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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을 앞두고 기륭전자, 이랜드, 뉴코아 노조원들이 3일 청와대 앞에서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며 비정규직 철폐 등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3.8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을 앞두고 기륭전자, 이랜드, 뉴코아 노조원들이 3일 청와대 앞에서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며 비정규직 철폐 등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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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지정한 '3·8 여성의 날'이 100년째를 맞았지만 세상을 향한 여성 노동자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기륭전자(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소속), 이랜드-뉴코아 노동조합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등 16개 단체들은 '3·8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 투쟁기획단(이하 기획단)'을 구성했다.

기획단은 3일 오전 청와대 앞(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정규직 관련법안 철폐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강화와 관련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 ▲최저임금 현실화 등을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 촉구했다. 정부가 나서서 여성의 빈곤·차별 문제 해결에 앞장서 달라는 것이다.

기획단에 속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미 1년 넘게 회사를 향해 '계속 고용'과 차별 철폐 등을 주장해왔다. 기륭전자의 경우 120여명이 시작한 파업 투쟁은 920여일을 맞으며 10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들에 따르면, '구조조정 1순위'로 일자리를 잃은 여성들은 육아 서비스 등 '돌봄 노동자'로 옮겨가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 정부조차 '친기업적' 행보를 보이면서 여성 노동에 대한 '평가 절하'를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청소·간병·보육과 같이 사회를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노동을 하고 있지만, '누구나 당연히 할 수 있는 일', '손쉽고 하찮은 일'이라는 부당한 평가로 저임금과 해고의 위협에 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빈곤과 저임금, 불안정 노동 등 이중·삼중의 고통을 받는 여성들의 삶은 '여성의 날'을 맞았음에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날이라면 저임금·불안정 노동으로 활용되는 여성 노동자의 권리와 요구가 전면적으로 제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여성의 날을 맞아서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를 향해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저임금·불안정 노동을 강요한다면 더욱더 강고하게 맞설 것"이라며 "지금 이 정부를 향해 '경고의 카드'를 들었고, 그 뒤에는 '퇴장의 카드'만이 기다리고 있다"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조했다.

"반찬값이나 벌어가는 여편네라니..."

3.8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을 앞두고 기륭전자, 이랜드, 뉴코아 노조원들이 3일 청와대 앞에서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며 비정규직 철폐 등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3.8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을 앞두고 기륭전자, 이랜드, 뉴코아 노조원들이 3일 청와대 앞에서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며 비정규직 철폐 등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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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장은 "100주년 '여성의 날'을 맞아 축제 움직임이 있지만 과연 그럴 수 있는 것인지 반추할 필요가 있다"며 "여성 비정규직들이 빈곤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여성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여성의 일할 권리는 저임금과 비정규직으로 착취당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독립적인 경제생활을 하면서 가사와 재생산의 부담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송단 이랜드 일반노동조합 여성국장은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6월 비정규직 법안 적용 전에 무더기 계약 해지를 당했다"며 "비정규직법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국장은 "기업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탄압하고 정부는 이런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선진국가의 발판이냐. 여성 노동자들에게 '반찬값이나 벌어가는 여편네'라고 비난하는 것이 선진국가로 가고 있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박승희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무처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현장에 한 번 와보라"면서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 노동자들의 차별받는 현실, 부실한 보육정책 등을 직접 봐야 한다"고 청와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성정책에 관한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륭전자 앞 비정규직 노동자 결의대회(6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한마당 축제(8일), 홈에버 상암점 앞 문화제(8일) 등을 통해 비정규직법안 폐기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태그:#여성의 날 , #비정규직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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