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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첫 프리마켓 현장. 예술가들에게 2008년 첫 '홍대앞프리마켓'은 설레기만 하다. 최영숙.(위.29) 신주욱.(아래왼.29) 유혜진,이혜진(아래오른.29)
 2008년 첫 프리마켓 현장. 예술가들에게 2008년 첫 '홍대앞프리마켓'은 설레기만 하다. 최영숙.(위.29) 신주욱.(아래왼.29) 유혜진,이혜진(아래오른.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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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마켓 풍경하나, 예술가들 "반갑다, 프리마켓"

2008년 3월1일 서울 홍익대 앞 놀이터에서는 올해 첫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이하 프리마켓)이 열렸다. 작년 11월 마지막 주 토요일 행사를 끝으로 휴식기에 들어갔던 프리마켓이 봄이 성큼 다가온 3월 다시금 문을 연 것이다.

2008년의 첫 프리마켓을 반기듯 1일 홍대 앞 놀이터에는 수백명이 넘는 인파로 넘쳐났다. 그런 손님들의 뜨거운 호응을 지켜보는 프리마켓의 80명에 달하는 예술가(프리마켓상인)들의 표정에서는 설렘이 가득했다. 놀이터 한켠에서 유리로 만든 돼지 액세서리를 파는 최영숙(29)씨는 밝은 모습으로 말한다.

"너무너무 (프리마켓 첫 시작을) 기다렸다. 오랜 기다린 만큼 전보다 더 사람도 많이 온 것 같아 신난다. 프리마켓 쉬는 동안 다른 곳에서도 상품을 팔아봤지만, 프리마켓만큼 손님과의 끈끈한 정이 있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렇게 다시 찾아온 프리마켓이 소중하고 고맙다." (최영숙 29, 프리마켓예술가)

2008년 3월1일 오후 1시. 홍대앞예술시장프리마켓은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린다
 2008년 3월1일 오후 1시. 홍대앞예술시장프리마켓은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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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을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신주욱(29)씨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2008년 프리마켓에 참여하는 소감을 묻는 필자의 물음에 마치 방학하고 개학한 느낌이라고 말하며 밝게 웃는다. 미술가인 그에게 프리마켓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개념의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프리마켓은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이기도 하지만, 미술가인 나의 입장에서는 내 자신의 가치를 알리는 홍보의 장소이고, 또 손님들의 반응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는 배움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프리마켓에 더욱 애착도 가고 그렇다."

단순히 금전이 왔다갔다 하는 시장이 아니기에 더욱 매력적인 프리마켓. 그렇기에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표정은 한결같이 밝고 유쾌해 보인다. 그런 예술 시장의 정경 속 펠트, 양털로 창작품을 만들어 팔고 있는 유혜진, 이혜진(29, 프리마켓예술가)씨가 눈에 띈다. 손님들을 맞느라 분주한 상황에서도 두 사람은 연신 싱글벙글 웃으며 작은 소망을 말한다.

"손님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올 한해에도 프리마켓이 잘 돼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프리마켓 풍경 둘, 개성만점 손님들 "프리마켓 재밌고 신나요"

홍대 앞 프리마켓을 찾은 각양각색의 손님들. 즐거운 표정으로 첫 프리마켓을 즐기고 있다.
 홍대 앞 프리마켓을 찾은 각양각색의 손님들. 즐거운 표정으로 첫 프리마켓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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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혹은 연인, 그도 아니라면 혼자서 프리마켓의 창작품을 구경하는 손님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프리마켓을 구경한다. 손님들의 얼굴과 개성은 제 각각이지만 표정은 한결같이 호기심과 놀람이 가득해 보인다. 연인이랑 프리마켓을 찾은 최시몬씨(25)는 프리마켓이 갖는 특별한 매력을 말한다.

