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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요한 비안네) 중위 10주기 추모미사>가 23일, 명동 서울가톨릭대학생연합회 경당에서 열렸다.
 <김훈(요한 비안네) 중위 10주기 추모미사>가 23일, 명동 서울가톨릭대학생연합회 경당에서 열렸다.
ⓒ 이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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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너희가 어두운 데에서 한 말을 사람들이 모두 밝은 데에서 들을 것이다.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은 지붕 위에서 선포될 것이다." (루카 12장 2~3절)

판문점 벙커에서 의문사(1998년 2월 24일)한 김훈 중위 사망사건이 그 의문을 풀지 못한 채 10주기를 맞았다.

김훈 중위 유가족과 육사52기 동기생 등 그를 기억하고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모여 23일, 명동 서울가톨릭대학생연합회 경당에서 <김훈(요한 비안네) 중위 10주기 추모미사>를 열었다.

김척(김훈 중위 아버지, 예비역 중장)씨는 이날 유가족 대표로 읽은 <10주기 추모미사에서 훈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에서 "절망 속에 살아오면서도 이 세상에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은 단 한 가지 너의 억울한 죽음에 진상을 밝혀 명예를 회복시켜주고 싶은 것뿐"이라 밝혔다.

이어 "수많은 군의문사 가족들을 만나면서 이 땅에 너무나 억울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너무너무 가슴이 아파 같이 통곡도 많이 했다"며 "네 진상을 밝히는 과정에서 이 땅에 더 이상 억울하고 고통 받는 가정이 없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김훈 중위 사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쓴 천주교인권위원회와 김 중위 동기생, 다큐멘터리 <진실의 문>(원작 <니가 뭔데>)을 감독한 김희철씨 등에게 고마움의 뜻도 전했다.

추모 미사에 앞서 명동 인디스페이스(명동 중앙시네마 안)에서 다큐멘터리 <진실의 문>이 상영됐다.

당시 천주교인권위 활동가로 김훈 중위 사건 진실규명 활동이 담긴 <니가 뭔데>라는 책을 쓴 고상만씨는 "이 땅에서 다시 빚어질지 모르는 또 다른 억울한 죽음, 제2의 김훈, 제3의 슬픈 영혼을 막기 위해 진실의 촛불을 내릴 수 없었다"고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고상만씨는 "우리는 이제 춥고 긴 겨울을 끝내고 새봄을 맞이하듯 또 다른 10년의 싸움을 준비할 것"이라며 "진실의 문이 활짝 열리는 날, 그날이 바로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이 활짝 열리는 첫 날"이라고 강조했다.

신선범 씨(김훈 중위 어머니)는 이날 “우리 훈이는 절대 자살이 아니에요.” 여러분 도와주세요”하며 울먹였다.
 신선범 씨(김훈 중위 어머니)는 이날 “우리 훈이는 절대 자살이 아니에요.” 여러분 도와주세요”하며 울먹였다.
ⓒ 이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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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중위 사건은?

1998년 2월 2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벙커에서 김훈 중위가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해 4월 29일 1사단과 미군수사팀 등은 김 중위가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자살 발표와 함께 타살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당시 초동수사에서는 소대원들에게 화약반응 채취를 위한 피복수거·채문채취·권총조사 등도 진행하지 않았으며, 사건현장도 당일 페인트를 칠하며 훼손시켰기 때문이다.

의문이 제기되자 1998년 2차 수사(육군본부 고등 검찰부)가 이루어졌지만 '과중한 업무 부담과 부적응으로 자살'이라 발표했고, 또 다시 언론에 김훈 중위 소대원의 월경과 북한군 접촉이 보도되며 타살 의혹이 제기됐지만 국방부 특별조사단의 결론은 ‘자살’이었다.

결국 유족 등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와 사건을 축소·조작한 특조단에 대해 고소했다. 이 때 대법원은 '초동수사가 잘못되어 사건의 실체 접근이 어렵게 됐지만 군수사팀의 고의 은폐나 조작은 없다'고 판결했다.

김훈 중위 사건은 지난 2006년 5월 24일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진정됐으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직 미군 측이 사건 초기 수사자료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진실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참말로, 에큐메니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훈 중위, #군의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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