아떨어져 반응이 좋았죠.”

사무국은 영국의 에든버러 페스티벌과 브라질 리우 카니발 등이 축제를 뛰어넘어 막강한 도시 브랜드이자 국가 브랜드로 성장한 바와 같이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역시 세계인의 축제로, 경주 뿐 아니라 한국의 글로벌 브랜드로 키울 목표를 세우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고구려 고분벽화전 모습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고구려 고분벽화전 모습
ⓒ 동북아역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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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적인 상징인 서라벌과 시간적 상징인 천년 고도, 문화적 상징인 신라에 가치를 입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지속적으로 보강해나가는 것”이 이들의 전략. 지난해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올 4월부터는 상설전시로 관람객 유혹에 나설 예정.

“엑스포 기간 뿐 아니라 연중 상시개장 해 복합 문화체험공간으로 조성하고, 민간자본을 유치해 공원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할 예정입니다. 세계인이 만나는 문화교류의 장으로, 한국에 오면 반드시 들리는 한국 대표 관광명소로 만들어갈 것입니다.”

[고구려 고분벽화 전시] 해외에서도 '후끈'

지난해 8월 베트남 하노이 한국문화원은 한국-베트남 수교 15주년을 기념, 동북아역사재단과 베트남 한국문화원이 공동주최한 ‘고구려고분벽화 특별전’을 보러 모여든 이들로 북적거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고구려 고분벽화를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베트남에 전격 소개한다는 취지로 열린 전시. 한류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베트남에 본격적인 의미의 한국 문화 뿌리를 알리는 기획전시라는 점에서 큰 이슈가 됐다.

크게 고구려인의 생활과 세계관으로 나뉜 전시는 시청각 자료를 통해 고분벽화의 종류, 제작기법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 관람객들의 편안한 이해를 이끌었다는 평가와 함께 현지인과 언론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디지털콘텐츠 개발’ 과제의 결과물인 고구려 고분벽화 이미지와 영상물, 캐릭터 등이 대거 활용됐다. 고구려 고분벽화 이미지 자료 중 안악3호분의 고분벽화, 무용총 수렵도, 오회분4호묘 삼족오, 강서대묘와 강서중묘의 사신도 등 고분 내 벽화를 담은 사진 70여 점이 LA, 하노이, 일본 벳푸 등 지난해 3개 지역에 전시됐다.

전시를 주관한 숙명여대 문화예술관광연구소 최문선 연구원은 “한국의 역사문화콘텐츠의 예술성과 학문적 전문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기획 전시를 통해 한국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과 한국교민들에게 고구려 문화유적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후 세계 각지의 전시관에서 고구려 문화유적과 고분벽화에 대한 전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지방자치단체 “우리 고장 문화원형에 눈뜨자”…전시 및 공연 장르 사업화 열기

개발된‘한국 술문화의 디지털콘텐츠화’ 사이트 모습
 개발된‘한국 술문화의 디지털콘텐츠화’ 사이트 모습
ⓒ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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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청의 ‘성웅 이순신 축제’, 남원시 ‘춘향전 주안상 전시 시연’, 경상북도의 ‘우리 땅 독도 특별전’…. 문화원형콘텐츠를 활용한 전시 및 공연 유치에 쏠리는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이 뜨겁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07년 한 해만 10여 건의 문화원형콘텐츠-지역 연계 사업이 개발된 것으로 집계된다.

산·학·연 네트워크가 바탕이 된 클러스터가 지역발전의 핵심 엔진으로 떠오르고, 지역 문화산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름에 따라 주목받게 된 것이다. 실제로 문화관광부는 2005년 초 국고보조금 150억 원을 조기 집행하는 등 지방문화산업클러스터 조성에 앞장선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전시 및 공연 분야에서 눈에 띄게 발생하고 있다. 지역이 가진 문화유산을 충분히 활용하여 지역성을 담보한 전시와 공연, 축제 등 각종 문화상품을 통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문화원형사업 ‘한국 술문화의 디지털콘텐츠화’ 개발에 참여했던 디지털에볼루션의 김광신 대표(전주대 영상학부 교수)는 “지역으로서 문화원형과 같은 자체적으로 지역색을 개발하고 특화하는 사업을 벌이는 것은 예산면에서나 인프라면에서 모두 어려운 일”이라며 “때문에 이미 개발된 문화원형을 기반으로 한 사업화 움직임이 크게 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술문화의 디지털콘텐츠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남원시는 현재 ‘춘향이상’, ‘월매상’, ‘방자상’, ‘향단이상’ 등의 고급 관광 상품을 내놓기 위해 준비중이다. 고전소설 <춘향전> 속 등장인물들을 딴 이 주안상들은 술의 종류에서 안주, 술병과 수저, 상차림 서비스 여기에 이야기성까지 더해 한걸음 나아간 문화상품으로 제작된다. 즉, 춘향이상은 이몽룡과 첫날밤을 치렀던 때 들였던 상.

덧붙여 김 대표는 “문화원형사업이 하나의 모범적인 사업 체계와 진행모습을 지역에 제시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면서 “문화원형사업과 관련해 기대를 걸고 주시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적지 않다”고 언급했다.

진흥원 역시 향후 더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문화원형을 활용한 사업에 눈을 돌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진흥원 문화원형팀은 현재 개발된 160개의 과제 가운데 3분의 1이 이상이 지역문화에 기반한 사업 아이템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정우채 문화원형팀장은 “지역이 가진 문화원형을 이용한 사업이 지방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상당 부분 기획, 실행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낙후한 지역의 산업적 인프라를 조성하고, 지역의 업계와 학계가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진흥원은 이같은 현상에 착안, 2005년 ‘지역문화원형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각 지역의 특화한 문화원형 소스를 지역 스스로 발굴하고 해당 지역의 기업이 직접 사업을 수행, 향후 지역 문화(관광)산업의 활성화에 연계했던 사업이다.

이를 통해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의 ‘한국 전통 일간과 철제연장 사용의 디지털콘텐츠 개발’,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의 ‘경기도자 문화원형의 디지털콘텐츠 개발’, 대전문화산업지원센터의 ‘백제금동대향로에 나타난 백제인의 문화와 백제 기악탈 복원’,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운주사 스토리 뱅크’, 제주지식산업진흥원의 ‘삼별초 문화원형에 기반한 디지털콘텐츠 개발’ 등 5개 사업이 추진됐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 News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문화원형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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