"홍대 주변을 지나가다 애인이랑 같이 프리마켓을 찾게 되었다. 오늘 마땅히 데이트할 곳을 찾지 못했는데 프리마켓 덕분에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독창적으로 만든 많은 창작품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데이트 코스로 정말 좋은 것 같다." (최시몬 25, 김다운 25)

프리마켓에서는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패션스타일로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들도 눈에 띈다. 만화캐릭터를 본딴 코스프레 옷차림으로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세 명의 여성들, 짙은 선글라스를 멋스럽게 쓴 남성, 그리고 180Cm 넘는 키에 개성 있는 패션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이들이 바로 그렇다. 그런데 정작 이들의 시선은 프리마켓 속 많은 창작품들에게로 쏠려 있다.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다양한 창작품들.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다양한 창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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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함께 우연히 오게 되었는데 기대 이상이다. 독특한 것, 재밌는 것이 많아 좋다. 앞으로 자주 이곳에 들러야겠다." (장화선 23, 전진아 17, 최지운17)

"광주에서 올라왔는데 프리마켓은 정말 신기롭기도 하고 놀랍다. 프리마켓을 보면서 광주에도 이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광주도 예술의 도시라는 이름처럼, 예술가와 관객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박경배 30, 만화가)

"이곳은 다른 상점하고는 틀린 것 같다. 뭐랄까 순수하게 자신의 창작품을 파는 곳이니까 , 그런 만큼 지켜보는 재미도 있고 또 개성 있는 작품들도 많은 것 같다." (김응규 24, 대학생)

#프리마켓 풍경 셋, 프리마켓을 빛내는 '자원봉사자들'

프리마켓을 빛내는 자원봉사자들. 안정아(22) 이슬(27)씨.
 프리마켓을 빛내는 자원봉사자들. 안정아(22) 이슬(27)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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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2008년 첫 프리마켓은 질서정연하게 진행되어 간다. 거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숨어 있다. 프리마켓에서 일어나는 여러 불편함을 자기 자신의 일처럼 해결해 나가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프리마켓 자원봉사가 3년째인 이슬(27)씨는 프리마켓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한다.

"자원봉사를 하게 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 처음에 관심 있어서 시작하게 된 자원봉사인데 꽤 오래 하게 되었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다행히 직장이 주 5일이라서 토요일에 자원봉사를 할 수 있으니 좋은 것 같다. 힘들기보단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도 여력이 닿는 한 계속 할 생각이다." (이슬 27)

경험과 연륜 있는 자원봉사가가 있는 것처럼, 새내기 자원봉사자들도 프라마켓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들은 다른 이유 없이 프리마켓을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안정아(22)씨가 그렇다.

"예전부터 홍대 앞 문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대학 입학과 함께 서울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래서 대구에서 올라와 자취를 하면서 프리마켓 자원봉사일을 하고 있다. 오늘이 처음인데 상상했던 것만큼 신나고 재밌는 일인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 나가고 싶다." (안정아 22)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으로 프리마켓은 지금 무럭무럭 커나가고 있다. 올해는 기능과 가능이라는 주제를 정하고 주변에 설치문, 안내문, 입구 표지판 등 주변을 좀 더 프리마켓에 어울리게 꾸밀 작정이다. 손이 많이 가지만 프리마켓을 아끼는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운영팀장 신문자(27)씨는 말한다.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프리마켓은 무럭무럭 커나가고 있다. 앞으로 좀 더 프리마켓을 꾸미고 성장시켜, 많은 이들이 함께 하는 프리마켓이 되었으면 좋겠다. 청소년 예술가들이 자기들의 재능을 살리는 청소년 프리마켓도 계획중이니 많이 관심을 가져달라."

# 프리마켓 풍경 넷, 뜨거운 공연 현장

축제와 음악공연이 있는 프리마켓.
 축제와 음악공연이 있는 프리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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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 프리마켓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바로 그것, 뜨거운 공연이 첫번째 프리마켓 현장에 있다. 실력 있는 뮤지션들의 공연은 현장을 찾은 손님들의 마음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무중력소년, 신재진, 밴드공, 어배러투모로우, 오!부라더스 등 수준높은 뮤지션들이 프리마켓 현장을 아름다운 선율로 수놓았다. 특히 오!부라더스는 개성 넘치는 음악과 함께, 다양한 애드리브로 손님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개성 넘치는 공연과, 예술가, 손님, 자원봉사자들의 뜨거운 사랑으로 2008년 첫번째 프리마켓은 대성황 속에 막을 내릴 수 있었다. 토요일 오후, 홍대 앞 놀이터를 젊음의 공간으로 만들 프리마켓, 그 첫 출발이 더없이 반갑게 느껴진다. 덕분에 주말이 기다려지는 특별한 이유 하나가 더 생겨버렸다.


태그:#프리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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