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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 방제작업자에 대한 보건문제가 최근 문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 이성호 역학조사관이 사례조사를 위해 현장을 방문, 주민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태안 방제작업자에 대한 보건문제가 최근 문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 이성호 역학조사관이 사례조사를 위해 현장을 방문, 주민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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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이후 방제작업에 참여한 피해주민 및 자원봉사자에 대한 보건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9일 방송된 MBC 보도 일부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9일 밤 9시 MBC <뉴스데스크>는 '신음하는 주민들… 두통·구토·실명'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하루 7시간씩 거의 매일 기름 제거 작업을 했다던 문아무개(77·소원면) 할머니가 멀쩡하던 한쪽 눈을 실명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기자가 19일 방제작업에 참여한 피해주민의 건강상태 사례조사를 위해 충남도 이성호 역학조사관 함께 현장을 찾은 것을 비롯해 이후 총 7일간 자체조사를 실시한 결과, MBC 보도가 일부 왜곡됐음이 확인됐다.

방제작업 때문에 실명?... 문 할머니 "오래 전에 이미 한쪽 눈 실명"

 태안군 모항보건진료소를 찾은 주민이 진료를 받고 있는 모습
 태안군 모항보건진료소를 찾은 주민이 진료를 받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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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했다는 문아무개 할머니는 "나는 실제 방송은 못 봤는데, 주변 사람들이 전하기를 방송에서 내가 방제작업을 하고 나서 실명을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과는 다르다"며 "방송국에서 찾아왔을 때도 '오래 전 이미 왼쪽 눈은 실명했고 오른쪽은 방제작업에 나가면서 조금씩 안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 할머니는 "주변에서는 내가 이미 한쪽 눈은 실명한 사실을 알고 있는데, 방제작업 후 실명했다는 방송으로 인해 혹여나 오해하는 사람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 할머니는 지난 2001년 5월 왼쪽 눈을 실명했고, 2005년에 이와 관련 장애진단 6급 판정을 받았다. 또 오른쪽 눈의 경우, 2001년 녹내장 진단을 받아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 할머니가 자주 찾았다는 안과 진료기록에 의하면 문 할머니의 시력은 기름유출 사고 이전과 이후 차이가 없다고.

담당 의사는 "문 할머니의 경우 사고 이전과 이후 시력차이가 없다"며 "차가운 날씨에 계속 노출되고 감기증상이 나타날 경우 눈물이 고이고 눈이 건조해져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난응급의료협회가 지난달 유류 피해주민을 대상으로 혈액·소변검사를 실시한 뒤 "특별한 처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의 검사결과 통지서를 보내왔다.
 재난응급의료협회가 지난달 유류 피해주민을 대상으로 혈액·소변검사를 실시한 뒤 "특별한 처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의 검사결과 통지서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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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MBC는 재난응급의료협회와 함께 주민들을 대상으로 혈액과 소변 검사를 실시하여 42명 중 3명에게서 메틸마뇨산과 마뇨산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사기관에서 피해주민들에게 보내온 진료기록을 검토해 본 결과 메틸마뇨산과 마뇨산은 물론 전 항목에서 조사대상 42명 전원이 기준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응급의료협회는 주민들에게 보낸 진료결과 총평에서 "혈중 중금속 카드뮴(Cd), 납(Pb), 알루미늄(Al)등에 대한 조사와 소변에서는 톨루엔(Toluene), 크실렌(Xylene)의 대사산물 농도를 측정하였다"며 "검사 결과치에 대한 설명은 현재로써는 카드뮴 부분만 일부 권고치를 넘으신 분들이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추후 추적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나 현재 특별한 처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검사기록을 살펴본 주민 B씨는 "검사결과를 보니 전문 의학용어로 되어 있어 도대체 알아볼 수가 없다"며 "방송에선 3명의 주민이 (메틸마뇨산·마뇨산)발견되었다고 했는데 어떤 사람이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몹시 궁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기관에 검사결과에 대한 해설과 함께 어떤 사람에게서 (메틸마뇨산·마뇨산) 발견되었는지 확인하여 향후 해당 주민이 어떻게 (몸을) 관리해야하는지도 불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MBC 보도 후 태안 자원봉사자 수 급격히 줄어

한편, MBC측의 보도 이후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사람수가 급격히 감소하여 지난 20일 태안군청에 자원봉사를 희망한 신청자는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최저인 하루 약 2000여명으로 집계됐다.

태안군청 유류피해대책본부 관계자는 "MBC 보도 이후 자원봉사를 접수했다가 취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직도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 많은데 혹 방송을 이후로 자원봉사자들이 급격히 줄어들어 방제작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태그:#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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