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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0년대말 외환위기 이후 복지정책의 실패 원인을 신앙심의 부족으로 진단한 글을  지난해 발표한 것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김성이 후보자는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지난해 5월 31일자 <국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국민의 정부(김대중 정부)가 실행했던 '생산적 복지'는 이미 다른 나라에서 성과를 본 정책이었다"며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추진했던 '근로복지' 정책은 큰 성과를 낸 반면, 우리나라의 생산적 복지는 성공한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똑같은 결과를 지향했던 복지정책이 한 쪽은 성과를 낸 반면 다른 쪽은 그렇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이냐"며 "미국의 근로복지정책이 ▲ 가족 내 남녀의 역할과 가치를 중시하고 ▲ 근로를 통한 재활을 우선시했고 ▲ 국민이 열심히 노력하면 신이 미국을 지켜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레이건 뿐 아니라 미국민 대부분이 지닌 신앙심이 경제적 불황을 극복하면서 사회복지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큰 힘이 됐다는 얘기다. 이는 어떤 정책이나 서비스를 추진할 때 성패를 가르는 가장 큰 요소가 성공할 것이라는 굳은 신념임을 말해준다."

 

김 후보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위기 이래 정부가 많은 사회복지정책과 사업들을 추진했지만 정부와 국민 모두 그것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과, 신이 우리를 돌봐줄 것이라는 신앙심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하느님이 보우한다는 믿음 얼마나 가졌던가"

 

그는 사회적 양극화의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양극화를 이념의 수준에서만 보고 있을 뿐 신이 우리를 돌볼 것이라는 확고한 신앙심이 부족하기 때문에 적극적 실천력을 찾아볼 수 없다"며 다음과 같이 애국가 가사를 인용했다.

 

"애국가 가사에는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가 매번 애국가를 제창하면서 하느님이 보우한다는 믿음을 얼마나 가졌던가 생각해볼 일이다."

 

김 후보자는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는 요즘 시대는 특정한 사상이나 이데올로기를 뛰어넘는 확고한 믿음과 이 믿음을 뒷받침해주는 신앙심이 사회복지정책과 서비스의 성패를 결정짓는다"며 "정부와 사회복지사 그리고 국민 모두가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면 신의 가호가 함께 할 것이라는 신앙심을 가지고 있을 때 사회복지정책은 성공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 복지 정책의 실패 원인을 신앙심의 부족으로 돌리고 국민적인 신앙심이 있어야 정부 정책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편 셈인데, 그의 생각은 정부 복지정책의 최고책임자로서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김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의 복지정책의 실패를 비판하면서도 그의 미국 국적 딸을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시켜 정부의 혜택을 입게 한 것도 이중적인 처신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자는 또 다른 신문 기고문(<국민일보> 2006년 2월23일)에서 "좌우 이데올로기의 양극화 논쟁이 사회 계층간의 괴리 현상을 나타내는 양극화 문제로 발전하게 된 것"이라며 양극화 현상을 이념 갈등의 산물로 파악한 것도 마찬가지로 논란을 일으킬 만하다.

 

빈부 격차를 현실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좌우의 이념 문제로 바라보는 것은 김 장관의 자질 시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양승조 통합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도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김성이 장관 후보자가 교수 시절에 보여준 종교적 색채가 자칫 정부의 복지정책에도 그대로 투영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이런 인물을 장관에 임명해야 할 지 여부를 재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현 부대변인도 "신앙심이 부족해 외환위기가 오고 양극화가 발생했다는 말이냐"며 "본인의 신앙심은 충분히 증명을 한 것이나, 복지부 장관으로는 결격임을 스스로 중명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논평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같은 종교인으로서 신앙심이 깊은 분이라는 이유로 적당히 시간만 끌다가 그대로 임명하려는 생각을 접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나라, 김 장관 작성 해명서 공개 만류

 

김 후보자가 민주당의 사퇴 공세에 맞서 작성한 해명서의 공개를 한나라당이 만류하고 있는  모양새도 주목할 만하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가 작성한 해명서를 검토했는데, 언론과 야당에서 주장한 것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하면서도 "또 새로운 논쟁거리를 가져올 수 있으니 나중에 임명된 후 기자회견을 통해서 (저쪽 주장의) 잘못된 점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태그:#김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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