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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위원회 선거기사심의위원회는 한나라당 소속 김수영 사천시장의 대담기사를 보도하면서 “지역 국회의원인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이 되자 모든 게 쉽게 풀리고 있다”고 한 발언을 담았던 <경남일보>에 대해 ‘경고문’ 게재 명령을 내렸다.

 

<경남일보>는 지난 2월 25일 13면에 김수영 사천시장 대담기사를 보도했다. 황인태 경남일보 사장이 김 시장을 대담했으며, 이 신문은 “이젠 관광사천으로 신(新)성장동력 만들 터”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당시 보도된 내용 중 특별히 문제가 된 김 시장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이 지역 국회의원인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이 되자 모든 게 쉽게 풀리고 있다. 10년 이상 끌어오고 있는 국도 3호선 공사만 해도 그렇다. 당초 요구한 예산보다도 더 많은 예산이 내려왔다. 모두 다 이방호 총장 덕분이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3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신청했다. 강 의원은 18대 총선 예비후보로 사천에서 이방호 사무총장과 맞붙을 예정이다. 강 의원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4일 언론중재위원회 선거기사심의위원회가 <경남일보>에 대해 ‘경고문 게재’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언론중재위원회는 결정문에서 “특정인의 발언내용을 여과 없이 보도하는 등 특정 후보예정자에 대해 지극히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을 게재함으로써 특정 후보예정자와 경쟁관계에 있는 시정요구인을 비롯한 여타 후보예정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다 할 것이어서 이에 적절한 조처가 필요하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고문을 보면 “시장 대담 형식을 빌어 특정 후보 예정자의노력으로 국도3호선 공사 예산이 배정될 수 있었던 것처럼 단정적으로 보도를 하는 등 특정 후보예정자에게 지극히 우호적인 내용을 게재한 것은 경쟁 관계에 있는 여타 후보 예정자들에게 불리하게 할 우려가 있다 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언론중재위는 결정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5일 이내로 경고문을 게재하라고 주문했다.

 

경남일보 반론 폈지만.... 강기갑 의원 "언론 본연의 역할을"

 

강기갑 의원은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제기를 했으며, <경남일보>는 지난 3일자 신문에 “사천시장 신년대담 기사와 관련 강기갑 의원의 주장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반론을 폈다.

 

당시 이 신문은 “국도확장 공사 예산이 당초 기대보다 더 많이 내려온 것은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로, 여기에 이방호 총장의 노력이 있었다는 객관적 사실을 대담자인 본보의 황인태 사장이 정리한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각 후보 측이 보도에 대해 민감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보도의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은 비판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강기갑 의원은 "기만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은 자기기만"이라며 "언론 본연의 역할과 입장을 반성해야할 시점에서 오히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강 의원은 "국회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임위가 아닌 특위로 구성하고 있는 이유는 예결위가 갖는 기능 때문"이라며 "만약 예결위원이 아닌 상태에서 국가 예산심의 과정에 관여를 했다고 한다면, 이는 국회 예결위의 기능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 된다"고 예를 들어 설명을 이어갔다. 

 

강 의원은 "설령 예결위원이 아님에도 권력의 힘으로 일조했다 손치더라도, 국회의 예결위 구조를 제대로 알고 있을 언론이, 민감한 선거시기에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공무원의 발언을 그대로 실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도록 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고 지적했다.

 

이번 경고문 게재 결정에 대해, 강 의원은 또 "비판기능을 수행하는 언론도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면서 "자신에 대한 비판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채 적반하장의 주장을 펴는 지면을 읽으면서 장기간의 일당정치 권력이 몰고 온 폐해를 보는 듯하여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어 "이제라도 언론중재위가 내린 경고문 결정을 준엄히 받아들여, 언론 본연의 공명정대한 정론필직의 길을 걸어 나가길 바란다"면서 "아울러 공직에 있으면서도 위법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은 김 시장 역시 다시한번 공직의 사명과 역할을 제대로 반성하고, 지역민의 축제여야 할 제18대 선거가 더욱 공명하고 정대하게 치러지는 것에 일조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이 신문에 대해 언론중재를 신청한 것과 별개로 김수영 시장에 대해서는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또 사천선관위도 강 의원의 고발 여부와 관계없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태그:#경남일보, #강기갑, #이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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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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