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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는 생각보다 온천장이 많은 듯하다. 호찌민시 근처에도 온천장이 있었는데 이곳 냐짱에도 온천장이 있다. 호텔 관광안내서에 빠짐없이 온천장을 소개하고 있다. 온천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으로서 들리지 않을 수 없다.

 

관광안내서에 나오는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아침 산책 중에 만났던 오토바이 아저씨를 불러 가기로 했다. 자동차보다 시간상 자유롭기 때문이다.

 

아침식사를 하고 약속한 시간에 나오니 아침에 만났던 오토바이 아저씨가 집사람을 태울 친구 한 사람을 데리고 와서 기다리고 있다. 얼마 전부터 베트남에도 헬멧을 꼭 착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손님(?)을 위한 헬멧까지 준비하고 있다.

 

온천장은 냐짱 시내에서 그리 먼 곳은 아니다. 그러나 입구가 좁고 포장도 잘되어 있지 않아 이름난 온천장을 가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막상 온천장에 들어서니 널찍한 주차장에는 제법 많은 버스와 자동차들이 주차해 있다. 입구 주변은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다. 관광지 냄새를 물씬 풍기는 입구에 들어서니 영어를 잘하는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를 한다. 온천장에서 온종일 지낼 수 있는 오천 원이 채 되지 않는 입장료를 샀다. 

 

온천을 찾아온 사람은 제법 많은 편이다. 냐짱에 놀러 온 관광객이 한 번쯤 들리는 관광코스라는 생각이 든다. 서양에서 온 관광객보다는 동양에서 온 관광객이 많다.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안내를 받아 욕조에 들어서니 직원이 진흙물이 나오는 온천물을 틀어 준다. 목욕탕 물 같이 뜨겁지는 않은 따뜻한 진흙물이다. 집사람과 단둘이 옆에 있는 바가지로 등에 진흙 온천물을 뿌려주고 있자니 옛날 연애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진흙 온천물에서 나와 안내문에 쓰인 대로 햇볕에 잠시 않아 있으니 몸이 뻣뻣해진다. 진흙에 굳은 몸을 뜨거운 온천물로 샤워한 후 다음 장소로 간다. 이번에는 서너 명만 들어갈 수 있게 만든 작은 욕조에 들어가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담근다. 꽤 뜨겁고 맑은 온천물이다. 몸은 뜨거우나 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이 시원하다.

 

직원이 다가와 한국 사람이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무섭게 어눌한 한국말로 말을 걸어온다.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청년의 열의를 무시하기 안쓰러워 즉석에서 국어 수업을 시작했다. 혼자서 독학으로 책을 가지고 공부를 하기 때문에 말을 할 기회는 많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간단한 대화를 큰 어려움이 없이 해낸다. 청년과 국어 공부를 하느라 많은 시간을 탕 속에 담근 후 밖으로 나왔다.   

 

이번에는 온천물이 넘치는 수영장으로 갔다. 안내판에는 38도라고 쓰여 있다. 뜨거운 온천물이다. 수영장 크기의 욕조인 셈이다. 수영을 한다. 뜨거운 물이라 그런지 몸이 잘 뜨는 것 같다. 나같이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수영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수영장에서 지내면서 집사람은 구내 이용원에서 머리를 자르고 나는 마사지를 받으며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아마도 이런 생활을 신선놀음이라 하는지 모르겠다.

 

오토바이 아저씨와 약속한 시간에 맞추어 온천장을 나선다. 들어올 때 눈에 뜨이지 않았던 안내판이 보인다. 베트남어와 영어로 온천욕이 얼마나 몸에 좋은지 잔뜩 써 놓은 안내판이다. 이러한 문구를 잘 읽지 않는 습관이 있는 나는 막연히 온천물에 온종일 몸을 담갔으니 몸에 좋으려니 생각할 뿐이다.

 

안내문을 읽어서일까? 몸이 한결 가뿐하다. 온천욕이 좋기는 좋은 모양이다. 

 

덧붙이는 글 | 다음 주에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베트남#호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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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300km 정도 북쪽에 있는 바닷가 마을에서 은퇴 생활하고 있습니다. 호주 여행과 시골 삶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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